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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플랫폼, 버블 꺼지고 투자 혹한기

트래픽 줄고 추가 투자 유치 쉽지 않아 경영난 우려   일부 고용인원 구조조정…수익성 개선 최우선 과제

2023-02-02     나지현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패턴 변화로 투자 호황을 누렸던 플랫폼 업계가 최근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으로 인한 경기침체로 투자 혹한기에 들어섰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스타트업 투자 동향 보고서를 분석하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해 VC 투자금액은 11조1404억 원으로 2021년 투자실적 11조7286억 원에서 5882억 원(-5.02%)감소했다. 특히 투자 호황을 누렸던 일부 명품 플랫폼사들부터 버블이 빠지기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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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으로 인한 오프라인 구매와 온라인 수요가 빠지면서 일부 명품 플랫폼은 트래픽과 재방문율, 소비자거래건수 등 직접적으로 수익과 연결되는 지표 흐름이 꺾이며 고용인원을 줄이는 등 구조조정에 나선 모습이다.   

스타트업 성장분석 플랫폼 혁신의숲 데이터룸 자료에 의하면 ‘발란’의 월별 트래픽은 지난해 5월 최고점을 찍었던 71.9만에서 2022년12월 기준 33.5만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소비자 거래건수도 같은기간 월 10만1000에서 5만으로 반 토막이 났다. 지난해 시리즈C 투자유치(2022. 10) 직전인 8월에는 전년 동기간보다 고용인원을 3배 가까이 늘렸다가 2022년 12월 기준 128명으로 15%가량 줄였다. 발란의 누적 투자금액은 735억 원 이상이다. 

트렌비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8월 시리즈D 투자유치로 총 750억 원의 누적 투자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최고 트래픽을 올렸던 3월 월53.7만에서 12월 기준 30.3만으로 내려앉았다.

지속적으로 가파르게 고용인원을 늘렸던 트렌비는 지난해 5월 228명의 최다 고용인원을 운영했으나 12월 기준 150명까지 줄여 구조조정에 나선 모습이다. 소비자 거래건수도 21년12월 8만6000에서 지난해 12월 기준 5만4000으로 40%가량 줄었다.

대부분 광고판촉을 집중적으로 했던 시기에는 트래픽이 크게 올랐다가 이후 줄었다. 두 기업의 21년 연결재무제표에 의하면 발란은 영업이익 -185.5억, 순이익은 -190.8억 원, 트렌비는 영업이익 -303.4억 원, 순이익은 -310.1억 원을 기록했다.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잘나가는 스타트업에 경쟁적으로 투자하고 돈이 몰렸던 기조는 완연하게 달라졌다. 거래액을 늘리기 위한 마케팅 비용으로 외형을 키웠던 플랫폼 시장은 이제 외형과 수익성 모두를 잡아 생존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플랫폼 업계가 투자 유치 이후 공격적인 시장 선점을 위해 많은 리소스(인재영입, 기술우위를 위한 R&D투자, 마케팅 등)가 필요한데 경쟁자와의 격차를 압도적으로 벌리거나 선두 주자를 따라잡기 위해 막대한 자금 투입으로 시장 경쟁에 나섰던 만큼 버블이 빠지는 시점에 도래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VC업계가 대규모 투자가 단행되는 등 차질 없이 진행됐으나 리스크가 커지자 하반기부터 투자 흐름이 급격히 꺾이기 시작했다.

사업 영위와 외연확장, 시장 선점과 기업 운영 유지를 위해 추가 투자 유치를 통해 자금을 충당해오던 플랫폼 업계는 일찌감치 수익성 개선에 나서지 못한 곳은 올해 경영난 가중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엑시트를 위한 IPO상장이나 M&A 또한 올해 밝지 않다는 전망이다.  

혁신의 숲을 운영 중인 마크앤컴퍼니 홍경표 대표는 “플랫폼업계가 생존을 넘어 성장 동력을 갖추어야 한다. 정체의 시점, 질적 성장으로 양질의 회사임을 입증해야한다. 타개를 위한 컨텐츠와 에이지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고객에게 제대로 된 가치를 주면서 크게 성장해야 추가 투자를 유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가장 혁신적인 곳에 투자하는 곳이 VC업계다.

일 년에 창업되는 스타트업 수만 10만개다. 그중 5년 내 창업 생존율은 25%, 75%가 폐업한다. 올해 생존모드에 들어선 플랫폼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고정비를 줄여서라도 수익성을 가져가야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