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오 회장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 “어려울수록 낙담 말고 반 발짝 더 나가자”
어려움 처한 기업인들 위로하는 메시지 전달
“지난 겨울은 기상관측 이래 가장 따뜻한 해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많은 패션기업들이 애를 먹었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예전에 겪어 보지 못했던 어려움이 또 닥쳤다. 그래도 남보다 조금 더 열심히 하고 더 큰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는 노력을 하자.”
패션그룹형지 최병오 회장이 최근 연달아 업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6일 열린 ‘2020 한국패션브랜드대상’ 시상식에서 이 같이 말하고 “우리 패션기업들이 욕심 부리지 말고 한가지만 깊게 파고 들어 세계적 기업이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최 회장은 정부 당국 및 관계기관 간담회에서도 업계 어려움을 토로하고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만난 간담회 자리에서 “고용에 크게 기여하는 섬유패션산업에 신경 써 줄 것”을 건의하고 이에 따른 지원을 요청했다.
이어 12일 부산섬유패션정책포럼에서는 “부산에는 중형급 봉제공장이 많은데 이번 코로나19 사태 당시 방호복 생산으로 (국가 방역에) 큰 기여를 했다”고 격려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역 섬유패션산업 발전을 위해 민관이 협력해 연합봉제공장을 설립하자는 의견도 밝혔다.
최 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지난 겨울 매출 부진과 올해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인들을 위해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16일 시상식에서 그는 “어린 나이에 장사에 뛰어든 지 50년이 됐는데 벌써 70을 목전에 두고 있다.
더 경영을 잘 해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기업가로 거듭나야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경영인으로서 성공 노하우를 알려 달라는 업계 CEO 요청에 대해서는 ‘욕심을 부리지 말고 한우물을 팔 것’을 당부했다.
그는 “오늘(16일) 아침 에스콰이아 대표로부터 부채 250억여원을 다 갚았다는 보고를 받았다. 구두만 만들었으면 실적이 좋았을 텐데 엉뚱한 일에 욕심을 내서 고생했다”며 “1993년 11월 23일 회사가 부도난 적이 있다.
잘 나가다가 한순간 방만하면 바로 나락에 떨어지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보다 반 발짝 더 나아가면서 욕심내지 않고 깊이 하면 소비자들이 선택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도 최 회장이 전하는 메시지에 고무되는 분위기다. 이날 시상식 2부 비즈니스 네트워킹에 참여한 롯데쇼핑 상품본무의 모 수석(chief) 바이어는 “저명한 분들의 좋은 말씀을 들을 수 있는 너무 좋은 기회였다”며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수상한 또다른 패션업체 CEO는 “자신의 어려웠던 경험을 가감없이 알리며 욕심 부리지 말고 한 길만 깊게 파라는 최 회장의 주문에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