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위 주형환 부위원장, 기업에 일·가정 양육 친화환경 조성 당부
기간·횟수 조율 등 경력 단절 없는 ‘육아휴직 개편 방향’ 언급 섬산련, 섬유패션 CEO 조찬포럼
“앞으로 육아휴직 급여 제도를 바꾸고 횟수 및 단기 육아휴직을 할 수 있도록 해 경력단절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 특히 휴가도 반차에서 더 나아가 시간별 등 유연하게 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주형환 부위원장)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저출산고령위) 주형환 부위원장은 지난 30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회장 최병오,이하 섬산련)가 마련한 ‘2024년 제2회 섬유패션(Tex+Fa) CEO조찬포럼’에서 육아휴직 개편 방향을 언급하고 일과 가정의 양육 친화적인 기업 환경 조성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조찬포럼에서 주형환 부위원장은 ‘저출생·고령화 10문 10답’을 주제로 강연하고 섬유패션기업 CEO의 의견을 청취하고 답변을 통해 소통했다. 이번 조찬포럼은 섬유패션업계 100여명의 CEO들과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주 부위원장은 이번 강연에서 세계적인 추세인 인구구조 변화 진단과 전망,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의 대응 현황, 저출생 문제 해소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꼽히는 양육부담 및 주거부담 해소 등 향후 우리 정부의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한 설명했다. 아울러 저출생 고령화 문제에 대한 섬유패션 산업계 입장에서 대응 방향을 모색하고,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주형환 부위원장은 “중소기업은 이제 인력 미스매치시대가 아니라 인력 부족시대에 직면할 것이다”며 “젊은 인력을 구하기 위해서는 일과 가정을 함께 이룰 수 있는 양육친화적 환경을 조성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 29일 발표한 매출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기업 인식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력부족 문제가 평균 9년 이내 산업현장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기간별로 5~10년(44.2%)이 가장 응답률이 높았다. 10~15년(24.2%), 3~5년(9.2%) 순이다.
주 부위원장은 “육아휴직 출산휴가 및 근로시간 단축, 유연근무가 기업 생존전략이다. 기업들이 이와 같은 기조 아래 인사관리와 노무관리를 해달라”고 당부하고 “정부는 조력자로서 중소기업이 재정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일자리 창출이 저출산 고령화의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있고, 정책적 지원과 사회인식 변화가 저출생 추세를 반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일·가정 양립과 양육, 주거 3대 핵심분야 지원에 선택과 집중을 한다는 것이다. 이날 주 부위원장은 기업인들이 같이 실현할 수 있는지 다방면으로 논의하고, 기업인에 지원을 부탁했다.
이날 주요 질문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Q : 10년 이상 근속자는 기술이 축척된 사람들이다. 지금 육아휴직은 1년 정도 쓰게 돼 있다. 직원들은 경력 단절을 우려한다. 육아휴직 3개월 이후 최소 일주일에 1번, 이후 일주일에 2번 정도 출근해야 업무 공백이 없다. 그렇지 않으면 중소기업은 대체 근무자를 투입할 수 밖에 없다. 정부에서 일주일 혹은 일주일 2번 정도 출근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를 추가해 경력단절되지 않도록 부탁한다(던필드그룹 서순희 회장).
A : 간담회 등에서 젊은층과 얘기해보니 경력단절을 우려해 육아휴직을 길게 쓰고 싶어하지 않는 직장인들이 많았다. 앞으로 육아휴직 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일정 시간 내에) 근로시간 단축과 재택근무 등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경력 단절이 되지 않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기업이나 디자이너가 꼭 필요할 때 인력을 쓸 수 있도록 하고, 기업입장에서도 업무 공백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동료업무지원금 등도 주는 방법이 있다. 국민 경제 전체적으로 인력 부족을 이와 같이 활용 하는 게 좋다.
Q : 경기도 포천에 공장을 두고 있다. 직원들 출퇴근 거리가 멀고 직원 구하기가 힘들다. 근처에 공장이 대부분이다. 주거지가 거의 없다. 연립형태든 지원이 필요하다. 면사무소 등을 이용해 어린이집 및 유치원 활용이 필요하다. 유치원이 당장 활성화 안 될 수도 있지만, 상당 시간 좋은 어린이집으로 알려지기까지 일정 기간 이상 유지해주기를 바란다(성신섬유 정명효 대표).
A : 지방의 폐교나 면사무소 등에 어린이집을 만드는 것은 좋은 점이 많다. 지자체와 주변 중소기업 및 금융과 협력해 같이 ‘상생형 어린이집’ 만들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지자체와 금융기관 등에 요청 중이다. 거점 형태의 어린이집 유치원 및 지역 돌봄 센터를 같이 하거나 초등학교와 인접한 곳에 시설을 만드는 등으로 유도하고 있다. 일부 지방은 있는 곳도 있다. 직장어린이집은 근로복지공단이 시설 투자비와 인건비 및 운영비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인건비와 운영비를 더 늘릴 수 있는 ‘상생형’도 고려 중이다.
주형환 부위원장은 기업 차원의 일·가정 양립 제도 도입에 앞장서고 있는 포스코 그룹을 예로 들었다. 포스코그룹은 포항과 광양에 협력사 직원 자녀도 이용할 수 있는 ‘상생형 공동직장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2019년 4월부터 근로복지공단과 협력해 상생형 공동직장 어린이집을 더 설치했다.
그 외 “어린이집 운영에 퀄리티를 높여달라”, “회사가 임대해서 직원에게 주택을 지원할 수 있다” 등의 의견도 나왔다.
이에 대해 주 부위원장은 “회사가 임차한 주택을 직원한테 복지로 주거나, 비용을 지원하는 것은 사회복지차원에서 좋다. 이럴 경우 기업에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