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nterview] 창간 33주년 기획 ‘살아 남아야 강하다’ 대담 - 한국 섬유·패션 리더로부터 듣는다⑤ - 이의열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회장
대구경북 섬유, 미래를 말하다-생태계 위기 임박,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2014-07-23 김영관
연구기관, 학계와 머리 맞대고 R&D 매진
이의열, 그는 지난 4월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장에 취임했다. 좋은 시절에 회장 자리를 앉았더라면 좋왔으련만...대구섬유산지가 생태계 위기에 빠져드는 길목에서 가시방석에 앉았다. 그러나 그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리고 섬유산지가 여전히 비전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직물협동화사업단 회장, 칠곡상공회의소 회장 등을 역임하고 있는 그는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를 만큼 대구경북에서 가장 바쁜 사람으로 꼽힌다. 시간을 비우는데 무려 열흘이나 걸렸다. 대담은 시종일관 자신감과 단호한 눈빛, 강한 어투로 이어졌다. 업계가 시대 흐름에 편승해 변화하고, 대구산지의 노하우와 기반을 활용한다면 이겨 나갈 수 있을 것이란 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어려운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덕우실업부터 짚어 보고자 합니다. 지속되는 불경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계신지요?
“차별화된 세섬도 스트레치성 직물개발에 힘입어 지난 수년간 가파른 성장을 해왔다. 특히 글로벌 SPA 브랜드를 비롯, 국내외 메이저 브랜드들의 수요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같은 추세가 다소 꺾이기 시작했다. 새로운 품목 개발에 나서야만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싶다. 단일 품목에서 탈피해 용·복합화 기술을 응용한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후발국을 따돌리고 독자적 품목과 차별화로 세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섬유산지 대구경북지역에서 직물단일 품목으로 덕우실업 매출액이 가장 큽니다. 규모가 클수록 변화에 어려움이 많을 텐데요.
“어느 기업이든 그 기업이 잘하는 부문이 있게 마련입니다. 나만의 색깔을 내는 기술개발과 품목개발이 중요하지요. 앞으로도 화섬과 자연섬유의 융·복합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 제2, 제3의 독자 품목을 개발해 내야하고 또 그렇게 할 겁니다.”
▲대구경북 지역 섬유업계가 단일 품목 의존도가 높은 게 현실입니다. 그 결과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산 직물의 위협이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대구경북도 직격탄을 맞고 있구요. 어떻게 대구산지가 대응하고 신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을까요?
“전자에 말했듯이 기업별로 독자 품목개발에 당장 나서야 합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품목은 이젠 급격한 추락세를 면하지 못할 겁니다. 빠른 시장 대응과 차별성, 독자성을 발현하는 품목 개발이 최대 관건일 겁니다.
이를 위해 스트림별 연구기관, 학계 등과 머리를 맞대고 그동안 수십년간 축적해 온 기술력에다 새로운 기술력을 접목한 융·복합 소재, 하이브리드 소재 등을 시급히 개발해 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각 기업마다 하겠다고 하는 의지입니다.”
▲정부나 지자체도 이 같은 직물 생태계 변화와 신제품 개발 행보에 지원을 해야한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당연한 겁니다. 레귤러 품목들은 지금도 가파르게 후발국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 같은 품목들은 포기하고 틈새 시장을 읽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생산기반도 이미 몇차례 구조조정 과정을 거쳐 왔기 때문에 더 이상 무너져서도 안되고요. 생태계 변화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우리는 우리에 맞는 품목 개발에 시급히 나서야 합니다. 정부와 지자체도 이에 따른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만 합니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지원을 받는 업계와 각 기업들의 마인드 전환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희망을 버리지 않고, 하려는 의지와 어떻게 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합니다. 상품화를 위한 R&D, 독자품목을 개발하기 위한 R&D 등 소재 단위의 연구개발과 신제품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기업별로 노하우를 바탕으로 과제 도출이 선행되어야 하며 정부지원은 그것을 지원하고 뒷받침해주는 형태로 추진되야만 실질적인 제품개발에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수출 대표 품목군 별로 나눠서 생태계 변화에 대응하는 신제품 개발에 나선다면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나일론, 폴리에스터, 화섬복합 및 교직물, ITY 싱글스판니트 등 4대 품목별, 기업별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주기적인 만남과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기업별 독자적 품목 개발에 나서는 것이 가장 유효할 겁니다. 뭔가가 분명 나타날 테니까요. 서로 간 분담을 통한 신제품 개발 아이디어 도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용 분담도 가능하고 이익도 공유하면 더 이상 좋을 게 없겠지요.”
▲대구 텍스타일 콤플렉스(DTC)가 연말경 준공하고 내년 초 개관 예정입니다. 마케팅 지원, 섬유박물관, 기업지원사업 등 많은 사업들이 추진될텐데요.
“많은 추진 사업중 가장 중요한게 섬유 기업들의 마케팅 지원과 생태계 변화를 위한 지원이 되야겠지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생태계 변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수집, 가공해 관련 연구기관과 기업들이 활용한다면 보다 좋은 성과가 있을 겁니다. 섬유박물관은 대구경북 섬유의 역사를 조명하는 국내 유일의 박물관인 만큼 대구의 자랑거리로 남을 겁니다.”
▲대구경북지역에서 3번째로 덕우실업이 월드클래스 300기업에 선정됐습니다. 다시 한번 축하 드립니다. 더 큰 발전을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