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인디 브랜드 페어’ 성료] 패션업계, 창의적 디자인에 목말랐다
“꼭 필요한 전시회, 평점A” 폭발적 호응
‘인디브랜드페어’ 첫날부터 왁자지껄
74개부스·400명 바이어 찾아 ‘성장가능성 입증’
“시도 좋았다”한 목소리…향후 성장포인트 잘 잡아야
‘인디 브랜드 페어’는 “꼭 필요한 전시회”라는 평가속에 ‘A’학점의 성적표를 받고 성료했다. 한국패션협회(회장 원대연)가 지식경제부의 후원으로 인디 디자이너 브랜드 74개 부스를 유치, 전시와 프레젠테이션쇼, 세미나로 진행한 ‘인디 브랜드 페어’는 폭발적 관심을 이끌어 냈다.
감각과 실력을 겸비한 인디 디자이너에게 판로를 열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된 ‘인디 브랜드 페어’는 당초 편집샵과 보세옷점, 소규모 유통전문점 등의 바이어유치를 기대했지만 예상을 뒤엎고 유명 내셔널 브랜드사들이 앞다퉈 방문함으로써 일대 성황을 이뤘다.
지난2~3일 이틀간 섬유센터 2,3층과 17층에서 진행된 ‘인디 브랜드 페어’는 여성복과 남성복, 구두 핸드백 액세서리 등 패션잡화 74개 브랜드가 참가했으며 전시회와 PT쇼가 이어졌다.
이날 국내 대기업을 비롯 중견 여성복, 남성복 부문의 본부장급 임원과 사업부장, 디자인실장과 디자이너들의 발길이 속속 이어졌다. 코오롱FnC부문 ‘커스텀멜로우’ 이종훈 사업부장은 “최근 대기업브랜드들이 대형샵들을 오픈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들 인디디자이너들의 신선한 발상에 의한 의상들이 콜라보레이션이나 혹은 완사입, 입점 형태로 연계된다면 바람직할 것”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 ‘커스텀멜로우’는 현재도 홍대상권에 대형샵을 구성하고 있는데 독특한 남성복아이템과 잡화 등이 있다면 완사입, 혹은 한 개 라인으로 입점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남성복 부스를 찾은 신성통상의 이춘수 부사장은 “전시회의 발상이 훌륭하다.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끄레머천다이징의 박영배대표와 현상집 상무는 “디자이너들에게 적극 부스를 찾아볼 것을 권유했다”며 전시장에 장시간 머무르기도 했다.
전시장을 찾은 업계 관계자는 “오더 수주나 성과여부를 떠나, 패션브랜드사들이 참신한 디자인 발굴에 골몰하고 있는 가운데 실력과 독특한 감성을 소유한 인디 디자이너들의 상품을 소개하고 비즈니스장을 마련한 ‘인디 브랜드 페어’는 비상한 관심의 대상일 수 밖에 없다”고 의견을 밝혔다.
오후에 이어진 프레젠테이션 쇼는 참여 인디브랜드 디자이너들이 시장성과 독창성을 가진 이색 아이템들을 집중, 요약해 선보인 무대로 첫날에는 ‘투플라시보’ ‘바운스핑거’‘플라스틱퍼플’‘더룸’이 1부 무대를 장식했고 ‘분더캄머’ ‘데칼코메’ ‘디쥬씨엘리스커밍’ ‘립언더포인트’가 2부를 장식했다.
3일에는 ‘켈리오’ ‘길다’ ‘더감’‘유지니오’ ‘디아서’‘일레지오네’‘유니스콜라’ ‘제이호’‘데몬에이드’ 등 여성복과 남성복, 가방 등 총 9개 브랜드가 패션쇼에 참가했다. 이들 중에는 이미 백화점 편집샵에 입점, 이미지 제고에 들어간 실력파들로 보였다. 또한 인디 디자이너들과 업계 관계자들을 위해 트랜드인코리아의 이은희 대표가 내년트렌드에 대해, 편집샵 피플오브테이스트의 송미선 대표가 ‘한국 패션디자이너들의 국내외 시장진출전략’을 주제로 세미나도 진행했다.
주최측 관계자인 한국패션협회 주상호 상무는 “인디브랜드 참여는 무조건 독려한 것이 아니라 예상보다 많은 신청자들로 인해 아쉽게도 20~30%는 참가시키지 못했다”면서 “향후 실력있는 인디 디자이너들의 보다 많은 참여를 통해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첫 시도로 큰 주목을 받은 ‘인디브랜드페어’는 그러나 지적사항도 뒤따랐다.
여성복 위주로 참여복종이 편중돼 남성복, 스포츠, 아동복등 다양한 참여가 아쉬웠다. 또한 3층 남성복, 잡화의 경우 조명과 온도가 전시에 적절치 않아 참관객들의 발길을 오래 묶어두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반면 74개 인디브랜드의 유치와 400여명이 넘는 MD와 바이어들의 참관유도, 관심집중등 주최측의 노력과 새로운 시도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높은 점수를 줬다.
이영희 기자 yhlee@adj360.com
나지현 기자 jeny@adj360.com
김송이 기자 songe@adj360.com
[현장 인터뷰]
신진 육성, “지원 아닌 벤처다”
■편집샵 ‘피플오브테이스트’ 송미선 대표
‘피플오브테이스트(People Of Tastes)’는 홍대점에 이어 이달 초 가로수길에 2호점을 냈다. 국내외 인디펜던스 디자이너 브랜드를 선보이며 5만 원대 이너~200만 원대 아우터까지 품목과 가격대가 폭넓은데, 각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존중하는 만큼 매장에서 강요하는 컨셉은 없다.
기성과 달리 자신만의 개성을 내세워 디자인·생산·유통을 하는 개인 브랜드이기 때문. 일본이나 영국, 북유럽에서 환영할 감성의 유망한 한국 신진들이 내수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타협을 하고, 차차 개성을 상실하게 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우리 회사는 재능 있는 디자이너들을 발굴하고 집중 육성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윈윈 하고자 한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신진 디자이너들을 인큐베이팅하는 것은 단순 지원이 아닌 브랜드와 유통의 상생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벤처사업이다. 내수에서는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여성의류보다는 남성복이나 잡화 인디 브랜드가 성장 및 활성화 될 여지가 크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편집매장 마켓쉐어가 업계 70~80%에 달하며 패스트패션을 압도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는데, 한국도 차츰 인디 디자이너 시장이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남성복 ‘비욘드 클로젯’이나 잡화 ‘바이뵤’ 등 크게 성장한 사례도 있으며, 씬 안에서도 볼륨이나 수준의 간극이 크기 때문에 충분한 검증이 필요한 조닝이다.
아웃도어 기능성 접목한 남성복
■‘옴데스프릿’ 이재호 디자이너
2011 F/W 아웃도어 기능성을 접목하고 트랜스포밍을 가미한 이색적 남성복 ‘옴데스프릿(Homme D’es-prit)’을 런칭했다.
캐주얼 라인은 여러번 코팅해 생활방수가 가능한 폴리에스터 원단, 엉성하고 까슬까슬한 질감은 살리면서 코팅을 해 착용감은 부드럽게 개선한 마 소재 등 기능성 소재로 스포츠웨어의 펑셔널한 부분을 창조적으로 활용했다. 수트 라인도 강도 높은 소재와 유연성 있는 소재를 믹스해 편안한 착장감을 완성했다.
또한 남성 캐릭터 캐주얼에 유러피안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접목한 의류들은 기능성은 물론 디자인도 독창적이다. 해체와 재조합으로 감성적 실루엣을 선보이는 ‘옴데스프릿’은 하이엔드 디자이너 브랜드로 어필하기 위해 불필요한 디테일을 정제하고 모던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압축됐다. 칼라 연출이나 지퍼, 버튼으로 트랜스포밍이 가능하면서도 컨템포러리하고 유니크한 디자인 컨셉이 유지된다.
향후 일본 룸스 등 해외 전시 참가를 통해 고급 디자이너 브랜드로 미국 및 유럽 마켓을 공략할 계획이며, 국내 유통 판로 모색을 위해 이번 페어에 참가했다. 대형 패션기업 및 고가 브랜드 셀렉트샵으로부터 러브콜이 있었다.
고급 쿠튀르 니트 차별화
■‘엑스트라오디너리 비’ 방지은 디자이너
국민대학교 의상학과를 졸업 후 ‘보브’ 디자인실 니트 디자이너로 입사하면서 니트의 특별한 매력에 매료됐다.
지난해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2에 참가해 이름을 알리게 된 후 올해 니트 전문 브랜드 ‘엑스트라오디너리 비’를 런칭하게 됐다. 원사 선택에서 개발, 디자인과 생산까지 직접 참여해 특별하고 싶은 여성의 심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디자인에 주력하고 있다.
니트라는 제한된 복종 안에서 차별화된 디테일과 디자이너 손맛이 느껴지는 하이엔드 지향의 고급 쿠튀르 니트를 선보이는 것이 추구하는 방향이다. 디테일이 화려하기보다 단조로우면서도 특별함과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옷을 만들고 싶다.
현재 두타 패셔니스타, 나일론 핑크 등의 편집샵과 오가게, 파인딩스, 키핑 등의 온라인몰에 입점해있으며 중국 심양 한국 백화점의 ‘코디샵인트로’라는 편집샵에 입점해있다. 내년 S/S부터 롯데백화점 ‘브릿지일레븐’에도 입점이 확정됐다.
무엇보다 1인 기업이자 디자이너다보니 옷을 선보일 수 있는 판로개척이 가장 힘들다. 최근 국내외 패션페어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늘어나고 있어 적극적으로 ‘엑스트라오디너리 비’를 선보이고 어필할 예정이다.
추후 럭셔리 라인을 전개해 좀 더 대담하고 강렬함을 선사하는 디자인도 선보일 계획으로 시간이 지나도 퇴색되지 않는 아름다움을 전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
희소성 있는 데이웨어 추구
■‘바운스 핑거’ 이수련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