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미래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는 2024년 새해가 밝았다.
글로벌 시장서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 수준 높은 역량으로 한국의 맹위를 떨치고 있는 우리 사회는 현재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강력한 변화와 개혁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위상만큼 선진국가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며 선진 대열에 합류해야 하지만 과연 가능할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
유럽연합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한 ‘그린딜’과 ‘Fit for 55’ 등 추가적인 정책으로 적극적이고 강력하게 움직이고 있다.
유럽이 주도적으로 전개하는 순환경제 패러다임의 거대한 움직임에 한국의 패션섬유산업군도 반드시 동참해야 하는 상황이다.
강력한 규제로 나이키, H&M, 파타고니아 등 글로벌 빅 바이어들의 공급망 룰 메이킹으로 완성된 새로운 기준은 세계 시장 참여에 필수사항이 되고 있다.
‘H&M’은 2030년까지 지속가능 순환경제 실현 로드맵을 수립하고 이행중이며 연차보고서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는 CO2발생변화, 전력량 변화, 전체 물 사용공정에서 물 재활용 비중, 자체 운용 재생에너지, 리사이클 또는 지속가능하게 공급된 소재, 의류 회수 시스템을 통한 회수된 양, 매장 폐기물 리사이클 시스템 도입매장 비중 등 매우 구체적인 실천 사항을 담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2025년까지 완전한 탄소 중립 목표를 설정하고 재생소재만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구찌’ 는 2025년까지 원자재 추적성 100% 달성, 2030년까지 지속가능을 위한 탄소 중립적 소재만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LVMH’ 그룹은 2026년까지 버진 플라스틱을 제거, 지속 가능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지난 12월5일 합의 발표된 ‘에코디자인 규정(ESPR)’의 ‘미판매 의류 폐기 금지 조항’은 의류 및 패션제품 생산 전반에 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에코디자인은 환경기준을 제품디자인에 포함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모든 제품 및 서비스 디자인에 환경문제를 해결할 기술적 보완을 요구하고 있는 것.
국내 섬유패션기업 중 수출기업은 그나마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환경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내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기업은 대응 능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지식과 의식없는 무지한 상태다.
서울대 추호정 교수는 “섬유패션군의 지속가능 산업 동참은 R&D를 기반으로 공급망과 유기적으로 정보를 교류하며 그들이 만들어내는 과정을 디지털 정보화로 공유하고 공급망 맵핑을 짜야하는 거시적 움직임을 실행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속가능 산업에 대한 공급망 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것은 모든 기업들이 반드시 갖춰야하는 필수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국가들이 실질적인 기준들을 마련하고 모두에게 필수적 사항을 갖추라는 상황에서 국내 여건은 단계별 계획조차 없다면 글로벌 시장은 미래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
순환경제로의 전환은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코앞에 닥친 현실이다. 기업들이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합의된 기준과 제도 마련이 절실하다.
심상보 SFI 전략기획본부장은 “국내 내수 중심 섬유패션 기업들은 ESG경영에서 요구하는 사항에 대응하는 것이 기업 이익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 수준의 제품을 중심으로 스트림별 계열화를 진행해야 우리나라 섬유패션산업의 미래가 있다. 지금까지 기업의 가치를 규모에 두고 있던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기준에 부합하는 스트림 구성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섬유패션업체들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여러가지 환경 규제에 관한 제도를 숙지하고 구체적으로 논의해 선진국과의 온도차를 줄여나가야 한다. 글로벌스탠다드에 발 맞춰 준비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새로운 성장 동력과 기회를 놓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