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Report-20] MZ는 무인점포에서 쇼핑한다
기술 발달로 결제 편리…비대면 선호·기계 조작 익숙한 1020대 놀이터
“또래 친구들과 일주일에 한두 번씩 무인 셀프 스튜디오를 찾아요. 혼자서 시험기간 끝나고 스트레스 풀 때도 오고, 친구들과 놀면 필수 코스처럼 들러요. 인생네컷, 포토이즘에서는 QR코드로 핸드폰 갤러리에 사진을 바로 저장할 수 있어 배경화면으로 쓰기도 편해요.” 김우주(가명·21)
“저희는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 등 모바일 사용이 익숙한 세대이다 보니 직원 도움 없이도 스스로 기계를 다루는게 익숙하고 어려움이 없어요. 또 코로나19 때문에 오히려 직원이 없어 편하게 이용해요.” 이주영(가명·21)
MZ사이에 무인점포가 뜨고 있다. 잘 나가는 상권마다 ‘인생네컷’을 포함한 무인 셀프 스튜디오가 들어서고 있다. 무인 셀프 스튜디오는 코로나19로 비대면을 선호하는 현상과 기계 조작에 익숙한 MZ세대의 성향이 맞물려 이용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 패션 매장에도 무인화가 도입되며 MZ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또 무인 패션 매장은 코로나19로 가서 놀 곳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친구들과 놀고 즐기고 가는 ‘놀이 문화’ 공간이 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그룹에서 작년 2월 ‘더 현대 서울’ 오픈과 동시에 선보인 무인 매장 ‘언커먼스토어’가 MZ세대들의 이색 체험 매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언커먼스토어는 약 10평 규모로 패션잡화, 생활용품, 식음료, 굿즈 등 200여 상품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숍이다.
6층에서 매장을 찾으면 입장을 돕는 안내 직원이 QR코드 체크인과 결제 수단 등록 방법을 알려준다. QR을 찍고 입장하면 매장 안에는 아무도 없다. 상품을 마음껏 둘러보고 촬영할 수 있고 원하는 제품을 가지고 매장에서 나오면 결제는 등록된 결제 수단으로 자동으로 이뤄진다.
매장 관계자는 “초기에 웨이팅이 100팀이 넘을 정도로 관심을 많이 받았다. 상품 아래에 무게를 재는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AI가 사람의 행동을 인식해 가지고 나간 것만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이용객 대부분은 젊은 층으로 재구매 고객이 많다. 주변 거주 고객들은 편의점처럼 이용한다. 카드를 등록하면 물건을 가지고 나오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결제가 편리하고 매장 입장에서는 도난의 위험이 없고 관리가 쉽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대식품관 투홈 모바일앱 QR코드 체크인 기능을 사용해 매장에 입장하다. 원하는 상품을 갖고 매장을 나가면 40여대의 카메라와 200여개의 마이크로 컴퓨터가 초당 1600장 이미지 데이터를 분석해 사전에 등록한 결제수단으로 5분 내 자동 결제된다”고 작동 원리를 설명했다.
패션 매장 또한 무인 점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건비 절감은 물론 지역 상생까지 가능하다. 작년 12월 양천구에서 무인 패션 매장 ‘압구정 빈티지’를 오픈하고 관리하는 조엘 MD(49)는 경기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과정 중 교수님들의 자문을 얻어 사업을 기획했다.
신용카드나 교통카드를 찍으면 매장 입장이 가능하고 들어가면 국문과 영문으로 안내 멘트가 흘러나온다. 원하는 옷을 직원 눈치 볼 것 없이 입어보고 충분히 살펴본 후 셀프로 결제하면 끝이다. KT 기가 긴급출동 시스템과 CCTV 4대를 통해 도난을 방지하고 있다. 또 매장에 들어올 때 카드 인식을 통해 개인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에 도난 등 범죄 발생 시 빠른 해결이 가능하다.
압구정 빈티지 단골 고객 이미자(가명, 42) 전업주부는 “이미 동네에 아이스크림, 과일, 건어물 가게 등 무인 매장이 많아 사용 방법에 익숙해 편하게 쇼핑하고 있다. 백화점 퀄리티 옷을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어 가족, 친구들과 함께 온다”고 말했다.
조엘 MD는 “인건비가 들지 않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코로나 때문에 오히려 사람을 안 만나고 쇼핑하는 걸 좋아하는 고객들이 많아져 수요가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곳 매장은 20대가 가장 많이 찾고 하루 최대 300명의 입점객이 방문한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가족 단위로도 많이 온다. 매일 20피스씩 새로 들여야 할 정도로 잘 팔리고 있다. 빈티지 의류 특성 상 저렴한 가격 대신 사용감이 있는 것을 이해하는 고객층이 방문해 피팅으로 인한 오염에 대한 걱정도 덜 하다. 젊은 사람들이 차를 끌고 일부러 매장에 찾아오고 방문 고객이 많아지면서 주변 상권이 살아나는 효과까지 있다.
용산구에서 무인 패션 매장을 운영하는 ‘메종레아’는 작년 4월 오픈 이후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매장 근처 아모레 퍼시픽 직장인들을 포함한 젊은 세대들이 주로 방문한다. 이 무인 매장은 커뮤니크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메종레아 런칭 이후 실제 옷을 입어보고 싶어하는 고객들의 요청으로 만들어졌다.
방문 고객들은 지하 무인 매장에서 꼭 사야한다는 부담 없이 상품을 입어보고 스스로 선반 아래 배치된 새 상품을 가져가 1층 카페에서 결제한다. 무인 매장 사업을 관리하는 커뮤니크 유선영 부장은 “편안하게 입어보고 촬영을 하거나 카페와 함께 이용할 수 있어 찾는 고객들이 꾸준히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