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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압구정 도산공원 일대, 외국인 수요 업고 '패션 성지'로 부흥

마뗑킴·에이피알·젠틀몬스터 플래그십 고객 외국인 70~90% 달해 2022년 3분기 이후 압구정 소규모상가 공실률 0%

2024-09-25     이태미 기자

최근 패션 브랜드들이 압구정 도산공원 인근에 하우스 콘셉트의 근사한 매장들을 속속 오픈하며 주춤했던 도산공원 상권이 부흥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아뜰리에 나인’에 이어 이달 ‘마뗑킴’, ‘에이치덱스’ 등 MZ세대 인기 브랜드들이 연이어 도산공원 인근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지난 24일 한낮 기자가 방문한 마뗑킴 플래그십 도산점은 오픈한지 2주가 채 되지 않았지만 수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특히 젊은 외국인 관광객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그들은 마뗑킴의 제품을 착용하고 일행과 같이 셀카를 찍는 등 현장을 즐기고 있었다.

마뗑킴 매장 관계자는 “90% 손님이 외국인이고 그중 일본, 중국인이 가장 많다. 때문에 매장에서 하루종일 외국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뗑킴 매장 근처에 위치한 ‘젠틀몬스터 하우스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도 예외는 아니었다. 방문객들은 쇼핑을 즐긴 후 지하에 위치한 디저트숍 ‘누데이크 하우스’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겼다. 그들은 진열된 디저트를 신기한듯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다.

젠틀몬스터 매장 관계자는 “이곳은 2021년 오픈한 이후 현재까지 계속 손님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고객이 70~80%다. 한국의 젠틀몬스터 매장 중 가장 큰 곳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관광명소로 꼽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압구정 도산공원 상권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유입이 늘며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지난 5월 도산공원 인근에 오픈한 ‘송지오’ 플래그십 ‘갤러리 느와’ 또한 외국인 비중이 40%에 달한다. 이달 1일 문을 연 ‘에이피알’ 플래그십 ‘스페이스 도산’은 외국인 비중이 80%며 그중 중국인이 15~20%다. 

도산공원 인근이 관광명소가 된 이유는 앞서 유명 패션 브랜드들이 들어서며 상권을 형성한 데 있다. 
패션 브랜드 관계자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명품·하이엔드 브랜드들이 입점한 것에 이어 지난해부터 슈프림, 팔라스 등 유명 스트리트 브랜드들이 들어서며 도산공원 인근이 패션 성지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언급했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과 MZ세대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하는 누데이크 하우스, 런던 베이글, 노티드, 카멜커피, 글리, 자연도 소금빵 등 디저트 카페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 일대가 핫플레이스로 등극한 것도 이유다.

런던베이글

실제로 ‘런던 베이글 뮤지엄’ 앞에는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으며 이곳이 포토스팟임을 증명했다. 그로부터 60m 정도 떨어진 곳에는 고소한 빵냄새가 풍기는 ‘자연도 소금빵’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었다.

자연도 소금빵 근방에 위치한 에이피알 플래그십 매장 관계자는 “관광객들이 명동과 여의도는 쇼핑 목적으로 방문하는 반면 도산공원 인근은 쇼핑뿐만 아니라 사진찍고 먹고 즐기는 놀이터로 생각하고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도산공원 일대의 유동인구가 증가하며 이곳이 포함된 압구정 상가 공실률 또한 낮아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상업용부동산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압구정 소규모 상가의 공실률은 2022년 1분기 17.13%에서 2022년 2분기 4.07%로 급감했으며 2022년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0%를 유지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곳 상권에 입성하려면 번호표를 뽑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패션 브랜드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과 2030세대가 모이는 홍대와 비교했을 때 압구정의 임대료가 비교적 저렴한 것도 상권이 형성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2분기 기준 압구정의 소규모 상가임대료(1㎡ 기준)는 5만4210원으로, 홍대·합정의 임대료 5만6820원보다 낮다. 중대형 상가임대료의 경우 압구정은 5만3080원, 홍대·합정은 6만6630원으로 더욱 높은 격차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