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절반 “아이 안 원해”…절대다수가 “저출산은 사회 탓”

저출산 원인 1위는 일·육아 병행 어려움

2024-03-19     민은주 기자

우리나라 성인 둘 중 한명만 결혼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아이를 낳을 계획이 있는 사람은 절반을 밑돌았다. 저출산 현상이 사회적 문제인지 묻는 질문에는 거의 모두가 동의했다.

국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한국보건사회연구원는 지난해 전국 만 19∼49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결혼과 출산 의사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응답한 비중은 전체의 24.5%였고,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한 응답자는 19.1%를 기록했다. 현재 법률혼 상태를 유지하는 사람을 제외한 설문 대상 1059명 중 ‘결혼할 생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51.7%로 집계됐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56.3%)이 여성(47.2%)보다 결혼 의사가 높았다. 연령별로는 20대부터 30대까지 결혼할 생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점차 오르다가 30∼34세에 58.7%로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섰다. 학력별로 살펴보면 대학원 이상 졸업자에서 결혼할 의사가 있는 응답자가 65.9%로 가장 많았다. 현재 동거 중이거나 사실혼 관계인 응답자 중에서는 71.5%가 결혼 의향이 있었다. 이혼 등으로 다시 혼자가 된 사람들 중에서는 26.9%가 재혼 의사를 밝혔다.

설문조사 대상자 전원에게 출산 의사를 묻자 46.0%가 ‘낳지 않을 생각이다’고 답했고, ‘낳을 생각’이라는 응답자는 28.3%에 그쳤다. 동거·사실혼·법률혼을 포함해 아직 아이가 없는 기혼자 중에서는 46.5%가 ‘낳을 생각이다’라고 밝혔고,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26.4%)’, ‘낳지 않을 생각이다(24.7%)’ 순으로 뒤를 이었다. 자녀가 한 명 이상 있는 기혼자 중에서는 76.1%가 더 이상 낳지 않겠다고 답했다. 

저출산 현상이 사회적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매우 그렇다’ 51.9%, ‘그런 편이다’ 42.0%로 총 93.9%가 동의했다. 저출산이 미래 세대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응답률도 93.1%에 달했다.

저출산 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구조’를 꼽았다. 이에 반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육아휴직, 유연근무 제도 등을 포함한 일·가정 양립 정책을 알고 있다는 비중은 22.0%에 불과했다.

연구책임자인 이소영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들의 정책 이용도를 높이고, 정책이 결혼이나 출산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치려면 적극적으로 홍보와 교육을 해야 한다”며 “정책 수요자인 국민의 관점을 반영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지속해서 조사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