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老? NO! 거대 소비주체 ‘액티브 시니어’

코로나19 종식과 더불어 시니어 마케팅 본격화 건강, 젊은 삶에 과감한 투자 은퇴, 노후 준비 개념도 달라 심도 있고 친밀한 마케팅 필요

2021-05-14     이영희 기자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나면 산업전반을 좌우할 큰 소비주체로 ‘시니어’가 급부상할 것이다. 또한 시니어마케팅이 불황을 극복할 키워드가 되면서 산업과 기업 역시 그들이 좋아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아이템개발, 서비스에 집중할 것이다” 최근 시니어라이프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중인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시니어’란 특정 분야의 선배나 경험이 많은 앞선 사람을 일컫는데, 요즘은 노인이나 실버란 단어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대체 용어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경제력과 활동성을 가진 ‘액티브 시니어’는 종전의 부정적 선입견을 불식시킬 정도로 주목대상이다. 

우리사회에서 노(老)는 무기력, 노쇠, 질병, 경제적 상실, 외로움, 죽음 등 부정적 인식이 지배적이다. 100세 시대가 앞당겨지고 우리 사회의 노령화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시니어층이 주 소비층이 되는 것은 멀지 않았다.

현재 최고령사회 일본의 경우 노인인구는 28.2%에 해당한다. 한국은 16.5%로 17위를 기록하고 있다. 유소년 100명당 노인비율은 138.8명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현상을 심각하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반면, 100세 시대를 바라보며 긍정적 시각도 있다. 65세 이후 은퇴를 앞둔 예비 시니어들과 경제력을 가진 현재의 시니어들에 대한 분석에서다.

액티브 시니어는 1955년~1963년생으로 현재 전체 인구의 13.8%인 688만여명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실제 나이보다 5~10세가량 자신이 젊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활동적인 노후 생활을 추구한다. 

특히 건강하고 젊게 살아가기 위해 과감한 투자와 소비를 주저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동안 일을 해야만 벌어들이는 ‘수입’의 개념을 바꿔 은퇴후에도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큰 관심이 있으며 다방면에 적절한 투자와 준비를 해가는 것을 당연시한다.

최근 패션계는 이러한 시니어 소비층의 라이프스타일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가장 트렌드를 발빠르게 충족시켜야 할 패션계는 아직 소비층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 5060세대가 주 소비층인 대다수의 브랜드들은 여전히 30대 여배우를 모델로 삼고 있다.

“어덜트 느낌이 나는 순간 고객들이 멀어진다”는 마케팅 이론이 불문율처럼 지켜지고 있는 것이다. 주고객이 느끼는 괴리감도 배려해야 할 시점이다. 왜 자꾸만 고객층이 이탈하는지, 매출이 떨어지는 것이 단지 장기불황이나 코로나19탓인지 점검해 봐야 할 때다.

얼마전 모 유명 디자이너브랜드의 시니어패션쇼 리허설 장소에서 본 기자와 만난 디자이너는 이렇게 말했다. “사실, 우리 고객은 이제 시니어가 됐어요. 당연스럽게 고맙게 받아들여야 하는데 디자이너 자신부터 인정을 안 한거죠. 제 고객들이 젊고 세련되게 보일 수 있도록 변화된 체형에 맞춰 아름답게 즐겁게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겁니다”라고 했다.

대부분 예전의 디자이너 브랜드 의상을 입던 고객들이 이제는 수입브랜드를 찾고 있는데 자신의 장단점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세련미보다는 어색하다는 것. 그래서 고객과 밀착해 체형을 커버하고 어울리는 스타일링을 해주는 등 디자인과 서비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2030세대가 주고객층인 패션플랫폼 지그재그에 70대 여배우 윤여정씨가 모델로 등장하는 사례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젊은층이 소비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맞지만 모든 마케팅이 소위 MZ세대로 불리우는 영층에만 집중해 과포화양상으로 치닫는 것은 다변화, 다양성 시대와는 동떨어진 사고다.

최근 시니어모델을 내세워 MZ세대와 소통하려는 업계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다양성의 시대, 경제력을 가진 시니어 중심 사회가 앞당겨지고 있는 요즘, 새롭게 부상하는 마켓과 소비군에 대한 ‘친밀한’ 마케팅이 실현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