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원짜리 디올 백, 제조가는 8만원?” LVMH 공급망 노동착취 ‘버젓’
밀라노 검찰, 12개 패션브랜드 노동법 위반 조사 중
디올 핸드백을 생산하는 LVMH의 이탈리아 자회사가 밀라노 법원에 의해 1년간 사법행정관리를 받게 됐다. 하청을 준 중국 공급업체에서 불법노동과 근로자 학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법적 조치는 올해 들어 세 번째이며,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알비에로 마르티니의 자회사 역시 동일한 이유로 법원의 관리에 들어간 바 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밀라노 법원이 이탈리아에 위치한 패션제품 공급업체 4곳을 조사한 결과 LVMH가 소유한 디올 핸드백 제조업체 직원들의 불법 근무가 밝혀졌다. 검찰은 현장 감찰과 전기 사용량 자료 조사 결과 근로자들이 밤샘근무와 휴일근무 등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고 판단했다.
공급망 4곳의 32명 직원 중 7명은 정규계약서가 없었고 2명은 이탈리아 불법 이민자였으며 일부는 ‘24시간 근무’를 위해 작업장에서 잠을 자며 근무하고 있었다. 작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기계의 안전장치도 제거되어 있었다.
밀라노 검찰은 지난 10년 동안 불법적으로 근로자를 고용하고 세금, 복지 및 연금을 미지불하는 방식으로 제조원가를 낮추는 회사를 조사해 왔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소규모 공급업체가 디올 핸드백 하나를 제작하고 받는 돈은 53유로(약 7만 8500원)에 불과했으며 디올은 이 제품을 매장에서 2600유로(약 385만 3382원)에 판매했다.
이번에 발각된 디올 공급업체 소유주는 노동착취와 불법 고용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지만, 하청을 준 디올에 대한 형사 조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LVMH는 이번 사태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LVMH 주가는 법원의 결정 소식 이후 2.2% 하락했다.
한편 밀라노 검찰은 현재 약 12개 패션 브랜드의 공급망을 노동착취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