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수장의 무게를 견뎌라
리더 없으면 회원사는 찬밥 신세 얼굴 몇 번 드러내는 것으로 부족 … 위기 돌파할 리더십, 내년 더 중요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대비 해야 전방위적 협력은 좋은 성장 신호탄
지난 11일 열린 섬유의 날, 총 47점의 정부포상이 수여됐다. 정부는 섬유패션산업이 단일 업종 최초로 수출 100억불을 달성한 1987년 11월 11일을 기념해 섬유의날을 제정했다. 이날 스트림별 희비가 엇갈렸다.
수상 기업들은 어려운 시기에 받은 만큼 더 경영에 충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모 기업은 공적조서를 바탕으로 한 공개검증절차 기간에 상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상자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한국패션산업협회 관계자는 “수상자가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공개검증 명단 중에 우리 협회에서 올린 기업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와 같은 결과를 당연하다는 듯이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섬유패션의 큰 행사에서 수장의 뒷받침을 받지 못한 협회와 회원사들은 찬밥 신세가 됐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각종 행사에 수장의 행보가 드러내지 않는 한국패션산업협회 회원사가 힘을 못받았다며 수장의 리더십에 우려를 제기했다. 회원사를 비롯해 유관 기관들과 소통이 부족하다는 말들이 나오는 배경이다.
협회장은 회원사 권익을 위해 뛰어야 한다. 회원사들과 소통이 부족하고 일 년에 몇 번 얼굴만 드러내는 것만으로는 그 역할을 다했다고 할 수 없다. 섬유패션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재, 섬유패션업계 수장의 리더십과 그 역할은 더욱 중시되고 있다.
내년은 위기를 돌파할 자질과 능력이 있는 리더십이 더 필요한 해다. 코로나19를 겪은 지난 3년 섬유패션업계를 비롯한 세계경제는 전대미문의 어려운 시기에 직면해 있다. 내년은 전세계가 고환율·고물가·고금리로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위기)’을 겪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기업 임직원들은 효율 경영에 고삐를 죌 것이다.
반가운 소식도 있다. 정부는 자금과 정책으로, 한국패션산업협회, 한국섬유수출입협회 등 관련 기관들은 사무실을 섬유센터로 이전하고 업무 협력을 강화하면서 섬유패션 회원사 지원에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 친환경·디지털·고부가가치의 ‘섬유패션 발전 전략’을 수립에 나선다. 지난 11일 섬유의날 기념식에서 산업부 장영진 차관은 ▲인력부족 문제 ▲새정부가 337조원 규모의 기업 투자 프로젝트 규제 개선 발굴 ▲원가상승으로 인한 비용부담 대책 ▲ 24년 발효될 이후 EU 공급망 실사 등의 대내외적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섬유소재 수출 세계7위, 기술력 4위를 자랑하는 섬유패션산업이 또 한번의 도약과 혁신 성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다른 좋은 협력 사례가 나오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를 비롯해 한국섬유수출입협회, 한국패션산업협회 및 FITI시험연구원 등이 협력한 공동 주최 행사가 많다는 것이다. 업미들다운 스트림에 맞는 지원과 성공 사례가 나오고 있다. 협단체들은 시장 위기에 맞서 기업들이 수출을 늘리고, 내수를 활성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경계해야할 것도 있다. 협단체가 공동으로 참여해 성과를 쌓기 위한 나눠 먹기식 사업이 돼서는 안 된다. 아울러 회장을 보좌하며 실질적으로 기관을 이끌어가는 상근부회장의 역할과 능력도 중요할 때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올해 실질적 일을 총괄하는 부회장이 새로 임명됐다. 주소령 섬산련 부회장은 前산업통상자원부를 거친 만큼 섬유패션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그가 취임사에서 밝힌 말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국내 섬유패션산업 대표 단체의 상근책임자로서 섬유패션산업이 혁신과 소통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관련 산업이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