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동대문시장 활성화할 TF팀 구성하라
동대문 이름만 빌린 껍데기는 가라 화려한 이미지만 좇아서는 안돼 … 도소매 상인·상가, DDP 자원 묶은 패션뷰티관광으로 확대 성장해야
“동대문이 악조건 속에서도 연간 10조원이 거래되는 상권이다. 현재 상태로는 10조원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도소매 상인, 상가를 포함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관광자원을 묶어서 지역민이 함께하는 패션, 뷰티 관광이 있는 동대문으로 살려야한다”
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협의회 박중현 회장이 지난 6월 ‘패션&글로벌 페스티벌 K뷰티 K관광 미래전략 심포지엄’에서 한 말이다. 한 해를 마감하는 이 시기에 6개월 전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있다. 동대문을 기반한 발전 방향이 또 다시 껍데기인 이름만 들어간 사업들로 채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그리는 DDP와 동대문을 연계한 뷰티 패션사업 전략은 동대문 시장 현장 목소리와 상당한 괴리감이 존재한다. 굳이 동대문이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뷰티패션사업이기 때문이다. 뷰티패션사업을 서울의 새로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지원하는 것에는 대 찬성이다.
이에 더해 섬유패션의 뿌리 산업에 대한 이해가 더해지고, 동대문 시장까지 활성화가 연계된다며 더 큰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2년 사이 서울시는 동대문협의회와 상가 대표를 비롯한 상인들인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올해의 서울시 행보를 보면 뷰티패션에 현장의 목소리가 들어갔는지 의문점이 생긴다.
서울시를 비롯해 서울경제진흥원(SBA)은 뷰티산업을 진흥시키기 위한 패션뷰티과로 부서 이름을 바꾸거나, 뷰티산업본부를 신설하며 뷰티지원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올해 본격적으로 DDP를 배경으로 여러 가지 행사가 열렸다. SBA가 진행하고 있는 DDP 내 복합문화공간 ‘비더비’(B the B)는 지난해 9월 개관 이후 11월 말까지 약 76만여명의 시민이 방문하는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비더비에는 애슬레저 브랜드 안다르와 한국 인기 브랜드 몽제(매트리스), 클럭(마사지기), 티타드(화장품)의 다양한 제품 등이 있다. 패션 커머스 플랫폼 브랜디도 참여했다. 이곳에 참여한 기업과 브랜드들은 멋진 비추얼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현 시대는 비주얼 콘텐츠도 중요하다.
이와 같은 비추얼 콘텐츠를 늘리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동대문의 뿌리 산업에 속하는 시장 상권을 활성화할 대책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동대문 상권의 콘텐츠는 서울시가 간과해서 안된다. 뿌리 산업에 속하는 섬유패션 집적지인 동대문 시장 의 중요 역할 때문이다. 동대문 DDP 일대는 패션이 중심이 된 34개 상가에 도매와 소매 3만여 점포가 밀집한 곳이다. 연간 10조원이 거래되는 패션산업집적지다. 한 기업으로 따져도 엄청난 거래액이다. 10만명 상인과 종사자 및 연관 종사자까지 더하면 50만명에 이르다. 일거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곳이다. 현재 동대문 주요 상가에 빈 점포가 늘고 있다.
성장보다는 침체와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동대문 시장이 축소된다며 그 터전에서 발전하고 있는 온라인 비브랜드를 비롯한 연간 산업이 도태될 수 없다.
동대문 시장이 축소되면 온라인 시장도 축소될 수 밖에 없다. 1인 창업자를 비롯한 소상공인 사업자들이 동대문 도매 시장에서 패션 제품을 사서 마진을 붙여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터전에서 비와이엔블랙야크와 패션그룹형지가 성장했다. 이 같은 단계에서 봉제, 원부자재 사업까지 연결돼 있다.
동대문 시장도 성장하고 서울시가 추진하는 뷰티패션 사업이 동시에 협업해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서울시와 산업통상자원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동대문 패션집적지를 이해하는 구성원들이 모인 TF팀을 만드는 데에서부터 출발해야한다.
화려한 껍데기가 아니라 꽉 찬 알멩이가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산업을 살린 핵심 콘텐츠가 빠지고 화려함만 좇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