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브랜드 성지가 된 ‘제주도’
자연 경관·특화 콘텐츠로 체험 강화 내국인 관광객 공략하며 판매 호조세
제주도가 패션 브랜드들의 성지가 되고 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제주도에 국내 여행객이 몰렸다. 작년 외국인 관광객 발길은 끊겼지만 내국인 관광객은 상대적으로 소폭 감소(2019년 대비 12% 감소)한 1200만명을 기록했다. 해외 여행에서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고 관광 쇼핑을 즐겼던 MZ세대는 대안으로 제주도를 선택했다. 이에 패션 브랜드들은 제주도 자연 경관과 함께 브랜드를 색다르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하는 등 제주 상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코오롱스포츠’는 지난 1월 제주 탑동에 지속가능 공간 ‘솟솟 리버스(솟솟 RE;BIRTH)’를 열었다. 탑동은 도시재생개발지역으로, 개발과 자연의 관계를 고민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지역이다. 코오롱스포츠는 소비자들과 함께 제품 생산이 자연에 끼치는 영향을 나누고 고민하기 위해서 이 지역을 선택했다. 그 일환으로 솟솟리버스는 마감재를 최소화하고 건물 구조를 그대로 사용한 친환경 업사이클링 공간을 만들고 스티로폼 등 제주도 해양 폐기물로 만든 테이블, 의자 등 집기로 채웠다.
관광을 위해 제주를 찾은 MZ 소비자들은 브랜드 공간인 솟솟리버스를 찾아간다. 자사 재고 업사이클링 라인 ‘코오롱스포츠 리버스’를 솟솟리버스에서 단독으로 판매해 매장에 들려야 할 이유를 만들었다.
‘버버리’는 지난해 11월 팝업 공간 ‘이매진드 랜드스케이프 제주’를 열었다. 아우터웨어 컬렉션 팝업을 위해 만든 공간이지만 제품 판매는 하지 않아 화제가 됐다. 제주 내에서도 도심이 아닌 외각 자연 지대인 서귀포 안덕면에 입지를 정했다. 버버리는 산악 형태와 등고선 모양 건축물으로 브랜드 공간이 자연 경관에 스며들도록 만들었다.
팝업스토어가 판매 공간으로서 의미가 아닌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제품을 몸으로 경험할 수 있게 만든 예가 됐다. 루이까또즈는 8평 제주도 면세점 매장에서 이례적인 기록을 쓰고 있다. 루이까또즈 전국 매장 중 JDC 면세점 매출이 월평균 6억6000만원(작년 기준)으로 1위다. 이 매장은 JDC 내 전체 매장 중 매출 1위 매장이기도 하다. 제주 외국인 관광객 급감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올해 1~2월 월평균 매출은 7억9000만원으로 고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루이까또즈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JDC매장 내국인 소비자 비율이 95% 이상으로 늘었다”며 “제주 시장에 맞는 전략적 상품 전개로 매출 호조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루이까또즈는 제주 매장에서 판매사원의 역할을 강조했다. 관계자는 “관광 소비자 특성을 이해하는 판매사원들의 역량이 중요하다”며 “JDC 루이까또즈 판매사원 8명 중 5명이 10년 이상 근속 직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