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장에서는...] 유아동복 고가 지향, 선택지가 사라진다
아동복도 양극화 시대다. 대형마트의 중저가 아동복 매출은 잔뜩 쪼그라들고 백화점에는 디올베이비, 버버리칠드런, 펜디키즈, 지방시키즈, 몽클레르 앙팡 등이 줄지어 입점하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아동복 시장 규모는 1조648억원이다. 전년 대비 16.8% 증가했다. 저출산 기조로 영유아 대상 산업 대부분이 위기를 맞은 것에 비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최근 아동복 시장을 주도하는 건 한 아이를 위해 8명이 주머니를 여는 ‘에잇포켓(8pocket)과 한 명의 아이를 귀하게 키우는 ‘VIB(Very Important Baby)’ 트렌드다. 특히 명품 소비에 익숙한 MZ세대 부모가 패밀리룩을 선호하면서 백화점·고가·명품으로 매출이 쏠리고 있다.
토종 아동복 업체들은 비상이다. 이미 대형마트는 매출이 부진한 중저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매장을 줄이는 추세다. 성인복 브랜드의 키즈라인 런칭과 프리미엄 시장 공략, 온라인 강화 등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적잖은 브랜드는 이미 해외에 매각되거나 아동복 사업을 축소, 중단했다.
유아동복은 의외로 유행에 민감한 품목이다. 고채도, 유러피언, 성인복과 연장된 패밀리룩 등등 부모세대의 취향에 따라 시장 전체의 컬러가 변해왔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유아동복이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런 유행이 시장의 다양성을 없애고 소비자의 선택지를 축소시킬 확률이 높다.
저출산과 명품 애호의 흐름 속에 아동복 시장의 양극화는 쉽게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가격 경쟁력보다 브랜드 밸류, 디자인과 소재의 특별함을 어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