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에 부는 무인 매장 바람, 3~4년내 확산 예상

CCTV, 간편결제 기술 첨단화가 무인 가속화 인건비 적고 소비자는 24시간 이용해 편리

2022-01-21     이서연 기자

중고거래 서비스업체 ‘파라바라’는 작년 AK플라자 분당점에서 무인 중고 명품 자판기로 소비자 호응을 얻었다. 작년 연간 5만 명이 중고 가방, 신발, 액세서리 등을 파는 무인 자판기를 이용했다. 현재 파라바라는 롯데마트, 이마트24 등에서 총 32대 자판기를 운영 중이다. 전통 오프라인 패션 및 유통 기업들이 무인 매장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편의점 등에서 무인 매장은 급속히 증가했지만 패션 기업의 무인 매장 진출은 일부 기업에 국한됐다.

전문가는

그럼에도 전문가는 향후 3~4년내 무인 점포가 더 확산될 것으로 예측했다. 패션 무인 매장은 저렴한 투자비와 운영 편리성, CCTV·키오스크·출입통제 등의 디지털 보안과 결제 시스템 발달로 늘고 있는 추세다. 

유래현 경기대 서비스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무인 매장은 해외에서 이미 대단위 점포로 성공을 이룬 사례들이 있다. 국내는 아직 소규모 판매 위주에 단위당 단가가 낮은 진입 단계”라고 전했다. 유 교수는 “3년 안에 문화적 인식도가 성숙되면 사회 전반의 많은 산업군으로 무인 점포가 확산되고 상품 단가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첨단 기술이 발달하면서 패션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무인 매장이 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올해 무인계산대 시장을 6년 전 25억 달러(약 2조 9810억원) 보다 두 배 가까이 확대된 46억 달러(약 5조 4850억원)로 전망했다.  대형 유통사는 무인 매장을 MZ세대 취향 저격을 위해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더현대서울 ‘언커먼스토어’와 AK분당점 명품전용 ‘파라바라’ 자판기다.  

더현대서울은 작년 2월 무인매장 언커먼스토어를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초반에는 고객 100팀이 매장 방문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였다. 고객이 상품을 가지고 매장을 나가면 40여대 카메라와 200여개 마이크로 컴퓨터가 초당 1600장 이미지 데이터를 분석해 사전 등록한 결제수단으로 5분 내 자동 결제된다. 

1인 창업자나 중소기업들도 무인매장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소규모 창업자들이 잇따라 무인매장을 내는 이유는 투자비가 적게 들고 실패 리스크가 적으며 관리가 쉽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24시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최윤영(44·가명) 대표는 세종시 등에 패션 무인샵 밀리 직영점 2개와 전수사업점 5개를 운영 중이다. 무인샵 밀리 직영 매장은 24시간 오픈하고 CCTV 4대 이상으로 보안을 유지한다.

최 대표는 “기존 CCTV와 인테리어가 갖춰진 유인 매장의 경우 500만원 선의 키오스크만 추가로 구매하면 무인화가 가능하다. 키오스크는 임대가 가능해 인건비가 드는 유인 매장보다 필요한 자본금이 적다”고 말했다. 그는 “육아와 병행할 수 있으며 꾸준히 수익을 얻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에서 2021년 4월부터 패션 무인 매장 ‘메종레아’를 운영 중인 커뮤니크는 자사 건물 지하 직원 회의실과 카페 매장 일부를 개조해 매장을 꾸몄다. 이 매장은 CCTV 3대로 보안을 하고 출입이 1층 카페로만 가능하다.

커뮤니크 유선영 부장은 “상품 도난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현재까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무인 매장은 아직까지 상품 단가가 낮은 편이라 도난시 타격이 크지 않고 보안과 출입 통제 시스템이 갖춰지면 범인을 빠르게 검거할 수 있다. 무인 매장은 본업을 가진 사람이 겸업으로 운영하기 쉽다. 매장 주변 인프라와 통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도난 방지와 결제가 편리한 것도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