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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빠진  예술가 (1-2)by 한승준] 세상 밖으로 커피 내리는 아티스트 김민우

2020-05-15     한국섬유신문

“저는 꽤 오랫동안 커피 장사를 해 왔고 그 기간 동안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으며 다양한 경험들을 겪어 왔죠. 좋은 커피를 만들겠다는 일념, 그리고 좋은 공간을 만들어 보겠다는 열정 하나로 내 청춘을 온전히 쏟아 부었어요. 그리고 이제 제 나이도 40 불혹의 나이에 들어섰죠. 김동길 교수님의 말을 빌리자면 40대는 가을이라 하더라고요.

여름날의 뜨거웠던 열정의 시간을 보내고 온화한 가을을 맞이하는 40대, 지금 이 순간을 잠시 반추해 봅니다. 20대 초반 다리가 펴지지 않는 작은 가게의 좁은 소파에서 4년을 생활하며 저는 담배 연기가 없는 카페를 꿈꿨어요.” (난 그의 가게에서 담배를 줄창 피다 쫓겨난 적도 있었다)

그 때의 사회 분위기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당시 사회적 정서가 카페=담배였고 그것을 반전시킬 만한 금전적 여유도 민우에겐 없었다. 음악이 커피향과 조화롭게 흐르는 그 곳에서 그의 열정을 담은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사람들의 지친 얼굴에 모나리자와 같은 미소를 띄울 수 있는 공간, 그런 공간을 꿈꾸며 지금껏 살아왔다. 예전 그 작은 카페에서 그의 일을 잠시 도왔던 한 여자아이가 지금의 커피 가게에 잠시 들러 편지를 두고 간 일이 있었다.

“사장님이 그렇게 원하던 공간이 지금 이렇게 이루어져 있네요.” 비록 짧은 내용의 편지였지만 엄청난 감동을 받았고 또 뜨거워졌었다. 이제 그의 인생 2막이 끝이 났다. 세상에 나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청소년기의 1막이 끝나고 그 길을 찾고 닦기 시작했던 30대의 2막이 끝이 난 것이다. 이제 민우의 나이도 불혹도 중반을 넘어섰다. 

김민우 인생의 3막이란? 커피 한잔을 통해 세상과 평화와 화합, 그리고 조화를 이루는 거다. 세계적인 명상가이자 평화 운동가인 틱낫한 스님은 “종이 한 장 속에 태양과 구름과 강과 바다가 함께 공존하며 모든 것들이 하나로 홀로그램처럼 연결되어 있다”고 했다.

한 장의 종이에서 구름을 볼 수 있듯 커피 한 잔 속에서 구름과 강, 그리고 땀 흘리며 커피 열매를 따는 농부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서로를 사랑하며 아껴주는 모습을 지금 이 순간 볼 수 있다. 

“생명의 또다른 이름을 불완전이라 부르고 싶어요. 어떤 생명도 완전할 수 없으며 넘어지고 실수하고 아파하니까요. 한 마리 꿀벌처럼 꽃이 만발한 정원의 위치를 동료에게 춤으로 이야기하듯 나만의 벌춤으로 나와 세상을 치유하고 싶어요.” 

그는 아직도 커피를 내린다는 말이 하나의 시처럼 들린다며 행복해한다. 내가 아는 김민우. 그는 내게 있어 커피 혁명가 같다. 세상 밖으로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의 커피는 아름답고 아름답고 아름답다. 

명실상부 대한민국 커피 로스터 50인 그 중, 한사람으로 우뚝 선 감성로스터 김민우. 그의 커피는 철학이다. 그의 커피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