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주류BG’ 매각

비주력 접고 유동성 확보

2008-12-12     장성근 기자

두산그룹의 주류사업부문 두산주류BG 매각 얘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다.
주류사업을 매각함으로써 소비재 위주의 비주력사업을 정리하고 계열사와 관련된 부품소재와 신기술 개발에 집중한다는 전략 때문이다. 1998년 두산그룹이 오비맥주를 매각한 이후 꾸준하게 추진해왔던 중공업 중심의 그룹사업 재편 마무리 과정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두산그룹은 2006년 1월 지주회사 전환 계획 발표 이후 ‘종가집 김치’ 매각, 두산타워와 생물자원 사업부문에 대한 물적 분할까지 했다. 지난 11월 13일에도 두산그룹은 페트병과 유리병을 만드는 테크팩 사업 부문 지분 100%를 MBK파트너스에 4000억원에 매각했다. 두산은 비주력사업 부문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전환절차를 본격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두산BG의 실적부진도 한몫했다. 2006년 출시한 ‘처음처럼’의 인기에 힘입어 소주시장에서 진로에 이은 업계 2위였다. 하지만 서울경기지역 외에 전국 판매망에서는 진로에 밀려 점유율이 13%대에 머무르며 지난해 적자를 봤다.
문제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나돌았던 주류산업부문 매각을 왜 이 시점에 서둘러 발표했느냐는 점이다. 그것도 가급적 연내에 매각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인수한 두산밥캣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유동성 조기확충을 통한 대비에 들어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미 테크팩 사업 매각을 통해 4000억원을 마련했고, 이번에 두산BG 매각으로 추가적으로 최대 8000억원 까지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경제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불확실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어 그룹 차원에서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