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복 업계, 빠진 매출만큼 허리띠 졸라매기

오프라인 기반 평균 50~70%까지 매출 급감 생산자금·경비줄이고 구조조정, 임금삭감

2020-04-17     나지현 기자

여성복 업계가 2~3월 평균 50~70%까지 빠진 매출만큼 기업 운영 고정비를 줄이는 허리띠 졸라매기에 사활을 걸었다. 4월 들어 조금씩 외출을 늘리고 교외 아울렛 중심으로 고객이 늘면서 역 신장 폭이 10% 내외 만회되고 있지만 두 달간 큰 폭으로 빠진 매출을 메꾸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2월 말부터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해졌고, 이로부터 3~4주간 과대 낙폭을 보이는 오프라인 매장 속출로 정상영업이 불가능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고정비를 줄여 생존을 위한 방법 모색에 나서고 있다. 

기업마다 온도차는 있지만 우선적으로는 생산 자금을 줄이고 있다. 여름물량은 20~30%가량 줄였고 가을과 겨울은 추이를 보고 있지만 최소 15~20% 줄였다.

기업 경비를 줄이기 위해서 광고·판촉비 축소절감과 불필요한 접대성 경비 지출을 거의 없앴다. 사정이 조금 나은 업체도 연차 수당을 줄이기 위해 무급휴가 대신 연차 촉진 카드를 내놓았다. 직원 50%이상 노사협의로 동의하면 기업이 정한 날짜에 연차를 쓸 수 있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곳들은 속속들이 임금삭감과 인력을 줄이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현재 여성복 업계는 매출 급감으로 인해 업무 누수가 생기지 않는 한도 내에서 이 기회에 불필요한 인원을 줄이는 모양새다. 정부에서 고용유지지원금을 받는 기간 동안 자진퇴사 외 권고사직, 퇴사가 불가능해 사전에 조직 슬림화에 들어간 곳도 있다.  

업계는 3월과 4월 1~2주 전 방위 무급휴가를 시행했다. 직원들의 월급은 30~50% 줄었다. 5월분 무급휴가 시행을 위해 벌써 휴가 계획서를 제출한 곳도 상당수다.  

여성복 전문 업체에서는 3~4월 임원 임금 30~40% 삭감, 임원급 인력 퇴사가 이뤄진 곳들이 상당하다. 전 부서에서 골고루 인력을 내보낸 곳도 있다. 브랜드의 핵심이었던 디자인실 기능을 축소한 곳도 있다.

백화점 매출 비중이 월등히 높은 여성복 업계 사업 구조를 이 기회에 과감히 버리고 지난 몇 시즌 전부터 급변하는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빠른 의사결정이 요구되면서 디렉터급 인력을 내보내고 좀 더 젊고 효율적인 MD형 디자인실로 탈바꿈 한다는 취지다.

업계 중견기업 한 임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돌파구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자구책 마련과 효율화를 위해 조직 슬림화 카드를 꺼낸 것이 배경이다”고 말했다. 또한 “유독 여성복 업계 타격이 크다는 말이 돈다.

2~3월 기업 실적 악화가 극심해 자칫 단기간 여성복 업계 대량실업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다. 부진이 상당 기간 이어갈 것으로 전망돼 인원 충원이나 신규 채용, 임금 협상도 모두 미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지나면 매출 일부가 회복은 되겠지만 수요 부진 여파가 불가피하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채널에 대한 비중과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면서 시장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