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방식만이 정답은 아냐, 한국만의 스타일 추구하라” - 투모로우 세일즈 총괄팀장 마르코 비아넬로(Marco Vianello)

2021-04-30     나지현 기자

글로벌 패션기업 디젤그룹 산하의 세계적인 쇼룸으로 유명한 투모로우(Tomorrow)가 한국 패션 브랜드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아더에러(Ader Error)에 이어 올 초 앤더슨벨(Andersson Bell)을 영입했다.

투모로우는 런던에 헤드쿼터를 두고 있으며 밀라노, 뉴욕, LA, 홍콩, 상하이에 지사를 두고 글로벌 패션마켓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투모로우가 바라보는 K-패션에 대한 견해는 어떨까. 투모로우 세일즈 총괄팀장 마르코 비아넬로(Marco Vianello)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투모로우는 지난해 아더에러에 이어 최근 하이컨템포러리 브랜드 앤더슨벨을 스카우트했다. 한국 내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는 브랜드다. 이들 브랜드와 계약한 이유는 무엇이고 투모로우의 역할은 무엇인가. 
“투모로우는 2010년부터 많은 한국 브랜드와 성공적으로 일한 훌륭한 실적을 갖고 있다. 최근 한국 브랜드는 매우 창의적이고 전통적이지 않으면서도 한국 브랜드만의 색깔을 뚜렷하게 내고 있다. 단순히 상품 판매에만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을 위한 경험을 창조해내고 있다. 젠틀몬스터가 대표적이다. 상품, 생산, 유통, 경험 창조에 있어서 경이롭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다. 

앤더슨벨 또한 상품과 디지털적인 컨텐츠, 온라인 유통에 최적화된 놀라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스칸디나비안 무드와 한국적인 테이스트를 적절히 믹스해 앤더슨벨만의 해석으로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인다. 또 글로벌 럭셔리 소비자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가격대와 대단한 상품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다. 이것이 주목한 이유다. 

투모로우는 우리만의 노하우로 브랜드들이 각자의 레벨을 높이고 적합한 글로벌 홀세일러들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가지고 효과적으로 진출, 확장시킬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 투모로우는 경험이 풍부하다. 한국 디자이너 혼자서 해내는 역량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전 세계 홀세일러들에게 접근하도록 돕는다“    

-글로벌 패션 마켓은 주로 유럽이 이끌고 있다. 유럽은 한국 패션 브랜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또 투모로우가 계약을 맺는 패션브랜드의 공통적인 매력은 무엇이 있나.   
“우린 유럽이 글로벌 패션마켓을 이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직 혁신과 창의성이 이끈다. 이것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존재할 수 있다. 한국 패션 브랜드는 굉장히 감각적이다. 옷을 넘어 경험과 유통 컨셉, 세련된 컨텐츠와 기획능력은 유럽 홀세일러들에게도 영감을 준다.

투모로우에게 중요한 것은 브랜드의 볼륨이나 유명세가 아니다. 파트너십을 맺은 브랜드의 퀄리티와 그들이 시장을 개척해나가는 방법에 주목한다. 우린 항상 전 세계를 통틀어 다양한 브랜드 조합을 살펴본다.

투모로우는 단지 스카우트와 판매에 그치지 않고 패션마켓에 접근하는 정확한 방법과 적절한 시기에 상품이 팔릴 수 있도록 한다. 투모로우의 철학은 브랜드와 홀세일러 모두에게 판매보다 많은 것을 제공하는 것이다. 훨씬 깊이 있는 접근으로 매 시즌 더 나아갈 수 있는 모든 것을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한국 패션 브랜드가 글로벌 패션 마켓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조언이 있다면. 
“상품과 브랜드에 관련된 모든 것을 통틀어서 일관적인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브랜드가 전달하고 싶은 포지셔닝, 이미지, 가격대 모두 굳건히 지켜내야 한다. 그래야 세계적인 홀세일러들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있다.

또 열정을 가지고 브랜드 스토리를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다. 브랜드의 모든 요소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열정과 헌신에 대해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브랜딩, 컬렉션, 스토리텔링을 전통적이지 않은 새로운 방식으로 끝없이 발전시켜야한다.

유럽시장에 진출한다는 이유로 유러피안이나 미국식 방식을 도입해야 된다는 생각도 잘못이다. 유럽 패션피플들에게 한국 브랜드는 틀에 박히지 않은 접근방식, 한국 브랜드만의 스타일이 이국적이며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