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노조원 회장집 기습

10명 담 넘어…정리해고 철회·면담 등 요구

2006-03-29     권근택

코오롱노조 일부 노조원들이 27일 이웅열 코오롱 회장 자택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다 전원 연행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5시 15분 코오롱 노동조합 정리해고자 복직투쟁위원회 노조원 34명이 서울 성북동 이 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하다 최일배 코오롱 노조위원장 등 10여명이 2m 높이 담을 넘어 집 안으로 들어갔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 등은 ‘정리해고 철회와 회장 면담’ 등을 요구하며 거실 유리창을 깨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최 위원장은 칼로 자신의 손목을 긋는 자해 행위를 벌이다 병원에 이송됐지만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최 위원장은 자택 침입 직전 동료들에게 “내 희생으로 인간적 노사 문화가 꽃피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자해 시위를 미리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코오롱노조는 지난해 2월 회사측이 희망퇴직을 거부한 78명을 정리해고하자 이 중 49명이 복직을 요구해 왔다. 또 지난 6일부터 노조원 3명이 구미공장 송전탑에 올라가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번 사태는 4월 3일 중앙노동위원회의 회사측 정리해고 적법성 판단을 앞두고 벌어졌다. 코오롱 관계자는 “무단침입 사태는 깊은 유감”이라고 표명한 뒤 “정리해고의 적법성은 이미 지난해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인정받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