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Report-18] 대학생 “잃어버린 대학 낭만 메타버스로 즐겼죠”

“MT, 축제 모두 못해서 너무 아쉬워요. 얼마 전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공연이 결국 취소됐어요. 위드코로나로 맘 놓고 축제를 즐길 수 있길 기대해요. 또 버킷리스트인 세계 여행을 가고 싶어요.” 채지민(21)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위드코로나로 대면 수업이 시작되면 타대학 학생들과 교류하고 현장 발표도 보고 싶어요. 늦은 시간까지 사람들과 어울리며 대학 생활을 누리고 싶어요.” 김희진(가명, 21) 건국대 영상영화과

전국의 대학교는 2020년 1학기부터 교육청 지시에 따라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20학번 학생들은 실습이나 실험 수업을 제외하고 학교를 실제로 가본 경험이 거의 없다. 백신 보급과 접종 완료에 따라 빠르면 이번 겨울 계절학기부터 위드코로나로 대면 수업이 기대되고 있다. 대학생 MZ들과 대학 관계자들이 생각하는 일상의 변화를 취재했다. 

2020년 대학교는 처음 비대면을 시행하면서 혼란이 많았다. 초기에는 교수진과 학생 모두 비대면 프로그램 조작 미숙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실시간 수업에 강아지나 아기 소리, 가족들의 목소리가 그대로 송출되는 등 해프닝이 있었다. 녹화 수업에는 편집 과정에서 중간 부분이 날아가거나 PPT 자료 대신 학생들 얼굴만 나오는 영상이 뜨기도 했다. 

건국대 관계자는 “점차 시간이 흘러 지금은 모두 비대면에 적응해 별 무리 없이 잘 해나가고 있다. 건국대의 경우 기존에 있던 이캠퍼스(eCampus)를 확대, 개편해 활용했다”고 전했다. 녹화 방송은 서버에 올리고 줌(Zoom) 링크를 공유해 비대면 실시간 수업을 진행한다. 

온라인에 강한 Z 세대는 온라인에서 소통을 이어갔다. 코로나로 2년간 자유로운 대학생활이 막혔으나 메타버스의 가상세계에서 축제를 열었다. 건국대 총학생회가 아이디어를 내서 지난 5월 건국대 재학생 및 임직원들이 메타버스로 참여할 수 있는 ‘건국 유니버스’ 가상캠퍼스 앱을 개발했다.

총학생회에서 제출한 아이디어 기획안을 학교 측에서 승인해 앱을 개발했다. 축제 이후 여름 방학 ‘워터캠퍼스’, 할로윈 시즌 ‘좀비런’까지 계속 앱을 수정해 업데이트 하고 있다. 축제에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며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건국유니버스에서는 실시간 채팅은 물론 캐릭터 커스터마이징과 전동 킥보드로 캠퍼스를 속속이 누빌 수 있는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대학생들은 학번에 따라 내년 대면 수업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 또 다른 건국대 관계자는 “18, 19학번들은 오히려 학교 생활을 해봤기 때문에 비대면을 선호한다. 반면 20, 21학번들은 대면 수업을 한 번도 해 본적 없기 때문에 위드코로나에 따른 대면을 선호해 의견이 갈린다”고 말했다.

또 “19학번이 2020년도 OT와 행사 준비도 많이 해 놓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비대면을 시작하면서 당시에 아쉬움이 많았다”며 당시 소감을 전했다. 또 “비대면이라 하더라도 학교 임직원들의 인건비와 관리비는 동일하게 지출되고 방역과 관련한 비용 지출도 무시할 수 없다. 대면으로 그냥 현장에서 주면 되던 것들도 택배 처리하기 위해 드는 인건비와 택배비 등이 오히려 더 많아 비대면이라고 돈이 덜 들진 않는다”며 코로나 상황에서 학교 측이 겪는 어려움도 전했다. 

동국대도 마친가지였다. 동국대 소통홍보팀 관계자는 “이번 학기까지는 교육청 지시에 따라 비대면을 유지하지만 정부 지침에 따라 내년에 대면 수업이 확정되면 이에 대비해 내부적 의논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유빈(가명, 21) 동국대 경영학과 20학번 학생은 “한 번도 대면수업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건물별 이동 동선에 따른 시간표 짜는 것이 걱정”이라면서 “위드코로나에 따라 대학생이 되고도 마음껏 누리지 못했던 콘서트, 뮤지컬,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고 전했다. 

대학생 MZ들과 학교 관계자들은 위드코로나에 따라 대면 수업이 시작되고 활기찬 캠퍼스 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공통적으로 내보인 동시에 사람이 많이 모임에 따른 방역 걱정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