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자인진흥원, 시장 선도하는 74사 스타트업 키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은 2019년부터 스타일테크 신사업을 통해 최근 시장 트렌드를 담은 유망기업을 발굴, 빠른 성장을 돕고 있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스타일테크 유망기업 성장지원 프로그램 4기에 20개사를 선정, 시장을 이끌 잠재력 있는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올해는 ESG경영이 화두가 되고 있는 만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실현하고 있는 업체를 발굴했다.
■ DSLSM 임성묵 대표
“특허 받은 쇼핑백으로 ‘지속가능’ 실천하세요
디자인스튜디오 임성묵(이하 DSLSM)은 지난해 3월 1회용 쇼핑백을 대체하는 다회용 쇼핑백이자 친환경 패키지를 개발했다. 흔히 놀이공원에 가면 속목에 차는 입장권 팔찌가 소재다.
이는 독일 듀폰사에서 독점 개발, 공급하는 ‘타이벡(Tyvek)’이라는 소재로 일반적으로 종이로 인식하기 쉽지만 고밀도 폴리에틸렌으로 분리 배출시 플라스틱으로 분류되는 소재다. 100% 재활용이 가능하며 완전 연소시 인체에 무해한 물과 아산화탄소로만 분해되는 특징이 있다.
또 매립 시에는 화학 물질이 토양에 유출되지 않아 환경적으로도 안전하다. 타이벡은 방수력이 뛰어나고 즐긴 특성이 있어 산업용, 농업용으로 활용이 많이 되고 있다. 감귤 농사 시 농작물을 보호하는 용도로 많이 쓰인다.
DSLSM은 타이벡 소재 평면에 커팅을 넣어 무게 분산에 특화된 패턴을 고완, 그물구조로 물건을 넣었을 때 유기적인 형태로 변형되는 쇼핑백을 개발했다. 디자인 스튜디오 특성을 살려 감각적인 프린트나 다양한 컬러의 디자인을 입혀 인쇄 후 컨팅만 하면 완성되는 친환경 쇼핑백이다. 접착제를 붙이고 손잡이를 달아야하는 일반 쇼핑백 제조의 4~5단계 과정을 줄였다.
실용적이면서 그물 구조의 쉐입 형태로 내용물이 보이다보니 좋은 제품을 담았을 때 홍보 효과가 좋다. 최대 7kg까지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무게를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는 알고리즘이 적용된 패턴의 쇼핑백은 현재 특허 출원과 디자인 등록을 마친 상태다.
소비자들은 ‘지속가능한 쇼핑백인데 예쁘다’ ‘가볍고 실용적인 아이디어가 좋다’ 등의 호응을 보인다. 와인 보틀이나 화분, 과일 등을 담기에 용이해 카페나 화원에서 대량 주문하고 있다. 최근 ‘사뿐’ ‘코오롱스포츠’에서도 주문하면서 패션 분야에서도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실을 분리배출하지 않는 열접착 방식의 패키지도 개발을 마쳐 디자인 설계에 대한 디자인을 출원하고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이 외에도 임성묵 스튜디오는 타이벡 쇼핑백의 부산물을 압축한 판재를 활용한 가구 제작에도 속력을 내고 있다. 컬러를 입힌 쇼핑백의 부산물은 나무보다 단단한 마블 보드로 재탄생한다. 스툴이나 의자로 제작이 가능하며 자연스럽게 마블링 된 컬러감이 희소가치 높은 단 하나뿐인 제품이다. 고감도 가구 브랜드 3곳에서 협업 제안이 왔다.
임성묵 대표는 “그동안 산업용, 농업용으로 쓰이는 타이벡 소재의 장점이 많은 산업 폐기물을 배출하는 패션 산업에도 일상적인 소비재로 쓰이길 희망한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비즈니스에 기업과 소비자 모두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에코백과 1회용 쇼핑백 취약점을 모두 보완한 다회용 쇼핑백이 토탈 솔루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트레드앤그루브 이온 대표
“폐타이어에 새 생명 입혀요”
트레드앤그루브는 자동차용 폐타이어를 업사이클링 해 신발 제품을 생산한다. 아프리카 오지 비포장 도로에서 버려진 타이어를 신발로 만들어 신는 현지인들의 뉴스를 보고 아이디어를 착안했다. 연간 전 세계적으로 10억 개, 국내는 3000만 개 이상 버려지는 폐타이어는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자재이지만 그 무게와 부피로 인해 적절한 재활용이 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타이어는 자동차의 신발역할을 하는 만큼 자동차의 무게와 속도를 견디게 설계해 접지력과 내구성이 매우 뛰어나다.
환경 문제를 줄이고 타이어의 특장점을 100% 활용한 신발 밑창인 아웃솔을 제작해보자는 것이 시작점이 됐다. 창업 동아리에서 만난 멤버들과 환경부와 다양한 민간기업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타이어의 고무표면인 트레드(tread)를 정밀하게 분리해내는 특허 기술의 기계를 개발했다. 폐타이어는 한국타이어와 롯데 렌터카에서 제공받아 수급 문제를 해결했다.
폐 타이어 1개에서 3~4켤레의 밑창을 만들 수 있는 고무를 추출해 낼 수 있다. 세척 과정이 다소 어렵고 철사와 섬유층을 제외하고 실제 고무층은 3~6mm에 불과해 정밀가공 추출하는 기계설비에 특허를 받아 남양주 별도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자동차 타이어의 수명이 3만km 이지만 수명을 다한 타이어가 극소수라 재활용에 문제가 없다. 또 자동차 모델에 따라 타이어 표면 형태가 달라 유니크한 디자인과 스토리텔링에 유연하다.
냄새가 나고 무거울 것이라는 편견을 뛰어넘고 이러한 스토리를 담은 트레드앤그루브는 2020년 와디즈 펀딩을 통해 첫 출시한 첼시부츠는 70족이 팔려 12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후 샌들과 슬리퍼, 스니커즈로 디자인을 확장했는데 각각 3500만 원, 1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시장 확장을 위해 디자인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최근 디자인실 인력을 충원하고 베이직 상품 외에도 다양한 디자인을 위한 상품력 보완에 주력하고 있다. 또 한국타이어와 협업한 블랙 컬러의 스니커즈를 출시해 예능 프로그램 노출과 다양한 SNS를 통한 홍보에도 나선다.
이온 대표는 “일반 고무보다 접지력 테스트에서 2.9배 더 좋은 타이어는 방수도 잘되고 신발 밑창으로는 최고의 소재다. 본격적인 마케팅과 디자인 강화를 통해 더 많은 고객들이 환경에 유익한 지속가능한 트레드앤그루브를 경험해 보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