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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기업] 경은산업 - 경은산업의 경쟁력은 ‘여력(餘力)’

2011-11-16     윤정아

직장을 휴식·친목의 場으로
정년·해고 없는 가족같은 회사
신기술 개발 과감한 투자 불사

부산 신평에 소재한 염색 가공업체 경은산업(대표 최경환·사진)이 꿈의 직장으로 뜨고 있다. 염색과 관련된 업체는 야근, 잔업, 해고 등의 열악한 근무 환경 이미지 때문에 청년실업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현 상황 속에서도 구직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을 감안해 본다면 의외다.

경은산업은 올 한해 매출 130억 원을 기록하고, 무역의 날을 기념해서 300만 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게다가 현대자동차 와이에프 소나타에 장착되는 선루프용 선세이드 제작에 쓰이는 원단(특허출원) 납품의 계약 체결이 이미 완료된 상태다. 내년도 전망은 더 밝다.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는 기아자동차 K7의 3단계 파노라마 선루프용 선세이드 원단 납품 계약은 날짜만 남겨 둔 상태고, 오는 1월 일본 바이어의 방문은 경은산업이 비밀리에 연구, 진행하고 있는 신소재 분야 수입에 대한 회의 진행을 위한 것으로 계약 체결 성과 전망은 90% 이상 밝음이다.

최근 기업의 경영 환경이 급격히 불확실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상승 곡선을 타고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경은산업만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전국서 몇 안 되는 ‘가족친화기업’ 인증

얼마 전 경은산업은 보건복지부로부터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받았다. 이는 창립 이래 지금까지 ‘직원은 곧 가족’이고, ‘고객 존중’을 기업 경영 모토로 세워 온 최경환 대표의 굳은 의지의 반영이기도 하다.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전략과 시스템이 아니라 바로 사람이며, 특히 업무 중 창조성과 행복지수가 얼마나 뒷받침 되느냐가 관건이므로, 이는 곧 근로생활의 여력(餘力)이 뒷받침 될 때 가능하다는 것이 최 대표의 경영지표다.

근로생활의 여력은 업무시간 중의 낭비와 비효율이 아니라 업무에 대한 몰입과 열정을 유도하는 일종의 재충전을 부여한다는 것이 경은산업 조재섭 전무의 설명이다.

경은산업은 직원들이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도록 획일적인 근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특히 직장을 단순히 일만 하는 곳이 아닌 휴식과 친목을 도모하는 곳으로 바꿔가고 있다.

이와 같은 일환으로 올 연말까지는 약 1억 원을 들여 직원들을 위한 휴식공간과 샤워실 등을 재단장 한다. 근무하기 좋은 환경 조성이야 말로 직원들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다는 소신에서다.

1994년 회사 설립 이후 최경환 대표가 소신을 갖고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은 바로 직원들의 행복지수를 올리는 일이었다. 그의 소신은 중소기업으로서는 파격적인 ▲출산장려 시책을 비롯해 ▲직원 장학금 지원 제도 ▲종합건강검진 실시 ▲독감 및 각종 예방 주사 실시 ▲금연운동 실시 ▲인성 재교육 실시 ▲사내 도서관 운영 ▲사내 체육시설 등을 운영해 왔다.

경영 활동을 통해 거둬들인 재화와 서비스를 직원들에게 다시 되돌려주고 있는 경은산업은 직원들 간 ‘가족’이라는 소속감을 통해 직장이라는 한 울타리 속에서 한 가지 목표를 향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확보해 놓았다.

■ 정년과 해고가 없는 회사
회사의 테두리 안에서 직원 간 휴식과 친목을 도모하고, 회사의 성장과 함께 자신도 커 간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더욱 열정적인 사람들, 바로 경은산업을 구성하고 있는 70명의 직원들이다.

이들은 회사가 세워놓은 ‘현명한 근로’ 방침 아래 일에 타성적으로 매몰되지 않고 오히려 일을 즐기면서 주어진 시간 내에 가장 효과적으로 일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정년이 없어서 60세가 넘는 직원들도 많다. 나이가 많아서 직장에서 쫓겨나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노심초사 하지 않고 오히려 경험과 지혜로 살아갈 권리를 직장 속에서 되찾고 있는 것이다.

■ 신기술 개발에 과감한 투자
“기술력으로 승부하되 신소재 연구 개발에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최 대표의 집념은 경은산업의 전신인 ‘국보직물공업사’ 때부터 지켜온 고집이다. 1957년 창립한 ‘국보직물공업사’는 당시 부산을 대표하는 섬유염색업을 통해 호황을 누렸지만 점차 쇠퇴기를 밞으며 신소재 개발에 눈을 뜨게 되었다.

1994년 주식회사로 변경 설립한 경은산업은 LG화학의 자동차용 시트지를 회사의 성장 동력으로 키웠다. 또 다양한 패턴과 신규자재 개발품을 활용한 신발 외 분야로의 개척을 시도하며 생산과 수출을 주력사업으로 회사를 성장시켜왔다. 이후 2007년에는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며 섬유사업 분야에서 선도적 소재 공급업체로 도약했다.

얼마 전에는 10억 원에 가까운 텐타기 구입 등 업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과감한 투자도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큰 힘이 되었다. 앞으로는 전 직원들이 제품에 대한 연구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사내 연구소를 확충해 나갈 방침을 갖고 있다. 단지 안정적인 면만을 고려한 경영을 고수했다면 오늘의 경은산업은 없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