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지원 사각지대 많아…산업특성 반영 시급
제조중소기업 체납유예 규정 필요 코로나피해 경영안정자금 30%만 남아 턱없이 부족
“서울시는 동대문 상가(쇼핑몰)에서 준비할 수 없는 서류를 요구하면서 서울형 착한 임대인 지원을 하겠다고 한다. 동대문 대형건물은 구분 소유주(임차인)만 400여명이 넘는다. 각각 400명 소유주에게 일일이 상가임대차계약서와 사업자등록증(임차인), 월세인하 내역 증빙 서류를 받으려면 한달이 넘게 걸린다. 탁상행정에 불과하다.” (남평화상가)
성수동 공장을 운영하는 터치미나인 이서연 대표는 코로나 19로 경영이 어려워 3월 신용보증재단에 접수했다. 지난 주 2000만원 대출이 됐다. “한 달 버틸 정도 자금이다. 앞으로 공장운영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남평화상가 트윈스 대표는 3년 전에 사업자 대출을 받았다. 3달 전 장사가 안 돼 3칸 매장을 2칸으로 줄였다. 지금은 코로나 여파로 중국와 일본 바이어뿐만 아니라 내수 고객까지 끊어지면서 매출이 거의 없어 겨우 버티고 있다. 상품이 팔리지 않아 신상품은 작년에 비해 10% 개발하고 있다. 가게를 빼야하나 고민 중이다.
코로나 19로 어려움에 처한 동대문이나 패션섬유업체들은 긴급경영안정자금과 정부지원 자금 신청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지원금이나 대출을 못 받는 사각지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기업들은 지원정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실정이다.
패션의류 최대 집적지 동대문의 도매 쇼핑몰은 ‘서울형 착한 임대인’ 지원을 거의 못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이 낳은 지원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임대료를 인하한 임대인에게 건물 보수 비용을 보조하는 ‘서울형 착한 임대료 지원 사업’ 명목으로 최대 500만원까지 지원키로 했다. 상가 관리단들은 “동대문 도소매 쇼핑몰은 각 건물당 400여명이 넘는 구분 소유주가 있다.
각각 임차인인 구분 소유주에게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제출 받기 위해서 한 달이 넘게 걸린다. 이미 낸 임대료 영수증만 보고 지원하는 등 간소화가 필요하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두타 두타쇼핑몰과 apM Korea와 테크노상가, 남평화상가 등이 임대료 인하에 동참했다.
서울시 중구청측은 “전체 건물을 보수하는 경우 상생협약서를 임차인과 임대인한테 다 받아야한다. 지원금으로 일부 공간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전체 건물을 보수하기 때문이다”이라고 답변했다.
코로나 19 위기로 섬유패션업계는 판매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도소매 상가 상인들과 제조사들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제조업체나 동대문 상인들은 지원을 늘려야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상인들은 코로나 영향으로 매출이 떨어지고 있지만 지난해 받은 대출로 지원을 못 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화재 피해를 입은 제일평화시장 800여명 상인들은 서울시와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으로 은행에서 긴급 재난 대출을 받았다. 제일평화시장 내 A상인은 “1월부터 임대료를 못내는 상인들이 늘고 있지만 코로나 19로 지원혜택을 못 받고 있다. 정부가 대상 폭을 더 넓혀야한다”고 말했다.
섬유패션 업계 중 수제화 공장들은 몇 년째 이어진 경기불황으로 경영이 악화돼 있다. 이에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세금 체납이 많거나 3~4년 전 이미 대출을 받은 경우가 많다.
B업체는 4년 전 32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이 2018년부터 15억원대로 떨어졌다. B업체 대표는 “매출이 계속 줄고 있어 무작정 대출을 받기도 힘들다. 5년 전에 대출받았다. 대출은 어차피 갚아야하는 돈이다. 어떻게 꾸려야할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C업체는 계속된 경기불황으로 체납 세금이 있어 대출을 못 받고 있다. 고정비만 2000만원 넘게 들어간다. 이 회사 대표는 “원부자재업체와 맞물려 공장 문을 닫기도 어렵다. 여름과 가을 샘플 제품을 생산할 자금도 여력도 없다. 샘플비 지원이라도 해 준다면 다음 시즌 준비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소기업이 대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표적 기관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이다. 중진공은 기술 사업성이 우수한 중소기업에 장기저리 자금을 공급해 중소기업 경쟁력을 강화에 힘쓰고 있다. 지원분야는 고용, 수출, 시설투자, 혁신성장 분야를 중점으로 혁신창업사업화자금(2조5500억원), 긴급경영안정자금(7000억원), 신성장기반자금(1조4300억원), 신시장진출지원자금(3000억원), 재도약지원자금(3100억원) 등이 있다.
대상은 중소기업법상의 중소기업이 융자받을 수 있다. 올해 총 예산은 5조4900억원이 책정됐다. 이중 기업들이 가장 많은 관심이 높은 코로나 피해 자금은 3개월 이내 집행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기업 및 소상공인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을 질의응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Q. 경영 애로를 해소하는 자금에는 어떤 혜택이 있나.
“정부는 경영 안정화가 시급함을 인지해 긴급경영안정자금을 확대했다. 긴급경영안정자금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기업 지원을 위해 6000억원 증액해 총 7000억원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 피해 기업 지원 항목은 코로나19로 매출이 전월대비 10% 이상 감소한 기업이 해당된다. 처리기간도 10일에서 5일 이내로 빨라졌다.
추경으로 집행된 코로나 19 중소경영안정자금은 2월부터 신청받았다. 23일 현재 70%가 소진된 것으로 추정된다. 30%가 남아 있다. 오는 29일에 상담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5월 기업 실사 후 예산집행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Q. 기존 대출이 있는 경우는.
“코로나 자금은 일반자금에 비해 신용대출을 완화했다. 코로나 피해기업은 5년간 3번 이상 대출받은 기업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종전 5년간 3회 이상 지원받은 기업은 제외대상이었다. 사업성평가등급도 더 확대 적용했다. 13개 등급에서 일반적으로 5~7등급이 대출됐지만 이번에는 9등급까지 신용대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Q. 신청 방법은.
“온라인 신청이 어려운 상황이다. 정책자금은 온라인으로 신청해서 처리한다. 자가 진단 후 사전 상담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된다. 기업 평가 절차를 걸쳐 융자여부가 설정된다. ”
Q. 패션업계는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이 많다. 공장들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세금 체납이 많은 편이다. 그에 대한 체납액 유예 규정이 있나.
“기본적으로 세금체납기업은 대출대상에서 제외된다. 중진공은 세금으로 운영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징수 유예를 받았으면 대상이 될 수 있다. ”
그 외 시설자금은 중점적으로 지원한다. 언제든지 상담가능하다. 우리기업이 해당되는지 상담은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나 정부 R&D 성공판정 기업은 가진 예산에 비해 수요가 적어 신속한 지원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