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세계 정상무대서 토종 친환경 한지 알려
다운·미들·업스트림 협력으로 자원순환경제 확대
전통 종이 ‘한지’로 개발한 식물성 ‘하운지’ 원단을 쓴 ‘페리토’ 가방이 전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 배우자들에게서 주목을 받아 화제가 됐다. 지난달 31일 이탈리아 로마 G20 정상회의 참석 정상 배우자 모임이 열린 로마 카피톨리니 박물관에서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친환경 원단 하운지로 만든 가방을 손에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김 여사는 이날 휴대한 한지 핸드백을 베고냐 고메즈 스페인 총리 부인에게 소개하며 “한지는 일년생 닥나무로 만들어 숲을 사라지게 하지 않는다. 사람을 위해 자연을 해치지 않는 물건이다”며 “한국에서는 친환경적인 생산을 장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고메즈 여사는 “한지로 만든 가방이 너무 아름답다. 한국의 젊은 분들이 전통과 자연을 보존하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있는 것은 지구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스페인에서도 자원순환경제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영부인이 손에 든 가방은 국내 브랜드 ‘페리토’의 베스트 상품 ‘블레드 스탠다드백’이다. 페리토는 유지현 대표가 작년 11월 런칭한 신생 브랜드다. 한지 가죽인 친환경 소재 ‘하운지’를 활용해 친환경 제품을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가방 뿐만 아니라 포장 박스와 가방 완충재, 쇼핑백 등에 재활용 자재와 친환경 소재 사용을 늘리고 있다. 페리토측은 “영부인이 멘 가방 소식이 전해진 1일 이후 주문량이 몰려 2일 블레드백과 피노백이 품절된 상태다”며 “핸드메이드 제품으로 재입고까지 2~3주 정도 후에 입고될 것이다”고 밝혔다.
유지현 페리토 대표는 “코로나 이후 친환경 소재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브랜드 준비를 하면서 접한 국내 업체가 개발한 퀄리티 높은 하운지 원단을 알게 돼 친환경 가방 브랜드를 런칭했다”고 말했다. 그는 “G20에서 영부인이 멘 가방이 페리토라는 것을 뉴스를 통해 알게 됐다”며 “신규 브랜드인 만큼 영광스럽고 기쁜 일이다. 사이트가 마비될 정도로 전화 문의와 주문이 폭발적이다”고 말했다.
■ ESG경영 선두 LF, SK 앞다퉈 친환경 소재 사용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기업들이 ESG경영에 나서면서 국내 친환경 소재에 관심이 높다. 한원물산은 2015년부터 한지에 원단을 접합한 식물성 소재 ‘하운지’를 연구해 롤 원단을 생산하고 있는 친환경 소재의 선두주자다. 영부인이 든 가방 원단에 쓰인 하운지는 생분해되고 소각과정에서 독성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정우한 한원물산 대표는 “코로나 이후 친환경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하운지 주문량이 작년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며 “이전 PU소재를 썼던 기업들이 다이어리 제작에 친환경 소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ESG경영 선두주자로 나선 SK그룹과 신한지주회사가 내년 다이어리 제작을 위해 친환경 소재 하운지를 구매했다. LF도 ESG 경영을 실천키 위해 자사 브랜드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제품 확대에 나섰다. LF의 아떼가 21F/W 시즌 하운지 소재를 활용한 신발을 출시했다.
하운지 정우한 대표는 “전세계는 친환경 시장을 선도키 위해 탄소 감축이 목표다. G20가 내세우는 것도 친환경인 만큼 청와대 비서실에서 국내 중소기업 제품의 친환경 페리토 가방을 산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