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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큰손 잡고 유럽·미주까지 영토 확장

EENK, YCH 등 중국서 홀세일로 규모 키우고 유럽행 한국은 다양성으로 승부수…자금력 있는 중국서 수혜

2023-10-19     나지현 기자

#윤춘호 디자이너가 이끄는 YCH는 홀세일 브랜드로 지난 4년간 5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홀세일이 시작된 시점은 2019년 말. 다름 아닌 코로나 기간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스탁리스트 130여곳, 160억 원이 넘는 홀세일 매출을 기록했다.

이혜미 디자이너의 여성복 잉크(EENK), 윤춘호 디자이너가 이끄는 YCH 등은 최근 몇 년간 중국서 홀 세일 규모를 키우고 자금력을 확보해 유럽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브랜드다. 

중국 대륙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신진 디자이너들의 활약상이 뜨겁다. 국내 패션 경기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 실적을 견고하게 올리며 성장하는 브랜드들이 있어 주목된다. 

윤춘호

YCH는 올해 중국을 넘어 유럽과 미주, 내수 시장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 홀세일 브랜드의 특성상 재고 부담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한 결과 자금력이 탄탄해서다. 국내에는 해외에서 오가는 고객과 바이어들의 요청으로 한남 일대 플래그십스토어 오픈을 고려 중이다.   

잉크는 2017년 첫 RTW를 서울패션위크를 통해 선보였는데 중국 유명 편집숍 I.T에서 트라이얼 오더를 시작으로 중국 편집샵 3곳의 오더가 글로벌 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 시작점이 됐다. 이듬해 SND라는 중국계 빅 쇼룸에서 곧장 러브콜이 왔다. 파리 쇼룸에서의 홀세일도 같은 해다.

바잉했던 쇼룸에서는 셀스루(수주 대비 판매율)가 90%이상 나오면서 오더량이 급격하게 늘기 시작했다. 현재 세일즈 비중은 중국 50%, 국내30%, 미주·유럽·중동 10%, 그 외 아시아 10%를 차지해 중국 세일즈 규모가 가장 크다. 올해부터 유럽, 미주 등 한층 확장된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YCH는 국내보다 중국에서 더 유명한 한국 디자이너다. 2020년 본격적인 중국 홀세일을 시작해 올해로 4년 차를 맞았다. 코로나가 한창 전 세계를 강타한 시기였음에도 홀세일 규모는 매년 2배 이상 신장했다. 

한국행 제품의 검수가 까다로운 시기에도 원산지 증명과 꼼꼼한 원단 테스트를 거친 철저한 관리로 중국 물류 통관에서 무사통과하며 타 업체들은 수출이 어려웠던 시기,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YCH는 쿨헌터(중국)와 퓨처소사이어티(유럽) 에이전시를 통해 백화점과 편집샵 위주 스탁리스트를 확대해가며 현지화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 블랙핑크를 비롯, 인기 아이돌 의상 제작 디자이너로 임팩트 있는 노출과 꾸준히 인기 아이돌그룹 멤버들이 착용한 아이템이 바이럴되면서 중국 패션시장 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초반 트라이얼 오더시기에 셀스루가 좋아 6번째 시즌부터 버짓이 급격하게 늘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명품 소비가 가장 많은 시장인 만큼 프리미엄 고객을 겨냥해 소재와 퀄리티에 가장 신경 썼다. 

YCH만의 테이스트와 감도를 유지하며 K팝 스타들이 입는 시장성 있는 K-디자이너 브랜드로 성장했다. 첫 시즌 1억5000만 원에 불과했던 홀세일 규모는 두 번째 시즌 4억8000만 원, 이후 30억 원, 3년 차에 160억 원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로 시장 규모를 키워 점프업 했다. 

윤춘호 대표는 “중국 또한 패션 시장이 글로벌 트렌드를 흡수하며 급변하고 있다. 세분화가 가속되고 있으며 해외 컨템포러리를 선호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소비력이 좋은 시장이다. YCH만의 테이스트를 유지하며 정체성을 확보, 내 고객을 확보한 것이 비결”이라고 밝혔다.

또 “다양성이 존재하는 중국에서 하이엔드 시장의 견고한 바이어풀이 확보되면서 규모를 키워 자금력을 키운 만큼 미주와 유럽 시장 공략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YCH는 시즌마다 150여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올 F/W부터 국내 내수 시장 확대일환으로  이번 시즌 국내 분더샵에 첫 입점했다. 온라인 자사몰과 이큐엘, W컨셉, S.I 빌리지 등을 통해 고객 접점을 만들고 있다.      

잉크 또한 중국 홀세일 규모가 해외 세일즈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액세서리 브랜드로 출발했지만 현재 중국 최대 전문 패션 쇼룸으로 불리우는 룸룸(RoomRoom)을 통해 풀 컬렉션 홀 세일을 진행 중이다. SND가 중국 정부 산하 쇼룸인 룸룸과 합병하면서 스케일업을 시도 중이다. 중국 내 스탁 리스트가 110여 곳에 달하며 셀스루는 90%이상을 기록 중일 정도로 현지 반응이 뜨겁다. 

국내 생산과 수입소재를 사용해 가격대가 높은 편이지만 중국 시장에선 가격 저항이 없어 규모 있게 키울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노세일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시즌당 300스큐를 선보일 정도로 다양한 제품과 완성도 높은 디자인, 일관된 기조의 상품력이 인정받으면서 세계적인 쇼룸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잉크는 23 S/S시즌 파리패션위크에서 데뷔 쇼를 치루면서 유럽 시장 공략 수위 또한 높이고 있다. 최근 24 S/S 파리패션위크서 3번째 쇼를 마쳤다. 

중국외 국내와 해외비즈니스는 퓨처 소사이어티 쇼룸과 디벨롭해 왔으며 최근 추가로 유럽 굴지 쇼룸인 247과의 계약을 통해 현지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이번 컬렉션에서 맨즈 라인과 선글라스 컬렉션도 런칭해 확장성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지 프레스와 바이어, 인플루언서들의 반응은 한층 성숙된 수준 높은 컬렉션을 선보였다는 평이다. 

기존바이어들 뿐 아니라 유럽·미주 지역의 새로운 바이어들에게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새로 런칭한 맨즈라인 또한 많은 관심으로 이번 시즌 글로벌 브랜드로서 더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혜미 디자이너는 “해외 세일즈는 지역 굴지의 로컬 에이전시를 통해 현지화된 조언과 바이어풀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지역마다 전문성을 갖춘 에이전시를 통해 해외 홀세일 규모를 차근차근 높여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잉크는 Letter Project라는 타이틀 아래 알파벳 A부터 Z까지 각 글자를 이니셜로 삼아 패션 카테고리 안에 한정된 컬렉션을 선보이기보다 독보적인 취향과 감성을 담은 아트, 디자인 프로젝트를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