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스탠다드 장동길 대표 “서서히 스며드는 롱런 브랜드로 고객과 동행할 것”

2022년 8월 런칭해 매출 6배 성장 8월 성수 첫 오프라인 매장 오픈

2024-03-13     이태미 기자

이스트스트릿의 장동길 대표는 2022년 8월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 ‘1989스탠다드’ 런칭을 시작으로 ‘키치앤키스’, ‘이스트스트릿’ 등 여러 브랜드를 선보였다. 지난해 5월부터는 패션 강의와 컨설팅도 하고 있다. 회사 설립 1년 반 만의 성과다. 브랜드 런칭부터 강의·컨설팅까지 패션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장동길 대표를 만나 성장 비법과 계획을 들어봤다.

-‘1989스탠다드’는 어떤 브랜드인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를 전개하는 회사에서 10년 동안 근무했다. 신입 사원으로 입사했으나 연차가 쌓이면서 총괄 실장을 맡았다. 당시 수입·판매를 비롯한 여러 업무를 수행했다.

다년간 패션업계에서 일하면서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지난 2022년 8월 ‘이스트스트릿’을 설립하고 나의 탄생년도를 넣은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 ‘1989스탠다드’를 런칭했다.
1989스탠다드는 일상에서 더욱 자유롭고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스타일을 제시하는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다. 1980~1990년대의 레트로한 스트리트 패션을 트렌디하게 재해석했다.

1989스탠다드의 특화 아이템은 후드티다. 국내산 특양 기모 원단이 들어가 두께가 도톰하며 여유있는 실루엣으로 남녀 모두 편안하게 입을 수 있다. 무신사에서 매출을 견인한 아이템은 1989 로고가 크게 들어간 ‘아워 1989 오버핏 후드(our 1989 overfit hoodie)’다. 무신사에서 1년간 3만 8000개 이상 팔렸다. 에이블리에서는 스프레이로 꽃을 그린 듯한 프린팅

이 특징인 BW 플라워 오버핏 후드(BW flower overfit hoodie)가 인기다. 적당한 오버핏과 단순하지만 귀엽고 힙한 느낌이 드는 꽃 프린팅이 10대 여심 공략에 주효했다.
1989스탠다드는 매시즌 스트리트 무드를 반영한 상품으로 소비자를 사로잡는다. 올해 S/S시즌에는 링거 반팔 티셔츠를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내세운다.”

-지난해, 전년대비 6배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그간의 성과와 매출 신장 비법은.
“1989스탠다드는 디자인과 핏, 가격면에서 소비자들의 구매 포인트를 잘 짚었다. 레트로한 느낌을 트렌디하게 풀어낸 힙한 디자인, 후드티 3~4만 원대, 맨투맨 2~3만 원대라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또한 신속함을 추구하는 1020세대를 위해 당일배송 원칙을 지키고 있다.

2022년 8월 에이블리에 입점해 한 달만인 9월, 에이블리 전체 브랜드 중 1위를 기록했다. 그 뒤에도 4~5개월간 그 자리를 지켰다. 같은 해 9월 부산에서 열렸던 오프라인 러블리마켓에도 참가했다. 플리팝에서 운영한 러블리마켓은 Z세대 취향에 맞는 패션, 뷰티, 액세서리 아이템들을 오프라인에서 경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다.

당시 참가했던 35개 브랜드 중 판매 1위를 달성했다. 브랜드 런칭 한 달만의 성과였다.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해 1월에는 무신사에도 입점했으며 상의 카테고리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무신사가 매출 비중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조금씩 팬덤이 생기면서 무신사 글로벌과 일본 패션 플랫폼 식스티퍼센트, 일본 현지에 진출한 한국 패션플랫폼 디홀릭 등 해외 시장에도 진입했다. 무신사 글로벌에서는 미국 판매율이 가장 높으며 특히 1989 자수 후드의 인기가 좋다.”

-다른 브랜드들의 전개 현황은.
“여성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키치앤키스’는 1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키치한 콘셉트로, 무신사와 에이블리를 통해 전개하고 있다. 타깃 연령대가 10대였으나 20대 초반으로 높이기 위해 키치한 무드를 덜어내고 고급스럽고 트렌디한 느낌을 살리는 등 브랜드 콘셉트를 재정비 중이다.

최근 오픈한 하이엔드 남성 캐주얼 브랜드 ‘이스트스트릿’은 20대 후반에서 30대 남성이 타깃으로, 내 취향을 담은 옷을 모두와 공유하고 싶어서 런칭했다. 지난 4일부터 무신사에서 단독 판매 중이다. 기존의 브랜드보다 가격이 높은 10만 원 이상의 제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진행 중인 강의와 컨설팅에 대해 설명해달라.
“지난해 5월부터 광진문화예술회관에서 패션 강의와 컨설팅을 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의류 사입과 판매부터 시작해 패션 마케팅의 전반적인 과정에 대해 강의했으며 이번 시즌에는 의류 브랜드 취업 및 창업 컨설팅을 하고 있다. 수강생들의 생각과 고민을 들으면서 느끼는 점도 많다. 20대 젊은 분들이 많다보니 옷 입는 센스도 남다르다. 트렌드를 읽을 수 있고 소통을 통해 영감을 얻기도 한다.”

-올해 계획과 중기적인 목표는.
“컨설팅을 하면서 보람을 느꼈고, 앞으로 블로그와 같은 개인 계정을 통해 본격적인 컨설팅 사업을 진행하려고 계획 중이다. 
유통망도 넓힌다. 8월에 서울 성수동에 오프라인 직영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생각 중인 콘셉트는 무인 매장이다. 자유롭게 샘플을 착용한 뒤 결제하면 택배로 옷을 보내주는 시스템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판로도 넓힐 계획이다. 미국과 중국, 대만 시장 진출도 시작하는 단계며 올해 안에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까지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중기적으로는 의류에 국한되지 않고 모자, 가방 등 카테고리를 확장해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예정이다. 1989스탠다드는 설립 당시 1명의 아르바이트생과 함께 시작했으나 현재는 총 15명의 직원과 함께하고 있다. 회사가 성장한 만큼 직원 복지에도 더욱 신경쓸 것이다. 

빠르게 성장했지만 급하게 가고 싶지 않다. 힙하면서도 데일리로 입기 좋은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부담없이 다가가려 한다. 고객들이 우리 브랜드에 서서히 스며들어, 천천히 오랫동안 동행할 수 있는 브랜드로 육성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