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섬유폐기물 규제 강화로 패스트패션 압박

유럽의회(MEP)가 섬유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지침 개정에 나섰다. 섬유 생산업체에 폐기물 관리 비용 책임을 부과하는 방안으로, 패스트 패션에 대한 EU 조치의 시작이라는 분석이다. 

유럽의회 환경위원회는 지난 14일(현지 시간) 증가하는 섬유 및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EU의 폐기물 기본 지침(WFD) 개정을 채택했다. 이번 규제 강화는 찬성 72표, 기권 3표로 반대표 없이 통과됐다. 개정안은 오는 3월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되며 EU 회원국과의 협상은 6월 EU 선거 이후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EU 시장은 섬유 제품을 제조·수입한 기업이 폐기물을 회수 또는 재활용하도록 책임을 부여하는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제도를 설정하게 된다. 회원국은 지침 발효 후 18개월 안에 이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동시에 EU 국가들은 2025년 1월 1일까지 재사용을 위한 별도의 직물 수집, 재사용 및 재활용 준비를 보장해야 한다. 이러한 규정은 가죽, 합성 가죽, 고무 또는 플라스틱과 같은 섬유 관련 재료가 포함된 제품을 포함하여 의류 및 액세서리, 담요, 침대 린넨, 커튼, 모자, 신발, 매트리스 및 카펫과 같은 섬유 제품에 적용된다.

독일 녹색당의 수석 협상가였던 몰타 갈레아(Malte Gallée) 유럽위원은 특히 “패스트 패션이 환경에 미치는 놀라운 피해”를 지적하며 “이번 투표는 패스트 패션이 지구에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 관행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환경청(EEA)에 따르면 EU에서는 매년 1,260만 톤의 섬유 폐기물이 발생한다. 의류와 신발만 해도 520만 톤에 달하며, 이는 매년 1인당 12kg에 해당한다. 폐기물 대부분이 소각되거나 수출, 매립되고 오직 22%만이 재사용 또는 재활용을 위해 수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