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특수도 기대 못해”…4분기 소비심리 여전히 꽁꽁
대한상의,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발표…4분기 80으로 하락
누적된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의 여파로 4분기 소매시장 회복도 어려울 전망이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는 올해 1분기 79에서 2분기 85까지 회복했다가 3분기 82, 4분기 80으로 연속 하락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6일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 80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소비자 물가가 안정세에 접어들었으나 그간의 누적된 물가 상승으로 높아진 가격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데다, 계속된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 부채 부담으로 소비심리 회복이 이뤄지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태별로는 오프라인유통이 모두 기대감이 하락했다. 편의점은 전 분기 88에서 74로 14포인트 하락하며 경기 기대감을 크게 낮췄고 대형마트(90)도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형마트보다 뛰어난 접근성으로 1~2인 가구의 장보기 채널로 자리 잡은 슈퍼마켓 역시 RBSI 85에서 81로 떨어지며 기대감 하락을 나타냈다.
백화점(91)은 경기흐름의 영향을 덜 받는 업종인데다 연말 특수가 있고 상대적으로 비싼 겨울 의류 판매가 증가하는 4분기가 최대 성수기이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소비 부진 상황을 피해가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온라인쇼핑 전망치는 69에서 76로 소폭 상승했다. 4분기 의류 매출 확대에 대한 기대와 온라인 유통시장의 정산 지연 사태가 해결책을 모색하는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유통업체들의 대다수(60.6%)는 티메프 사태가 유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부정평가 이유로는 소비자 피해 확대(38.3%), 온라인쇼핑 신뢰 하락(38.0%), 판매자 도산(30.4%) 등을 들었다.
또 티메프 이용자들의 이동 예상 채널로는 네이버, 쿠팡 등 국내 대형 온라인플랫폼(71.8%), 중국 온라인플랫폼(11.0%), 국내 다른 오픈마켓(7.8%)을 차례로 꼽았다. 2개 업체 중 1개 업체(56.0%)는 온라인플랫폼 정산 지연 사태가 국내 온라인시장의 재편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민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물가상승률이 최근 들어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필수 소비재를 포함한 생활물가가 높은 탓에 소비자가 피부로 느끼는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코리아세일페스타 등과 같은 대규모 할인행사를 통해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자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