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 쑥쑥 크는 리세일 시장…승기 잡을 중고패션플랫폼은?

빈티드·포시마크 흑자전환, 유명 브랜드 자체 중고앱 증가 리세일 이커머스 투자 증가, 아마존 유럽 중고패션시장 진출 국내 패션 리세일 시장도 빠르게 성장 추세

2024-08-22     민은주 기자

경기침체 여파로 중고패션 수요가 크게 늘었다. 동시에 리세일 이커머스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유명 브랜드들이 연달아 자체 중고거래앱을 출시하면서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리세일

글로벌 중고패션시장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독일 리세일패션플랫폼 빈티드는 지난해 처음 수익을 냈고, 네이버가 인수한 미국 중고패션앱 포시마크는 올해 영업이익흑자로 돌아섰다. 지난 3월 이베이 중고 패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0% 이상 급증했고, 베스티에르 콜렉티브, 더 리얼리얼 등이 선도하는 중고명품시장은 지난 4년간 2배 규모로 확대됐다. 

경쟁 역시 심화하고 있다. 미국 중고패션앱 스레드업의 발표에 따르면 리세일 서비스를 출시한 패션 브랜드는 2020년 9개에서 작년 163개로 크게 늘었다. 자라와 쉬인, H&M 등 패스트패션업체들과 산드로, 벨로스, 에이글, 파타고니아, 롤렉스, 발렌시아가 같은 유명 브랜드들이 연이어 자체 중고거래앱을 선보였고, 이커머스 대기업 아마존은 올해 영국 리세일 플랫폼 하들리 에버 원 잇과 손잡고 유럽 중고패션시장에 진출했다. 

중고패션앱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플랫폼별 타깃과 방향성도 개편되는 추세다. 빈티드의 경우 기존 중저가 제품 위주에서 럭셔리 상품까지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에르메스 켈리 백, 롤렉스 시계 및 샤넬 백이 올해 빈티드에서 판매된 가장 비싼 품목들이다.

케어링, 콘데 나스트 등의 투자를 받는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는 올해 럭셔리 이커머스 플랫폼 마이테레사와 협력을 확대하고 북미를 적극적으로 공략해 중고명품시장 장악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스레드업은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AI 기능을 강화하고 P2P 모델을 테스트하고 있다. 네이버는 포시마크에 K패션을 도입하며 “온라인 패션 재판매의 글로벌 플레이어”를 만들겠다고 선포한 바 있다.

국내 패션 리세일 시장도 빠르게 성장 추세

국내 패션 리세일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1~7월 번개장터의 패션 거래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53% 늘었고, 지난 1분기 패션 카테고리 유료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0%, 작년 4분기 대비 43% 성장했다. 

2022년 런칭한 코오롱FnC 리세일 플랫폼 OLO릴레이 마켓은 코오롱스포츠, 럭키슈에뜨에 이어 시리즈, 캠브리지멤버스, 슈콤마보니, 래코드, 헨리코튼, 에피그램, 커스텀멜로우 등 입점 브랜드를 늘려가며 올 1분기까지 누적 회원 수 약 1만 5000명을 기록했다.

런칭 1주년을 맞은 국내 중고패션앱 차란은 지난 20일 누적 이용자 수 32만 명, 앱 다운로드 수 63만회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모바일 의류 수거 및 재판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클의 누적 사용자는 약 400만 명 이상으로 지난해 8억 벌 이상의 헌 옷을 수거했다. 이밖에도 콜렉티브, 후루츠패밀리, 세컨웨어 등의 국내 중고패션앱이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편 이베이가 최근 발간한 ‘2024 리커머스 보고서’를 보면 전세계 중고거래 시장은 2021년 270억 달러(36조 423억 원)에서 2025년 770억 달러(102조 7873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의 59%가 중고제품을 구매했으며 의류 부문이 4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