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낮 무더위에 가을 의류 매출 최악
9월3주차 매출 전년비 2.2~42.0% 하락
9월 중순이 넘어서까지 한 낮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업계가 가을 품번 초두 아이템 판매가 원활치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을 신상과 함께 시즌 시작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9월, 2주차(9월4일~10일)에 신장세를 보였던 브랜드도 3주차(9월11일~17일) 두 자릿수 역신장으로 돌아선 브랜드가 많았다.
이유는 현 날씨와 매장에 걸려있는 계절감이 맞지 않아서다.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기라는 백로를 훌쩍 지나 추석연휴가 코 앞이지만 한 낮에는 30도 가까이 기온이 오르며 여름을 방불케 하는 날씨로 거리 대부분은 여전히 반소매 의류를 착용한 사람들이 많았다.
목적 구매가 뚜렷해 날씨와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가두 주요 15개 브랜드들은 9월3주차 전년 동기 대비 2.2~42.0%까지 매출이 빠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을 품번의 팔림세가 역대 최악이다. 일단 낮 기온이 너무 높고 선구매 니즈도 떨어져 9월 판매율이 전년과 비교해 3개 브랜드 모두 역신장이다. -4.5~-24%의 신장률로 이맘 때 몇몇 베스트 아이템이 배출되며 리오더에 들어가는데 반응이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유통은 추동 제품을 팔기 위해 점포 내 온도를 의도적으로 낮춰서 아우터 판매를 유도한다고 들었다. 가두점은 날씨 영향을 워낙 많이 받는지라 목표는 커녕 매출이 큰 폭으로 빠져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10월2일 대체공휴일 지정으로 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여행 수요는 늘고 있지만 영업일수는 줄어드는 데다 쇼핑보다 여행으로 기우는 분위기라 패션업계는 긴 연휴가 반갑지만은 않다. 엔데믹으로 외부 활동이 많아질 것으로 예측해 추동 물량을 전년보단 대부분 늘렸는데 스타트가 좋지 않은 만큼 판매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본격적인 시즌에 들어간 골프 업계도 울상이다. 주요 골프 9개 브랜드는 매장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18개까지 늘어났지만 -11.2~-34.1%의 신장률로 매출이 빠졌다. 아동 업계도 가을 판매가 부진한 것은 마찬가지. 9월17일까지 주요 아동 12개 브랜드 매출 신장률은 -3~-37%로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맞는 첫 추석명절인데다 긴 연휴로 해외 여행 예약률은 지난해 대비 약 10배 이상 폭발적 수요를 보이는 등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완연하게 회복됐다. 반면 고금리와 불경기는 지속되면서 옷값을 줄이는 분위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