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길은 있다” 강소기업의 수출전략

2008-11-21     김나영

삼일페인트, 트렉스타, 삼선T&M, 하나로테크…. 이들 기업은 세계 경기침체로 수출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반박자 빠른 시장 개척과 끈질긴 승부 근성등을 바탕으로 해외시장개최에 성공한 강소(强小)기업들이다. KOTRA가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최 성공 사례집 ‘글로벌 시장개척의 숨은 비밀’을 발간했다 여기엔 지사화 사업을 활용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56개 중소기업의 성공사례들이 담겨져 있다. 조환익 KOTRA 사장은 “세계 경기가 침체터널로 접어들었지만 집념을 가진 기업에 항상 열려 있는 것이 해외시장”이라며 “해외사징 개척을 준비하는 중소기업들은 이들 선배기업의 사례를 참조할 만하다”고 말했다.

트렉스타 ‘메이드 인 코리아’로 정면승부
등산복·등산화 생산업체인 트렉스타는 미국 시장 진출에 번번이 실패했다. 해외전시회에 제품을 수차례 출시해 봤지만 매번 중국산 저가 제품과 비슷한 취급을 받기 일쑤였다.
그러나 지난해 KOTRA의 글로벌 브랜드 육성사업에 참여하면서 상황은 급반전했다. 브랜드 육성사업은 품질 경쟁력을 갖췄지만 브랜드 파워가 약한 중소기업 제품의 브랜드를 육성하는 KOTRA의 핵심 프로젝트다. KOTRA는 트렉스타 제품의 품질, 가격, 판매장소, 프로모션을 분석한 결과 제품과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미국의 대표적 등산관련 제품 생산업체인 콜롬비아나 노스페이스 제품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곧바로 유통전문매장을 화복하고 브랜드 홍보 계획을 세웠다. 공략대상 시장은 중국산에 비해 한국산의 품질 경쟁력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미국 서부시장으로 결정했다. 브랜드명도 중국산과 차별화하기 위해 ‘코브라(KOBRA)’로 정했다. 동시에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을 홍보 포스터 모델로 내세우고 모든 홍보물에 영문과 한글을 병기하는 정면승부에 나섰다. 그 결과 소매유통 채널을 40개 확보하고 올해 40만달러 상당의 제품을 미국에 수출했다.

삼일페인트 반 박자 빠른 신시장 현지 마케팅
수출의 백미는 신시장 개척이다.
수성페인트를 제조하는 삼일 페인트는 2006년 말 국내 건설경기가 급격히 위축되자 신시장 개척으로 눈을 돌렸다.
당시 카자흐스탄의 건축경기가 호황이라는 정보를 입수, KOTRA 알미티 KBC(한국비즈니스센터·옛 무역관)를 찾았다.
지사화 사업에 가입하고 가자흐스탄 국제 건축박람회에 참가하는 등 본격적인 현지마케팅을 시작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현재까지 1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린 이 회사는 내년 수출목표액을 300만달러로 올려잡았다.
해회시장에 대한 통찰려과 반박자 빠른 진출전략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해외시장 개척은 선점효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건T&M 이름까지 바꾸며 ‘안되면 되게’
서울우유의 중국 및 아시아 판매권을 가진 삼건T&M. 지난해 회사를 설립해 중국 시장을 노크했지만 통관과 물류를 맡을 회사를 찾지 못해 2년을 허송세월했다. 까다로운 통관과 운송문제 때문이었다.


이 회사는 고심 끝에 KOTRA가 운영하는 해외공동물류센터를 찾았다. KOTRA 칭다오 KBC는 중국 상품검사검역국의 서울우유 한국 생산현장 견학을 주선했고 세 번의 시험물량 통관을 성공시키면서 수출길이 열렸다.
칭다오 KBC는 또 서울우유에 중국식 브랜드까지 붙여줬다. 지명을 사용하지 못하는 중국의 상표법 규정 때문에 서우얼(首爾·서울의 중국식 표기)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자 발음이 비슷하고 목숨 수(壽)자를 사용해 건강의 이미지를 높이 서우얼(壽爾)을 작명해 준 것. 현재 서울우유는 중국 내 백화점에서 1ℓ제품이 35위안(약7000원)으로 한국 가격보다 2.5배가량 비싸지만 공급이 달릴 정도로라는 게 칭다오 KBC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