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財테크 千字 포커스] 비상장 중소기업의 가업승계 절세전략 (3)

2013-09-03     박용희

‘리어왕’은 영국의 전설적인 국왕으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회자된다. 리어왕에겐 고네릴·리건·코델리아라는 3명의 딸이 있었는데, 리어왕이 너무 늙어 딸들에게 국토를 나눠주기로 결정하고 딸들이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물어본다.

고네릴과 리건은 그들의 사랑을 과장해 표현했으나 성실한 막내 코델리아는 자식으로서 효성(孝誠)을 다할 뿐이라고 덤덤하게 대답했다. 이에 노한 국왕은 코델리아를 추방하고 국토를 두 딸에게만 나누어 준다.

세월이 흘러 엄청난 유산과 나라를 물려받은 두 딸의 냉대에 참지못한 리어왕은 궁전을 나와 폭풍우가 몰아치는 황야를 헤매면서 불효한 가식적인 두 딸을 저주하며 광란한다. 프랑스의 왕비가 된 코델리아는 부왕(父王)의 참상을 전해 듣고 아버지를 구하려 군대를 이끌고 영국으로 진격했으나 싸움에 지고, 아버지와 함께 포로가 돼 병사의 손에 교살된다. 리어왕은 죽은 딸의 시체를 안고 슬픔에 못 이겨 절명한다.

위 이야기처럼 가업승계 및 자산 이전을 결정할 때 중요한 것이 바로 비재무적 사항이라 할 수 있다. 창업주 입장에서 자녀에게 회사를 물려줄 것을 기정사실화 했어도 먼저 경영권을 주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자녀가 창업해 고군분투하며 땀 흘려 일군 기업이 아닌데 어찌 창업주의 마음과 같을 수 있겠는가? 그렇기에 세대간 격차를 인정하고 현명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승계자와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이 더욱 중요한 과제라 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전략적 자산’이라는 경제 용어가 대두되고 있다. 이는 창업주들의 세대간 자산이전 계획시 창업주가 평생 보유만하고 쓰지 못하는 자산을 의미한다. 물론, 이 자산 역시 자녀들의 다툼을 방지코자 분배 계획도 만들어야겠지만, 리어왕 사례처럼 미리 자녀에게 경영권을 다 주었을 때 예상치 못한 심리적 고통을 막기 위함이다. 최근 회사 정관에 ‘전략적 자산’을 반영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섬유의류 기업들의 자산 중에서 건물, 기계, 운반구 등 부동산의 경우 화재배상 및 자동차보험 등을 통해 예기치 못한 재산상 손실을 막고 있다. 일반 자산들도 이렇게 위험을 준비하는데, 그 어떤 자산보다 소중한 대표이사의 경우는 어떤가?

승계를 준비 못한 기업의 대표이사 유고시 경영권 공백은 승계자간 다툼, 상속세 문제, 채권회수 애로 또는 거래처 일탈, 경쟁사 M&A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시킨다. 이에 법인 대표이사 및 주요 임원을 대상으로 보험을 활용한 방안은 전략적 자산으로 다양한 혜택을 내포하고 있다.

재무적으로, 보험료는 비용 처리가 가능해 법인세 절감효과가 있으며 일정기간 경과 후 보험료 일부는 현금 재원으로 활용 가능하다. 더불어, 대표이사의 유고시 보험금 수령으로 상속세 및 회사 운영자금 등 재정적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소중한 혜택은 회사 대표로서 말년의 리어왕처럼 이빨 빠진 호랑이로 전락을 막고, 눈감는 날까지 실권을 행사하며 자녀와 상생하는 현명한 장치라 하겠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전략적 자산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