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취향 담은 ‘남성 편집숍’ 뜬다
정장에 캐주얼·라이프스타일 더해 매장 확장
남성복 시장에 편집숍 바람이 불고 있다. 2005년 런칭 이후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전개하는 맞춤형 남성 전문 편집숍 ‘란스미어’를 뒤이어 신원과 원풍물산도 편집숍 형태로 남성복 브랜드들을 유통처에 입점시키고 있다. 작년 시장 진입이 두드러진 남성 편집숍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올해 확장 의지를 가지고 공통적으로 매장을 늘린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란스미어’는 현재 한남점 등 전국 7곳을 운영 중이며 전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다. 원풍물산 ‘디 오퍼짓 사이트’는 현재 9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올해 4개점을 추가해 50억원 매출을 목표로 편집숍을 확장한다. 신원 ‘더 에스’와 ‘포텐셜’은 2~3개 매장을 운영 중으로 올해 확장 계획이다.
원풍물산 패션사업본부 신봉주 이사는 “2030 남성은 기존 남성복 시장 고객과는 다른 특성을 가진다. 아내 혹은 어머니가 사준다고 ‘용도’에 맞는다는 이유만으로 옷을 입지 않는다. 멋을 낼 줄 아는 40대 남성들도 그렇다”고 전했다. 이들은 오히려 기업들보다 더 브랜드와 트렌드에 관심이 많고 취향에 맞으면 해외 직구에 적극적이다.
여기에 명품에 대한 2030 남성들의 관심과 소비까지 커지면서 남성복 브랜드들은 수입 제품과 자사 제품을 병행하는 편집숍 유통에 뛰어들고 있다. 코로나 19와 캐주얼 선호 트렌드 영향으로 정장 시장이 위축되면서 기업들은 남성 편집숍을 늘리면서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편집숍의 상품 다양성으로 여성을 포함한 새로운 고객 유치 및 타겟을 확대하고 시너지 효과로 향후 매출 상승을 기대하는 것이다. 한 남성복 업계 관계자는 “남자들이 패션과 트렌드를 이야기할 수 있는 ‘세빌 로’ 같은 공간이 한국에 아직 부재하다. 이런 남성 스타일 공간과 사회적 모임의 장소로써의 편집숍이 생기는 추세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편집숍은 성장 잠재력이 있는 바잉 브랜드를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기업 색깔과 일관된 철학을 가지고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고객에 어떤 이미지와 메시지를 전할지와 어떻게 브랜딩할지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해야 성공적으로 전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작년 하반기 편집숍 ‘디 오퍼짓 사이트(THE OPPOSITE SITE)’를 런칭한 원풍물산은 메종 마르지엘라, 자크뮈스, 하모니, 하울린 등 수입 브랜드와 자사 브랜드(킨록바이킨록, 디 오퍼짓 사이트 PB제품 등), 국내브랜드(네이머클로딩, 러프사이드 등)로 구성했다. 전체 상품에서 PB제품은 30% 비중을 차지한다.
신촌 디 오퍼짓 사이트 매장은 기존 ‘킨록바이킨록’ 매장을 확대해 편집숍으로 변경했다. 절반은 수입 및 국내 브랜드 나머지는 킨록바이킨록과 자사 제품으로 구성했다. 디 오퍼짓 사이트 신촌점 직원은 “편집숍으로 바뀌고 여성 고객이 후드티, 맨투맨 등을 구매하러 들어오기 때문에 더 넓은 타겟 수요 흡수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또 스타일 수가 많고 가격대가 다양해 고객 취향에 따라 안내가 가능하다.
작년 8월 신원이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통해 런칭한 남성 셀렉숍 ‘포텐셜(FourTential)’은 자사 브랜드 지이크와 글로벌 해외 브랜드 10개로 구성됐다. 아미, 메종키츠네, 아페쎄 등 의류부터 퍼퓸 상품까지 선보인다. 또 같은 달 동시에 신세계백화점 대전점에서 선보인 편집숍 ‘더 에스(THE S)’는 프리미엄 편집숍으로 한 단계 고급화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들었다. 국내와 수입 제품을 함께 구성했고 1017알릭스9SM(1017 ALYX 9SM), 오트리, 커먼프로젝트 등 가격대를 높인 브랜드들로 채웠다.
한편, 남성복 편집숍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쌓으며 한남동에서 2015년 이래로 자리를 지켜온 ‘란스미어’는 595㎡ (180평) 규모로 란스미어 PB 상품과 수입 제품이 어우러져 매장을 구성한다. 주요 고객층은 3045 남성으로 세련되고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고급스러움을 추구한다. 란스미어는 의류 뿐 아니라 가구, 필기구, 오브제, 향수, 속옷 등 남성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남성의 옷장’을 구현한 남성 토탈 편집샵이다. 키톤, 시스, 아톨리니 등 클래식 남성복부터 캐주얼, 슈즈를 포함한 브랜드를 운영한다.
란스미어에서는 정장과 캐주얼 의류를 원단과 컬러까지 선택해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 매장 한 켠에 있는 ‘비스포크 아틀리에’에는 30년 넘게 근무해온 삼성물산 패션부문 소속 장인 6~8명이 맞춤복 주문부터 제작을 돕는다. 란스미어는 마치 미술관 같은 매장 구성과 탄탄한 브랜드별 스토리텔링, 커스터마이징 서비스, 라이프스타일 제품 비중 확대로 차별화한다. 현재 20% 비중인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전개해 전체 매출에서 절반을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확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