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산업 재편된다” 주가 희비

2008-12-12     한국섬유신문

두산이 56년 만에 ‘처음으로’ 주류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하면서 주류산업 재편이 임박했다.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는 가운데 두산 주가는 약세를 보인 반면 하이트홀딩스 롯데칠성 등 기존 주류업체 주가는 일제히 강세다.
업계에선 두산 주류사업을 인수할 유력 후보로 MBK파트너스와 롯데그룹을 꼽고 있다. 이 밖에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코너스톤파트너스, 디아지오코리아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인수가로 거론되는 6000억~1조원이 너무 비싼 만큼 한 기업이 가져가기엔 무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MBK파트너스와 롯데 컨소시엄, 롯데가 MBK파트너스 펀드에 투자하는 시나리오 등도 흘러나오고 있다.
두산 주류사업 매각은 지난 11월 페트병과 유리병을 만드는 두산테크팩을 판 뒤부터 예상돼 왔다. 종가집 등 식품 소비재 사업 부문을 정리한 뒤 마지막 사업개편 절차를 밟고 있다는 것. 내년에는 자회사인 두산모토롤 합병 가능성도 대두된다.
평소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안 판다”고 주류사업에 애착을 보였지만 주류사업 매각을 서두를 정도로 유동성 확보가 시급했던 것 아니냐는 염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실제 두산그룹 핵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밥캣 실적은 글로벌 건설경기 침체로 예상보다 악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 시장 관심은 ‘누가 얼마에 가져가나’에 쏠려 있다.
국내 PEF로 지난달 두산테크팩을 4000억원에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테크팩과 두산주류를 묶어 매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력 후보에 올랐다.
롯데칠성은 위스키와 증류식 소주사업에 발을 들여놓은 데다 최근 주류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매물로 나온 OB맥주와 두산주류를 동시에 인수해 국내 최대 주류기업인 하이트-진로 그룹과 쌍벽을 이루는 종합 주류회사로 위상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가격이다.


특히 하이트-진로와 한판승부를 하려면 OB맥주와 두산주류를 함께 인수해야 하는데 OB맥주 예상가격이 2조원대임을 감안하면 현금유동성이 아무리 풍부하다고 해도 단기적으론 재무 상태와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롯데는 인수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많다. 그룹 차원에서 발행해 놓은 무보증전환사채가 1조4000억원에 이르고 순현금도 4500억원 정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주류업종 수익률이 20%로 탄산음료 등 기존 음료 수익률(7~8%)보다 훨씬 높다는 점도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