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포사의 眞相

1999-11-25     한국섬유신문
최근 대한민국 심장부를 들여다 보면‘손바닥으로 하늘 을 가리겠다’는 치졸한 발상만 난무하고 있다. 소위 언론장악문건 폭로사건을 둘러싼 與野간 공방은 사실규 명은 커녕 의혹만 키우고 있고 정치인들의 黨利黨略的 추태는 국민들로 하여금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은 사회적인 불안감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고 이 틈을 타 사회 곳곳에서는 온갖 不 正이 판친다. 한국 사회서 돌림병 돌 듯 번지는 아노미 적 현상을 놓고 국제사회가‘大韓民國=事故共和國’이 라는 닉네임을 붙여 준지도 이미 오래됐다. 성수대교·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을 비웃듯 어린 싹을 무 참히 꺾은 씨랜드 참사가 뇌리에 가시기도 전 꽃다운 청소년들을 非命橫死케 한 인천 호프집 화재사건이 뒤 를 이었다. 있을 수 없는 사건인데도 부정과 결탁된 먹 이사슬은 갈수록 극성만 더하고 그 피해는 애꿎은 국민 들만 입고 있다. 이 모두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 다는 힘있는 者의 朝三暮四式 卓見인데도 몸통은 숨겨 지고 깃털만 갖고 야단들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더 이상 힘있는 者의 꼬드김에 넘어가 지 않는다. 아무리 權謀術數가 판을 쳐도 眞實 만큼은 영원하다는 이치를 통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眞實은 거짓이 없는 참됨의 뜻을 담고 있다. 그러나 최 근 돌아가는 세상통박은 凡夫의 생각조차 진실은 死藏 됐다고 단정하게끔 한다. 인간이 세상을 지배하는 곳이 면 어디서나 術數가 난무한다. 정직하게 사는 것보다 남을 등치고 사는 것이 인생의 즐거움을 배가시키기 때 문인가. 우리는 종종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진실 규명보다는 사 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이를 왜곡하는 것을 쉽사리 접한 다. 또 자기 주장만 강하면 거짓도 진실로 둔갑되는 것 역시 어렵지 않게 목격하게 된다. 세칭 옷로비 의혹사건이 또 패션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 고 있다. 지난 5월말 온 나라를 북새통으로 만들었던 옷로비 의혹사건 실체가 옷로비 특별검사팀에 의해 한 꺼풀씩 벗겨지는 모습이다. 정일순 사장은 검찰수사나 국회 청문회에서 옷값대납 요구를 강력히 부정했다. 국민들의 눈에는 정사장의 당 당하고 거침없는 주장이 텔레비전을 통해 여과되지 않 은 체 비춰졌고 아직도 대부분 국민들은 국회 청문회장 에서 비춰진 정사장의 모습을 결코 잊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옷로비 사건의 중심에는 역시 정일순 라스포사 사장이 있었다. 사건의 본질 호도를 위해 세치 혀로 입 맞췄다 하더라도 진실은 존재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다는 발상은 그로부터 3개월도 채 안돼 양파 벗 기듯 서서히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지금 비록 기각은 됐으나 특별검사팀의 정일순 라스포 사 사장에 대한 영장청구는 사직동팀 조사나 검찰 수사 와는 배치되는 것이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사건 자체가 의혹 투성이다 보니 관심도 갈수록 증폭되 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국민의 알 권리를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인지도 관심이 다. 알 권리의 전제는 진실을 벗겨야 한다는 것이다. 진실 이 死藏되는 사회는 온전한 사회가 아니다. 아무리 힘 이 있는 者의 천국이고 천하없는 거짓말도 무덤까지 안 고 갈 수는 없다. 성공한 쿠데타를 뒤엎은 것도 바로 국민의 힘이 아니던가. 옷로비 의혹사건은 특별검사팀의 정일순 라스포사 사장 에 대한 영장청구와 법원의 기각 등 일련의 과정을 거 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정일 순 사장에 대한 패션업계의 시각도 일면 동정에서 미움 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데스크로 연결되는 패션업 계의 문의전화 대부분도 정일순 라스포사 사장의 주장 보다 “그러면 그렇지” 하는 확인내용들 뿐이다. 최근 정일순 사장은 특검수사와 관련 자신의 억울함을 담은 호소문을 특별검사와 기자에게 보냈다고 한다. 그 러나 제3자는 공정했다. 비록 호소문이 애절한 사연을 담았는지는 몰라도 이 때문에 진실 자체가 은폐될 수는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 의미서 일부 전문언론이 정사장의 호소문을 사족 을 달아 전제한 것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美辭麗句를 동원 장황한 편집자주를 통해 정사장의 말을 옮긴 호소 문은 과연 전문언론의 길이 무엇인가 하는 의심도 들게 한다. 진실을 외면한 일방적 두둔은 언론매체가 취할 길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거부감만 증폭시킬 뿐이다. 지금 패션업계가 정일순 사장의 거짓말 놀음에 환멸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그 피해는 패션업계에 종사하는 디자이너들 뿐이라고 개탄하고 있다. 그래서 정사장에 게 요구되는 것은 더도 덜도 말고 진실만 밝히면 된다. 그러나 정사장은 무슨 까닭인지는 몰라도 아직도 진실 을 호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 옷로비 의 혹사건은 호미로 막아야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