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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에 빠진 대구 섬유산지…피해규모 눈덩이처럼 확대 우려

하루만에 확진자 30명 넘게 나와 패닉 상태 업계, 對中 수출입 의존도 낮추는 방안 모색

2020-02-20     김영곤 기자

“사무실 전체가 너무 조용하다. 이야기나 잡담하는 소리도 전혀 없어 고요한 적막함 속에 들러 쌓인 느낌이다. 경기가 안 좋아도 일 얘기 소리는 들렸는데 이번에는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대구경북 섬유패션단체 관계자)

대구경북 지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20일 오전 기준 50명에 육박하면서 지역 전체가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불과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청정지역으로 여겨졌던 대구 지역사회는 며칠 사이 수십명의 확진자가 한꺼번에 나오면서 예상치 못한 사태에 크게 당황하는 분위기다.

대구경북 연구원은 지역 제조업 손실이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신종 코로나가 지역 전파 양상으로 번지면서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중국 생산과 납기가 차질을 빚으면서 한국으로 소싱처를 대체하려는 해외 바이어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엑스코는

■지역사회 전체가 흔들
섬유업계는 중국 원재료 수입 지연에 따라 생산과 판매에 차질이 빚어졌고 각종 행사들은 줄줄이 취소 또는 연기됐다. 대구국제섬유박람회(PID) 및 대구패션페어는 일찌감치 취소가 확정됐고 동시에 열리기로 한 ‘도른비른 GFC-Asia’는 5월로 연기됐다.

국제섬유기계전(KORTEX)는 해를 넘겨 내년 3월로 늦춰진 상태다. ‘2020 더 골프쇼 in 대구’는 오는 9월, ‘대구 건축박람회’는 4월로 넘어갔다. 3월로 예정된 ‘대구 베이비&키즈 페어’는 대구시에서 최종 판단을 남겨두고 있다.

엑스코(EXCO) 측은 “연간 60회 열리는 행사 중 봄, 가을이 성수기인데 대부분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됐다”고 밝혔다. 엑스코는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출입구를 2개로 줄이고 열감지 카메라로 출입자들을 선별하고 있다.

지역 시민 사회 문화 행사도 올스톱 됐다. ‘2020 대구경북 관광의 해’ 및 ‘2021 대구세계가스총회’ 성공 개최를 위해 추진된 ‘SBS 인기가요 슈퍼 콘서트’는 잠정 연기됐다. 경북 청도군이 지난 주말 재개장 하려던 소싸움 경기를 무기한 잠정 중단했다. 도서관, 수영장 등 공공시설은 임시 휴관에 들어갔고 각급 학교는 개학 연기를 검토 중이다.

지난

■중국 가던 해외 바이어 한국으로 선회
업계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과 함께 이번 사태를 계기로 對中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개최가 무산된 PID는 하반기인 8~10월 사이 차기 년도 S/S를 겨냥하는 소규모 전시회 또는 수출 상담회를 여는 방법을 찾고 있다.

전시회 관계자는 “PID는 중국 바이어 참여가 많아 수백명이 모인 전시장이 폐쇄될 수 있는 상황이라 부득이하게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주최측은 참가업체들 클레임을 우려했으나 대부분 업체들은 안전을 우선시하는 이번 결정을 따르고 더 강한 신뢰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기업들 역시 적절한 대처였다며 주최측 판단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영국과 프랑스 지역 바이어들은 신속한 결정과 대처에 감사한다며 더욱 신뢰를 보였다”고 밝혔다.

궁극적으로는 중국에 편향된 국내 섬유패션산업의 대중 수출입 의존도를 낮추는 방법도 논의되고 있다. 한국패션칼라산업협동조합연합회는 지난 13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사실상 100% 중국 수입에 의존하는 염료 수입선을 다변화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들의 해외 전시회 참가가 크게 줄면서 우리 업체를 찾는 외국 기업들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13일 폐막한 ‘2020 텍스월드’에 참가한 유럽향 봉제기업 바이어들은 상하이 인터텍스가 취소되고 중국 생산이 차질을 빚자 아이템 소싱을 위해 한국부스를 많이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섬유마케팅센터 관계자는 “해외 바이어들은 중국 신종코로나 영향으로 선적 및 납기가 급박해진 상황”이라며 “한국산 아이템으로 대체하려는 이탈리아 봉제업체와 많은 상담이 이뤄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