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상권 기상도] “본격 추위로 매출 나온다
선물시즌 공략
[서울] 12월에 들어서 예년에 비해 포근한 날씨를 유지하다 몇일 전부터 눈 소식이 잦아졌다. 강남상권에는 여전히 몽클레어, 캐나다 구스 등 수입고가 브랜드 아이템이 현대 본점, 갤러리아 압구정 등에서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다. 강북 상권에서는 유니클로 명동점 위주로 히트텍과 같은 중저가의 실용적인 상품이 많이 팔리고 있다.
백화점 3사가 밀집한 을지로는 송년세일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몰리면서 매출 신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겨울상품인 패션잡화 패밀리 대전을 열어 당초 매출목표 4억 원보다 3배 이상인 1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얇아진 지갑에도 불구하고 추위와 선물시즌에 지갑을 여는 트렌드를 보였다.
가산동 아울렛 상권은 강추위와 빙판길을 대비한 겨울부츠 기획전을 열기도 했다. 특히, 1관 리모델링을 끝낸 마리오아울렛은 국내외 유명브랜드 600여 개를 한 곳에서 둘러볼 수 있는 패션타운을 선보였다.
신사동 가로수길에는 여성의류 ‘일랑일랑’과 ‘엠엠엠지’ 자리에 MCM스토어 ‘마지트’가 오픈했다. 일본 액세서리 브랜드 ‘큐포트’는 이달 초 공식 온라인몰 오픈과 함께 신세계 강남에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다. 홍대에는 ‘레드윙’ 플래그십 스토어가 오픈했다.
연말 특수 기대
[경기] 함박눈이 내린 이후 본격적인 겨울날씨다. 소비자들은 지난해 추위에 대한 학습효과로 인해 지갑 열리는 빈도수가 늘었다. 파주아울렛은 추운 날씨에도 교외로 나들이 나온 가족단위 고객이 크게 늘었다. 매출 신장률이 동기간 동안 51.0% 증가했다. 인근 가두점은 지난 9월 이후 매출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말부터 추위로 인한 매출 특수와 선물시즌 수요로 인해 나름 좋은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두점 관계자는 “대형업체와의 경쟁이 달갑진 않지만 매출 상승 분위기와 연말 소비 진작을 위해 다양한 겨울 상품전 및 프로모션 등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인, 수원 등 대학가 주변은 불황에 추운 겨울이라도 매일 다른 아우터로 멋을 내기보다는 가격대가 낮은 이너웨어로 변화를 주는 실용성을 따지는 젊은 고객이 많다. 독특한 디자인과 다양한 색상의 니트류 판매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질서 잡아 편리·상권 활성화
[충청] 불법 주정차로 문제가 됐던 청주 현대백화점 충청점이 단속 강화와 무료 주차장 조성 카드로 교통환경 개선사업을 펼쳐 주차 질서를 확립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상권은 지난해 11월 롯데쇼핑몰 개점 이후 불법 주차 과태료가 전년 대비 2배가 증가한 5억 대에 달했다. 흥덕구는 신영, 현대, 롯데 등 대형 유통점에 CCTV 설치를 유도해 총 13대를 설치하고 북대동에 대규모 무료 주차장을 조성해 효과를 봤다.
관계자는 “주야간 특별단속뿐만 아니라 유통업체와 긴말하게 소통하고 협력해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며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고객 불편 개선과 상권 활성화를 동시에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근 패션 가두점도 달라진 거리 분위기를 반기고 있다. 한 가두 의류매장 점주는 “대형유통 인근 가두상권의 혼잡도 해소되어 편안하고 쾌적한 상권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청주 성안길은 패션매장이 집중되어 있는데 이러한 교통문제를 해소하고 편의시설을 확충하면 상권 활성화에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니클로’가 13일 대전 세이 탄방점을 신규 오픈했고, 뷰티스토어 ‘걸스걸스걸스’가 은행동 중앙로에 문을 열었다. 충청남도가 천안역 부근에 사회적기업 제품 판매장 ‘스토어 36.5’를 오픈했다. 기능성 건강 수제화 ‘엘파로스’가 충북 세종 총판점을 열었다.
겨울스포츠 상품 ‘불티’
[강원] 11월 중순부터 전국 스키장이 개장하면서 강원도 일대는 시즌상품 판매가 한창이다. 빠르게 다가온 한파에 스키용품 문의건수도 전년에 비해 20% 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다.
가두점은 레저문화 보편화로 가족단위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아동 스키복 물량을 전년보다 2배 이상 늘렸다. 스포츠 의류 판매자는 “스키의류는 입어보고 타는 자세를 취해 겨드랑이, 엉덩이, 무릎 등이 불편함이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며 “겨울 스포츠를 위한 알뜰쇼핑을 즐길 수 있는 상품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웃도어 열풍으로 이너웨어도 스포티한 느낌의 제품이 출시됐다. 기능성 소재를 활용하면서 패션성을 강조한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겨울산행이나 스키, 보드 등에 코디할 수 있는 상품이 매출 진작을 높이고 있다.
상권형성 비해 매출 저조
[경상] 전년대비 보합 내지 소폭 상승세를 보이며 한해를 마감했다.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 오픈이 올해도 이어지며 상권을 잠식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부산 광복동 상권은 매년 늘어나는 관광객과 편리해진 인프라로 상권 유입고객이 증가했다. 반면 경기를 타며 크게 소비로 이어지진 않았다는 의견이다. 국내 SPA브랜드 ‘탑텐’과 ‘에이세컨즈’가 문을 열고 고객공략에 나섰지만 수도권과 달리 지방에서는 큰 인기를 얻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 동성로 상권은 젊은 고객 유입이 지속되며 유동인구는 꾸준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최근 ‘ABC마트’가 확장오픈하며 상권에 변화를 가져왔다. 상권 내 매장 관계자는 “상권이 커지고 브랜드 입점이 늘고는 있지만 임대료 상승과 매장을 구하려는 경쟁이 점차 치열해져 매장운영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경남 진영 나들목 상권은 올초 부터 진행된 아웃도어 브랜드 매장 오픈으로 상권이 점차 체계를 다져가는 한해를 보냈다. 일부에서는 대형 아웃도어 매장이 지나치게 들어서 임대료와 부동산 시세만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의견도 나타났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고객들이 매장을 많이 찾았다. 매출도 전년대비 상승세를 보였다.
12월 들어 한풀 꺾여
[전라] 이른 추위와 함께 활기를 보였던 아우터 판매가 11월 말을 기점으로 한 풀 꺾인 모습이다. 겨울 시즌의 조기 돌입과 일찍부터 밀어내기로 총력을 기울였던 업체들이 많아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면서 구매 집중 시기가 11월에 몰렸던 것도 원인으로 꼽혔다. 이른바 살 사람은 다 사버린 반짝 수요가 일찍 끝나버리고 완판 아이템 등이 나오면서 벌써부터 물량 부족 상황에 돌입하면서 입점 고객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더군다나 12월 첫 주 내내 지속됐던 따뜻한 날씨 영향도 다운이나 아우터 구매 급감에 영향을 미쳤다. 시즌 오프나 가격 인하 제품이 이달 들어 확산되면서 밀어내기, 재고 소진에 총력을 다하는 분위기다.
익산에서 1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한 점주는 “이제부터는 매장마다 물량 싸움이다. 지난해에는 12월이 본격 판매 시기가 됐었지만 올해는 11월 아우터 수요가 몰리면서 인기 상품 등은 이미 완판하거나 메인 사이즈, 물량 부족 현상 등이 나타났다”며 “겨울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어떻게 버틸지 벌써부터 고민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