세기말적 패션…그 솔직함…박세은기자
1998-11-16 한국섬유신문
99년은 세기말의 혼란과 2000년대를 맞이하는 희망이
혼재한다.
또한 99년은 스스로를 자각하는 시간이 필요한 때이며
트랜드에 있어서도 인간적인 「제2의 르네상스」가 도
래할 것이 예상된다.
각자의 개성이 존중되며 한가지일에 몰두하는 욕심없는
추진력, 소박함속에 즐겁게 일에 열중하는 세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취재를 위해 한 중소의류업체를 방문했다. 단품브랜드
로 시작해 브랜드런칭과 전국 40여 유통망을 확보한 탄
탄한 패션업체로 발돋음하기까지의 과정을 대표자와의
인터뷰에서 전해들으며 소위 잘나가는 브랜드로서의 자
만심을 찾아 볼 수 없는 것이 의아했다.
수출영업으로 의류계통에 몸담은 그 회사 대표는 수출
길이 활발히 열리고 있는 시점에서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시장에 대한 메리트를 갖고 있
지 않았다.
그저 현재 자사의 브랜드가 시장에서 정착할때까지, 수
출이나 세컨드브랜드의 런칭등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
고 한우물을 파겠다는 의지를 비칠 따름이었다.
사내에서도 사장실의 입구를 사원들과 분리해 열심히
일하는 사원들에게 부담을 주지않겠다는 고집, 높이살
만하다.
또다른 업체는 수공예악세사리 전문업체로 7년간 파리
에서 샵을 경영하다 귀국한 디자이너가 경영하는 특색
있는 악세사리 구성품들을 수입, 완제품화해 판매하는
회사.
작은 편집매장에서 시작된 사업은 올해 5개 매장으로
늘어났고 완성된 악세사리 및 모티브들을 다시 수출하
는 일까지 겸하게돼 놀랄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구찌같은 악세사리의 대기업이 이 회사 대표자의 꿈은
아니다. 『동네마다 악세사리작업을 할 수 있는 작은
가게가 있고 수작업과 관련된 소책자를 펴내는 것』이
목표다.
화려하고 극단적인 패션은 디너파티나 신년음악회에는
어울릴지 모르나 생활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편
안하고 실용적인, 그러면서도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최고다.
세기말을 지나 새로운 세기를 맞는 패션의 기능은 솔직
하고 소박한 대중들에게 어울리는 인간적인 향내를 품
어가고 있다.
따라서 패션을 이끄는 사람들의 목표도 대중에게 더욱
근접해야 그들을 이해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을 듯 싶
다.
<박세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