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다시 뜨는 골목상권 지배자는 MZ와 인플루언서
물량 공세하는 대로변의 대형 브랜드보다 SNS에서 핫한 테마 편집샵이 경쟁 우위 로데오, 패션서 먹거리 핫플레이스로 진화 백화점·오프라인 상권도 MZ가 찾으면 성장
90년대와 2000년도 초반만 해도 압구정 로데오거리는 유행을 선도하는 패션 거리였으나 최근에는 젊은 층을 유입하는 힙한 음식점과 디저트 카페가 들어서면서 서울 중심 상권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패션과 먹거리를 동시에 품은 가로수길과 먹거리로 정면 승부하고 있는 논현동 상권과 함께 포스트코나 시대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홍대 상권은 양화로 대로변을 기준으로 홍대클럽거리 그리고 홍대걷고싶은거리를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최근에는 상수동 상권을 중심으로 핫플레이스가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 상권 형성이 시각적으로 노출이 잘되는 대로변과 객단가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성장을 했다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맛과 특색, 그리고 재미가 있는 골목형 매장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대로변 매장의 경우 높은 임대료로 인해 성장의 한계가 있다면, 골목형 매장의 경우 메인도로에서 한 블럭 이상 들어가는 골목에 매장이 위치해 접근성과 매장 임대료가 낮아 가성비를 높이고 있다. ‘스투시 서울 챕터’가 골목에 있으면서 입소문과 SNS를 통해 많은 고객이 몰리고 있는 효과를 보고 있다.
반대로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인플루언서 춈미가 운영하는 ‘PVCS’는 가로수길의 디저트 카페가 발달된 골목에 쇼룸을 열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고객들과 소통하면서 판매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PVCS 쇼룸을 보기 위해 오는 고객보다는 주변에 있는 디저트 카페를 방문하러 오면서 연관 검색으로 PVCS 쇼룸이 자연스레 노출돼 신사동의 핫한 매장이 됐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오프라인 매장의 핵심고객은 MZ세대다. 2022년 서울 역세권은 논현, 종로3가, 교대, 역삼, 신림, 신천 그리고 홍대입구로 모두 MZ세대가 중심이다. 또한 가로수길과 압구정로데오거리 및 청담과 같이 기존의 MZ세대 중심 상권 또한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러한 상권은 오프라인 매장을 선정할 때 단순 접근성보다는 SNS에 홍보가 잘돼 있거나 SNS에 올릴 수 있는 매장을 찾는 MZ세대의 특징이 잘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여의도 상권은 기존 상권 성장과 다르게 하향세가 뚜렷하다가 코로나19가 한창인 작년 2월부터 성장했다. 더현대서울는 여의도 상권 전체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더현대서울은 네이밍을 바꾸고, 매장 형태를 테마 편집샵 중심으로 구성하면서 MZ세대들이 자주 찾는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옆에 위치한 IFC몰의 주인이 바뀔 만큼 강력한 파급효과를 낳게 됐다. 이러한 현상은 대전에서도 볼 수 있다. 2021년 9월에 오픈한 대전 신세계백화점 아트 앤 사이언스(Art&Science)의 돌풍도 대전 상권의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의 서구 둔산동 상권이 유성구와 만년동 상권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이유다.
신세계백화점과 더현대서울은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같은 메이저급 명품브랜드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백화점 고객은 물론 MZ 세대를 겨냥한 문화와 휴식, 그리고 쇼핑의 개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면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의류 중심의 로데오거리에서 높은 객단가를 창출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전에는 교통발달이 고객 접근성을 높였다면 2022년은 MZ세대와 SNS가 접근성을 높인다. 내가 오늘 방문하는 곳은 내 카카오톡의 프로필 사진에 반영되거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한 장의 사진을 올 릴 수 있는 매장이어야 한다. MZ세대들은 개성을 중시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재미있는 경험을 따라 하고자 하는 경향이 매우 높다.
MZ세대들의 타인과의 동일시 현상과 과시욕을 충족시키기 위한 공간 추억을 제공하는 것이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우위라고 할 수 있다. 로데오거리가 핫플레이스로 진화할 수 있는 경쟁우위는 MZ세대 생각과 마음을 정확하게 이해할 때 가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