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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스파이시칼라 김해련 대표 - 글로벌 마켓에서 ‘1등 노린다’

컬쳐 담은 SPA로 새로운 패션 패러다임 제시

2012-07-17     장유미

“나는 우리 브랜드 옷을 자주 입어요. 스타일이 다양하고 예쁜 게 많으니까..(웃음)”
상큼한 컬러의 ‘스파이시칼라’ 옷을 입고 신사동 가로수길에 나타난 김해련 대표는 웃음 띤 얼굴로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휴일이면 4시간 동안 온탕과 냉탕을 번갈아가며 반신욕을 즐긴다는 김 대표는 인터뷰 내내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일까. 인터뷰 한 지 몇 분도 채 되지 않아 김 대표의 긍정적인 에너지에 매료됐다. 김난도 교수가 책에서 “김해련 대표는 늘 왕성한 기운으로 일을 만들어 간다”고 얘기한 점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확실한 BI로 이슈 아이콘이 되다
오랫동안 인터패션플래닝, 패션플러스, ‘스파이시칼라’를 에이다임이란 그룹으로 묶어 운영해오던 김 대표는 올해 3사를 분사시켰다. 가업에 적극 참여하면서 많이 바빠지기도 했고 ‘스파이시칼라’에 대한 애착이 있어 이 회사 한 곳에만 전념하기 위해서다.

‘스파이시칼라’는 지난해 2월 토종 SPA 브랜드로 첫 등장했다. 팝컬쳐(Pop-culture)라는 특유의 컨셉을 담은 체험형 브랜드로 10대 후반~30대 초반 젊은층 사이에 인기를 얻으면서 업계 내 이슈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김 대표는 “각계에서는 ‘스파이시칼라’에 대한 분석 자료를 내놓으면서 새로운 SPA 흐름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김 대표는 제품, 컨셉 등에 대해 설명할 때 “‘스파이시칼라’스럽다”는 표현을 자주 언급했다. 김 대표가 생각하는 ‘스파이시칼라’스러움은 무엇일까.

“다른 SPA 브랜드보다 더 큐트하고 트렌디한 느낌의 디자인과 톡톡 튀는 컬러가 매치된 제품들을 표현한 것이다. 팝컬쳐 SPA를 내세운 만큼 유니크한 컨셉이 우리만의 매력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차별화된 소싱력…트렌드 리더로 발돋움
‘스파이시칼라’는 김 대표가 패션플러스, 인터패션플래닝, 트렌드포스트 등을 운영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브랜드다. 타겟층에 맞는 MD들을 영입해 고객 니즈에 맞는 아이템을 컨셉에 맞게 발굴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트렌디한 컨셉이 남성 고객들에게 어필되면서 제품을 구매하는 남성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김 대표는 “여성과 남성 매출 차이가 10%도 채 안될 만큼 고객 비중의 차이가 크지 않다. ‘커스텀멜로우’, ‘지오지아’ 같은 브랜드 옷을 좋아하는 젊은 남성층들이 가격 저항을 느끼고 오는 경우가 많다. 제품들의 컨셉이 비슷하면서 좀 더 감각적이기도 하고 가격이 이들 브랜드의 1/3 수준이어서 부담을 덜 느끼는 것 같다”고 밝혔다.

‘스파이시칼라’는 여성 제품의 구성도 탄탄하다. 차별화된 소싱력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걸그룹 포미닛의 멤버 현아와 콜라보레이션을 펼치며 트렌디한 아이템들을 선보여 많은 이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여러 제품 중에서도 김 대표는 ‘스파이시칼라’의 메인 아이템으로 ‘원피스’를 꼽았다.

김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원피스는 지금 대세로 떠올랐다. 나는 사람들에게 ‘스파이시칼라’가 다른 SPA 브랜드와 차별화되고 전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는 강력한 아이템이 있다고 말한다. 그건 바로 ‘폴리 원피스’다. 우리나라처럼 폴리 프린트를 예쁘게 만들어내는 곳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이를 활용한 폴리 원피스가 많이 생산되고 있다. 이 제품을 메인 아이템으로 내세우는 이유다”고 전했다.

해외 경쟁력 인정받아
‘스파이시칼라’는 이제 런칭 2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일찍부터 해외 진출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 매장을 오픈해 운영 중이며 오는 8월에는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일단 중국에서의 성공을 목표로 세웠다. 8월 말에 청두 래플스시티에 231.4㎡(70평) 규모의 매장을 오픈해 중국 진출의 포문을 연다. 청두 래플스시티에는 내로라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의 입점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래플스시티는 싱가포르 자본이 투입된 백화점 형태의 세계적인 패션몰이다. 다른 고급 백화점에 비해 최신 유행 트렌드를 반영한 캐주얼 위주의 글로벌 브랜드들이 많은 편이다. 현재 싱가포르를 비롯, 중국에는 상해, 베이징 등에도 위치해 있다. 최근에는 중국 중서부에서 새로운 소매 유통 중심지로 청두가 떠오르면서 이곳에 들어서게 됐다.

김 대표는 “나는 이들 사이에서 1등을 하는 것이 목표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스파이시칼라’는 이곳 외에도 내년 2월 청두에 오픈하는 쇼핑몰 오션파크에도 매장을 오픈한다. 또 일본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브랜드의 글로벌 경쟁력을 서서히 인정받고 있다.

김 대표는 “오션파크 매장은 826.44㎡(250평) 규모로 기대가 크다. 특히 오른쪽은 ‘자라’, 왼쪽은 ‘H&M’ 매장이 위치할 예정이어서 글로벌 SPA 브랜드들과 나란히 경쟁할 수 있을만한 브랜드력이 있다는 것을 인정받은 셈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가 관건
국내외 SPA 브랜드들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고 있는 요즘, 김 대표는 “‘스파이시칼라’는 SPA 브랜드가 한 단계 더 진화한 형태다”고 주장하며 향후 SPA 시장에 대한 의견을 내세웠다.

김 대표는 “모든 산업은 다 진화하고 있다. SPA도 패션 산업의 진화된 하나의 형태일 뿐이다. 지금까지 SPA 브랜드들은 단순히 제품을 파는 리테일 구조였다면 우리는 미국의 ‘어반 아웃피터스’처럼 컬쳐를 더해 SPA 브랜드의 새로운 진화 형태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또 “‘스파이시칼라’는 소비자들에게 팝컬쳐를 컨셉으로 한 의류뿐 아니라 패션과 연관된 상품들을 함께 구성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소비자들이 구매에서 벗어나 즐길 수 있는 형태의 SPA를 제안한 것이다. 우리처럼 컬쳐가 포함된 SPA 브랜드들이 앞으로도 다양하게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며 “앞으로 SPA 브랜드가 어떤 방식으로 진화해 갈 것인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