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평화시장 화재로 수백억 재산피해 낼 듯

상인들, 소방청 추산 30억원보다 10배 이상 주장 가을 겨울 대목 앞두고 만든 옷 팔 수 없어 울상

2019-09-27     정정숙 기자

서울 동대문 의류 도매상가인 제일평화시장 건물에서 불이나 제일평화시장을 비롯한 주변 상인들이 큰 피해를 입으면서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상인들은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광장에서 60여개 텐트를 치고 임시판매에 나섰다. 

서울시, 중구청, 동대문패션타운 관광특구협의회 등은 10여 차례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상인들이 생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전면 지원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시 특별교부금 20억원을 투입해 임시시장 개설 등의 운영에 필요한 경비로 지원키로 했다. 중소기업육성기금의 재해중소기업자금 100억원을 활용해 상가당 최대 2억원까지 2% 저금리로 융자 지원할 예정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24일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10억원을 중구에 재배정한다고 밝혔다.

제일평화시장

동대문패션타운 관광특구협의회(이하 동대문협의회) 박중현 회장은 “동대문의 다른 상가들도 대표단 회의를 통해 자체적으로 화재 점검을 하고 인근 상가에서 제일평화상가에 적극적으로 지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피해는 제일평화 뿐 아니라 인근 상권 상인들로 번지고 있다. 제일평화는 지하1~지상7층 상가 건물인데 이중 6~7층은 인근 도매상인들이 창고로 이용하기 있기 때문이다. 제일평화와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있는 남평화상가는 직접적 피해를 입었다.

한 상가 관계자는 “제일평화시장 건물 6~7층은 인근 상가 상인들이 의류창고로 사용해 왔다”며 “인근 남평화상가 뿐 아니라 주변 동대문 도매 상인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고 전했다.

화재 이후 상인들은 지난 23일부터 제일평화시장 맞은 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광장에서 60개 임시천막을 치고 영업을 시작했다. 도매 영업은 저녁 8시부터 새벽2시까지다. 상인들은 천막 1개당 6~8개 매장이 함께 장사를 하고 있다.

현재(25일) 상인들은 화재원인 조사로 출입이 통제된 제일평화시장 문을 열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다가오는 가을 겨울 대목 장사를 위해 건물 안에 보관된 의류를 꺼내 와야 한다는 것이다.

동대문 내 한 상인은 “패션업계에서 9월은 가을 겨울 신상품 판매가 본격 시작되는 시기다. 예년보다 날씨가 쌀쌀해져 시즌이 앞당겨졌다. 제일평화시장은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며 “무엇보다 빨리 영업이 재계돼야 한다”고 전했다. 

동대문협의회 박중현 회장은 “정밀 구조안전진단이 끝나고 전기배선, 도색 등의 개별 인테리어까지 아무리 빨라도 2~3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가을 겨울 신상품을 파는 시기인 만큼 매장에서 팔 수 있는 물건 확인과 창문이 있는 층은 환기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소방서 추산 재산 피해는 30억원이다. 발화 지점인 3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1979년 문을 연 제일평화는 2015년 증축된 4개층(지상 4~7층)에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됐다.

유통 관계자는 “80년대 이전 3층 건물은 당시 소방법으로 스프링클러가 없어도 건축허가가 났다”며 “증축은 중구청에서 허가한 건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수 제일평화시장상인연합회장은 “불이 난 3층은 모두 전소했고 그 영향으로 나머지층 매장 물품이 물에 젖거나 연기가 밴 것이라면 팔 수 없다고 봐야한다”며 “소방청은 30여억원으로 피해액을 추산하지만 실제는 10배가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차 상인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건물만 보험에 가입돼 있고 보험 가입 상인은 전체 1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새벽 0시 40분쯤 도매 의류 상가인 제일평화시장 3층에서 불이 시작돼 20여시간 넘는 진화작업 끝에 꺼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3층 의류 매장에서 불이 나 연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쉬는 날이라 큰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물적 재산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