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SPA 탑텐, 유니클로 작년 매출 앞질렀다
코로나 이전 2019년의 1조원 시대 기대 탑텐, 이너웨어 비중 20%까지 확대 유니클로, 매출 감소폭 줄이는데 주력 스파오, 2년간 보합세 점당 효율 집중
탑텐이 작년 연매출 5850억원대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SPA브랜드 부동의 1위 유니클로를 뛰어넘었다. 탑텐은 2019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일어난 이래 연 매출이 평균 44.8% 성장했다. 작년 매출이 전년대비 36.0% 올랐고 2020년은 53.6% 급성장해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그러나 유니클로의 2019 회계연도(2018.9~2019.8) 1조 이상 매출액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반면 유니클로는 2년 연속 매출이 줄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2021 회계연도(2020.9~2021.8) 매출액이 전년대비 7.5% 떨어진 5824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1조 3780억원) 매출보다 절반(-57.7%) 이상 급락했다. 스파오는 3200억원대 매출을 3년간 유지 중이다.
토종 SPA 브랜드 탑텐의 가장 큰 성장 요인은 이너웨어 비중 증가에 있다. 탑텐은 작년 이너웨어 비중을 전년 7%에서 20%까지 끌어올렸다. 브라와 팬티, 양말 등 지속적 구매가 이뤄지는 ‘에센셜’ 이너웨어에 집중한 것이 성장 포인트다. 아울러 데이터 기반 전략으로 상품과 매장을 구성했다. 이 같은 성장을 기반으로 탑텐은 작년 전년 대비 매장 수를 17.8% 늘렸다.
또, 애국 마케팅을 적극 활용해 ‘8.15 캠페인 티셔츠’, ‘독도의 날 기념 프로모션’ 등으로 높은 판매율을 올리고 이슈화에 성공했다. 유니클로 2019 회계연도 매출액은 1조 3780억원으로 타 SPA브랜드 추종을 불허했다. 베이직한 셔츠, 팬츠를 포함한 데일리 제품들과 히트텍 등 이너웨어로 큰 인기를 끌었다. 유니클로 작년 매출액은 2019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2019년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직격탄을 맞고 매장 수를 50곳 이상 줄였다.
작년 유니클로는 고가 브랜드 콜라보 및 한정판 컬렉션 인기와 비효율 매장 정리로 2020년 대비 매출 감소폭을 줄였다. 또, 2021년 영업이익이 52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질 샌더, 띠어리, JW 앤더슨, 화이트 마운티니어링 등 글로벌 신명품 브랜드와 디자이너 협업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명품 디자인을 누릴 수 있게 했다.
작년 질 샌더, 화이트 마운티니어링 콜라보레이션 한정판 제품은 발매 당일 온라인에서 품절됐고 ‘오픈 런’ 현상까지 벌어졌다. 스파오는 2020년부터 2년간 매출이 3200억원대를 유지했다. 작년 스파오는 점당 매출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영 타겟을 메인으로 하는 콜라보와 무신사 MOU를 통한 단독 라인업으로 차별화했다. 스파오는 소녀시대 태연의 반려견 제로, 엑소 세훈의 반려견 비비 등 반려동물 시리즈에 이어 검정고무신, 슬기로운 의사생활, 해리포터, 종이의 집까지 수많은 협업 아이템을 출시했다. 또, RFID 시스템으로 모아진 빅데이터 활용을 기반으로 재고와 판매량을 관리하고 적중도 높은 상품을 생산했다.
올해 3개 기업 간 SPA시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이달 초, 유니클로는 향균성 99.9%에 미치지 못하는 제품 허위 광고로 인해 공정위에서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받았고 조만간 제재 수위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 같은 악재가 브랜드 성장 발목을 잡을지 탑텐과 유니클로 경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탑텐은 2019년 기준 유니클로의 1조원 이상 매출액을 따라잡기 위해 2024년까지 1조원을 목표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탑텐은 올해 ‘에센셜’ 아이템을 늘리고 홈 침구류 ‘탑텐 홈’과 베이비 라인을 확대한다. 베이직 아이템을 주력으로 데이터 기반 분석을 통해 상품과 매장을 구성하고 에슬레저 및 멀티 스포츠웨어 라인 ‘밸런스’ 확장을 통해 유니클로를 뛰어넘는 전략에 집중한다. 또, 올해는 하이마트와 삼성디지털프라자 내 입점하는 등 대형매장화에 힘쓴다.
탑텐 강석균 사업본부장은 “올해는 매출 7000억원을 목표로 한다. 이너웨어 스타일 수 및 연출 확대를 통해 매출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에프알엘코리아 측은 “올해 유니클로는 친환경 활동을 비롯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모든 세대를 타겟으로 합리적 가격에 고품질 일상복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파오는 올해 매출 5000억원을 목표로 하며 1월 매출 성장률은 70% 수준으로 순항하고 있다. 대형 상권 위주 출점과 온라인 강화에 집중한다. 지난 11일 스파오는 신세계 강남점에 925.6㎡(280평대) 대규모 매장을 오픈했다. 또, 현재 타임스퀘어점, 강남점, 강남 신세계점 등 대형매장을 위주로 RFID 기술을 활용해 무인 계산대 배치와 상품 진열 지도화 등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