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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입·배송·고객관리까지 한번에…1인 창업 전성시대

작년 도소매 창업자 절반은 30대 이하  MZ세대 1인 창업자 속속 시장 진입

2021-06-25     정정숙 기자

“페이스북에 올린 가방 300여개가 몇 시간 만에 다 팔렸어요. 예약 주문도 이어졌죠. 마진이 적어 수익은 크지 않았어요. 첫 상품이 완판되는 성공을 거두자 쇼핑몰을 시작해도 되겠다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

‘체리콘(CHERRY CORN)’ 이혜원 대표(22)는 18세 고등학교 시절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만들고 싶은 가방 디자인을 들고 무작정 공장에 주문을 넣었다. 쇼핑몰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투자한 것이다. 현재 1인 창업자로 같은 또래 대기업 직장인보다 많이 번다.

1인

‘쮸데이(jjooday)’ 노주연 대표(32)는 요즘도 일주일에 1~2번 동대문 도매시장을 찾아 사입 상품을 주문한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자사몰을 운영 중이다. 고객 주문이 들어오면 상품을 정성스럽게 싸고 리본을 묶고 손편지 쪽지를 같이 보냈다. 그는 대학교에 들어간 후 경영학 전공을 그만두고 패션사업에 뛰어들었다. 액세서리로 창업해 지금은 의류까지 판다.

1인 창업자 전성시대가 활짝 열렸다. 1인 및 소호 창업자는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SNS)를 근간으로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 기술 발달로 온라인을 비롯한 모바일 플랫폼이 늘어나고 스마트폰과 유튜브 및 페이스북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소통에 익숙한 세대가 등장하면서다.  패션업종은 과거 전문적 지식이나 스킬이 필요했지만 현재 이를 보완할 시스템이 많이 개발돼 1인 창업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인프라 발달로 시장 진입 쉬워져
플랫폼이 발달하면서 모바일 앱을 통해 생산과 주문, 고객 관리 등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쇼핑몰을 관리하는 시대가 왔다.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는 판매 채널도 다양화됐다.

체리콘 이혜원 대표는 전자상거래 통합솔루션 ‘메이크샵’이 개최한 2017년 쇼핑몰 창업 콘테스트 ‘고등창업’에서 수상을 받아 체리콘 쇼핑몰을 만들었다. 현재 에이블리, 브랜디  쇼핑몰 등에서 300여개 패션 잡화 및 의류를 팔고 있다. 

쮸데이 이혜원 대표는 사업 초기 쇼핑앱 브랜디에 입점해 판매를 시작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동영상을 내보내며 브랜딩을 하고 있다. 이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전신인 스토어팜에서 판매를 시작해 올 봄 자사몰을 만들었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는 “패션은 정통적으로 디자이너 전공자나 동종업계 종사자가 진입했다. 기술 발달과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면서 패션 유통에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며 “온라인이 발달하고 코로나 이후 실업자가 늘고 플랫폼과 앱스토어 같은 사회 인프라는 발달하면서 재고 부담없이 할 수 있는 소호몰 창업 확산은 더 늘고 있다”고 말했다. 

쮸데이

■ 원가 낮춰 경쟁 우위 확보해야
업계 전문가는 택배 운송 시스템이 잘 돼 있는 것도 전자상거래가 발달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아마존과 이베이 등 유통 플랫폼이 글로벌 풀필먼트(Fulfillment)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1인 창업이 편리해졌다. 국내는 동대문 기반의 온라인 플랫폼 신상마켓과 브랜디, 링크샵스 등이 대표적이다. 창업자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면 버튼 하나로 주문 수집과 사입 요청 이후 출고까지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다. 

2014년 시작한 전문물류 스타트업 마이창고는 작년 1월 링크샵스와 업무 제휴를 맺고 동대문 물류대행 업무를 맡고 있다. 마이창고는 물류 작업 전체 과정을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로 관리하는 창고관리와 주문관리 시스템 등 서비스앱을 먼저 선보였다.

브랜디는 2018년 1월 풀필먼트 사업을 시작했다. 통합 관리 시스템 FMS(Fulfillment Management System)를 자체 개발해 도입했다. 올 2월 기준 한달 평균 상품 출고량은 4만건에 이른다. 신상마켓은 풀필먼트 서비스 ‘딜리버드’를 작년 초부터 베타버전으로 출시한 이후 올 2월 정식 런칭했다. 딜리버드 사입 금액(1~5월)은 전년 동기간 대비 1261% 늘었다.

전문가는 창업이 쉬운 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마진이 적다는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기대 이사는 “창업자들은 선결제 등으로 원가를 낮추고 독점적 계약을 해 유통 플랫폼에서 우위를 확보해야한다”며 “일정 수준에 오르면 ODM을 해서 고부가가치를 지향하고 고객 정보를 확보해 브랜드로 가는 전략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 기업 동향’에 따르면 올 1분기 도소매업 창업자 10명 중 6명이 30세 이하로 나타났다. 1분기 도소매업 창업자는 전년대비 26.3%로 대폭 증가했다. 연령별 증가률은 30세 미만이 36.5%로 가장 높았다. 30대(27.3%), 40대(25.5%), 50대(16.5%)가 그 뒤를 이었다. 2020년 도·소매업 창업자 10명 중 5명은 30대 이하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