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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 겨냥 원단 비즈니스 시급하다

2014-03-12     전상열 기자

한국, 어정쩡한 소량 다품종 한계…대만, 협업생산으로 불황 속 호황
납기 1개월 100만SM 오더 대응 직물 염색 버티칼시스템 구축 나서야
업계, 정부 대구에 SPA 비즈니스 활성화 관련 협업단지 조성 등 지원 촉구


한국 직편물, 글로벌 의류브랜드 SPA를 잡아야 산다. 빠르게 소량 다품종 생산으로 전환한 국내 직편물업계에 SPA브랜드를 대상으로 한 원단 공급이 생존 키워드로 급부상했다. 그렇지만 한 번에 최소 100만SM를 필요로 하는 SPA브랜드 특성상 국내에 이 물량을 맞춰나가는 인프라 구축여부가 사활의 최대변수로 떠올랐다.

SPA브랜드가 글로벌 의류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지만 한국산 직물은 SPA브랜드를 겨냥한 공급루트를 찾지 못하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 시장을 놓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3월5일 열린 대구 PID 전시장에서는 SPA브랜드를 겨냥한 직물공급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여론으로 뜨거웠다. 소량 다품종 등 특화생산으로 치달아온 대구 산지가 글로벌 호황을 누리고 있는 SPA브랜드와 비즈니스가 거의 없다는 데 그 심각성이 맞춰졌다.

이를 입증하듯 실제 PID 참가업체 대부분이 SPA브랜드와 거래관계에 있다는 사례 찾기가 드물었다. 특화생산에 매달리다보니 오더 규모가 대부분 5만SM을 밑돌았다. SPA브랜드가 한 번에 필요로 하는 100만SM 규모로 원단을 공급하려면 20개 업체가 매달려야 한다는 뜻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을 받아 일감을 잃어가는 국내 직물업체가 늘어나는 데 반해 대만 직물업체들은 물동량에 상관없이 높은 가동률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만 직물업체들은 SPA브랜드를 상대로 협업생산 시스템을 통해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해 나가고 있으나 국내 직물업체들은 특화생산으로 방향을 잡아 고부가가치 생산에 매달리면서 이제 대량생산 시스템은 자취를 감춘 상태다.

더 큰 문제는 고부가가치 생산구조가 불황을 이겨낼 디딤돌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데 있다. 대부분 직물업체가 명색만 고부가가치 생산에 그치다보니 불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상황에 놓였다. 명품 브랜드가 찾는 한국산 직물은 손가락으로 셀 정도다. 불황을 이겨낼 제품도, 생산기반도 없는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생산구조가 불황에 더 큰 시련을 안기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과거 홀 세일러를 겨냥한 직물 수출은 아닐지라도 최소한 한 번에 100만SM 오더를 수행하는 협업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PA브랜드 오더는 딜리버리 1개월이라는 제한이 뒤따라 이를 충족시킬 버티컬 시스템 구축은 필수적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또 이 오더를 수행하는 벤더 발굴과 양성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업계는 대구 섬유산지에 SPA브랜드를 상대로 한 협업시스템 구축과 관련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직물과 염색이 한 울타리 내에 있어야 딜리버리를 맞출 수 있다는 전제도 뒤따랐다. 비산염색공단 인근에 SPA브랜드 오더를 수행해 나가는 대규모 직물협업단지 조성론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