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發行人 創刊辭] 대변혁…달라야 산다
2003-07-21 한국섬유신문
‘22’라는 숫자는 작은 완성을 의미 한다.
숫자 ‘2’를 ‘커플’의 의미로 해석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이 숫자가 겹친 ‘22’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22일을 ‘커플 데이’라 명명하고 이를 컨셉으로 한 마케팅이 활기를 띄고 있다.
커플에서 발전하여 하나의 작은 인생의 완성을 뜻하는 결혼 연령도 ‘22’라는 숫자와 무관치 않다.
인구증가 억제를 위한 고육책인 듯 하나, 오늘날 중국에서는 22세가 돼야 결혼이 가능하도록 관련법을 조정했다.
조혼이 성행하던 조선시대에도 율곡과 같은 대학자이며 정치가는 22세에 혼인하여 그 이듬해부터 아홉 차례의 과거에서 모두 장원에 급제했다고 한다.
조선조 최고의 성군이요, 계몽군주로 추앙받는 세종대왕은 22세에 즉위하여 우리 민족 역사상 가장 훌륭한 정치와 문화의 꽃을 피웠다.
포커 게임에서도 같은 숫자의 카드 2장을 잡게 되면 ‘원 페어’라는 족보를 형성된다. 덕 페어(duck pair)가 그 작은 완성이자, 시발이다.
카드 점괘로 유명한 타로는 22장의 메이저 알카나에 의해 천문학적 수치의 조합을 구성해 낸다.
▨ 숫자 ‘22’가 뜻하는 하나의 작은 완성
한국섬유신문이 전문 언론이 갖는 온갖 역경과 풍상을 흐르는 역사의 시간 뒤에 묻어둔 채, 오로지 정도(正道)를 걸음으로써 22세의 패기 넘치는 청년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 섬유·패션 전문지로써 전문신문 브랜드 시대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작은 완성을 이룩했다.
실로 벅찬 감회를 느낀다.
돌이켜보면, 한국섬유신문은 신문·방송이 강제로 통·폐합되는 언론 최대의 수난기였던 1981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청에 따라 ‘섬유·패션산업 입국의 길잡이’를 자임하며 고고하게 태어났다.
우리 모두가 허리를 졸라매야 했던 전후(戰後)의 어렵던 시절, 섬유·패션산업은 우리의 꿈이요, 희망이었다.
섬유산업은 지난 87년, 단일산업 최초로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했으며, 94년에는 직물류 단일품목 100억 달러 기록을 세우면서 그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무역수지 방어의 최대 효자산업으로 IMF 위기를 극복하는데 일등공신으로 기여했다.
패션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수출과 내수의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하는데도 한 몫을 단단하게 했다.
섬유·패션산업이 국가경제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온 그 중심에는 언제나 한국섬유신문이 있었다.
▨ 산업 경쟁 패러다임의 일대 변화
그러나 하나의 작은 완성인 창간 22주년을 맞는 한국섬유신문의 심경은 그리 밝지 않다.
그동안 우리 업계가 양적으로 성장한 나머지, 선진국형 산업으로의 전환과 대비가 늦어 일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국내 수출의 30%이상을 차지하면서 교역을 주도했던 섬유류가 88년부터 전자에 추월당했다. 반도체 단일품목이 섬유류 전체 수출을 상회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그동안 공들여 닦은 해외 주요시장을 중국에 고스란히 내주고 있다. 산업 경쟁의 패러다임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업계는 달라져야 한다. 뼈를 바꾸고 태를 빼앗아야 한다.
차별화를 통해 무언가 달라야 살 수 있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앞 다퉈 ‘지역특구(特區)’사업에 뛰어들고 있다고 한다.
다른 지역과 차별되는 ‘나만의 상품’·‘고유의 브랜드’로 지방경영을 앞서 나가자는 전략인 것이다.
브랜드의 가치와 파워는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섬유신문은 ‘한국섬유대상’의 성공적인 운영에 이어 ‘한국패션브랜드대상’을 새로 제정, 브랜드 시대에 적극 부응하고 있다. 대변혁을 위한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 신 청년주의 키워드는 ‘패기’
창간 22주년의 한국섬유신문은 ‘변화와 개혁’의 시대를 맞아 올 신년사를 통해 신 청년주의를 주창한 바 있다.
국가적 카타르시스 만끽하면서 새로운 자신감을 충만 시켰던 월드컵 ‘붉은 악마’의 청년정신을 우리업계에 접목시키자는 것이다.
수출과 내수분야에서 우리나라 근대 산업사의 주역이었던 화려한 옛 영화를 되찾아 그 역사를 다시 쓰는데 열혈 청년의 수혈이 절실하다.
신 청년정신을 실현하는 키워드는 ‘패기’로 풀어낼 수 있다.
‘패기’를 긍정적 사고와 진취적 행동으로 정의하여 완성하려고 한다. 한국섬유신문인이 지켜 나오고 있는 강령이기도 하다.
10원 짜리 동전 한 닢을 쓰거나 벌어들이더라도 ‘쨍그렁’ 소리를 내야 한다.
한국섬유신문은 전문 언론이 갖는 고난과 시련에도 불구, 창간 이래 견지해 왔던 정론직필의 자세를 결코 잃지 않을 것이다.
시시비비를 가려 분명하게 할말은 하되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대안 없는 비판만으로는 현재 우리 업계가 처한 상황이 너무 위급하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기 때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