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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소비자들의 마음에 불을 지펴라

차세대 엔진 장착, 오프라인 강자 꿈꾼다

2018-09-14     나지현 기자

국내외 경기의 불안요소가 너무 높은 요즘, 패션 IMF시대라고 할 만큼 소비는 냉랭하다. 모처럼 부는 선선한 바람이 반갑지만 소비 위축에 대한 우려는 높아만 간다. 하지만 급격한 채널 변화와 요동치는 패션 시장 내에서 기회 요인은 분명 존재한다. 소비 시장은 여전히 살아있다. 정보와 구매채널의 홍수 속에서 고객들의 선택지가 까다로워 졌을 뿐이다.

아무리 이커머스가 부상한다지만 오프라인 시장을 다 대체할 수는 없는 법. 명확한 타겟층을 설정해 가장 잘할 수 있는 아이템 또는 특화 집중전략으로 스마트한 고객의 지갑을 열게 할 한 층 진보된 브랜드들을 주목하자.

■러브앤쇼(LOVE N SHOW)

‘절묘한 소재·조화로운 컬러, 핏의 하모니’
어려운 공법이나 특별한 소재로 만들어진 옷은 아니지만 러브앤쇼의 옷은 철학이 뚜렷하다. 올해로 전개 15년차가 된 여성복 러브앤쇼는 재작년부터 제도권 진입을 본격화해 현재 유통 내 러브콜 1위 브랜드로 성장했다. 합리적인 가격대와 특별하지 않은 아이템으로 자칫 사입 브랜드라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90%이상 자체제작 소싱력을 자랑한다.

일관되고 뚜렷한 아이덴티티를 보유해 내공 강한 브랜드로 승승장구다. 고퀄리티의 데일리한 단품과 자유로운 믹스매치가 가능한 착장, 내추럴한 컬러와 페미닌한 무드로 러브앤쇼만의 독보적인 스타일과 감성을 보여주고 있다. 러브앤쇼는 이번 여름 시즌 마감 시 82%의 소진율을 기록했다. 자체 기획 브랜드로 상당한 판매율이다.

이정훈 대표는 “남대문 도매시절부터 여성복 매장과 브랜드를 운영하며 25년 간 패션이 천직이자 내 업이라 생각했다. 단 한 번도 다른 것을 해보자는 생각이 없었다”고 말한다. 또한 “유명한 맛집은 밥이 맛있어서. 잘되는 옷집은 옷이 예뻐서다. 사야할 이유를 주는 간단명료한 이 본질에 오롯이 충실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러브앤쇼는 ‘가격과 품질, 디자인’이라는 주 재료에 ‘혼’을 심고 ‘스피드’라는 양념을 가미해 살아남는 영민한 전략을 짰다. 티셔츠 한 장을 팔더라도 고객의 이해와 공감을 얻어야 한다는 것을 모토로 한다. 대부분은 특별하지 않은 일상적인 옷이다. 그래서 더욱 친근하게 다가간다.

어떤 아이템에 대해서는 고집스럽게 한 컬러, 한 사이즈만을 고수하기도 한다. 자체개발한 자수 아이템은 지난 15년간 누적 판매량이 8만 장이 넘을 만큼 공전의 히트를 쳤다. 매년 출시해도 베스트아이템으로 계속 팔린다. 결국 옷을 사는 이들의 궁극의 목적은 아름다움을 뽐내고 싶은 여심을 자극하기 위한 것. 그 아이템에 가장 어울리는 최적의 컬러와 사이즈를 구현한 조합으로 구매 욕구를 극대화한다.


이 대표는 “1만 장을 팔 수 있는 옷이라도 러브앤쇼의 컨셉에 맞지 않는 옷은 만들지 않는다. 옷은 고객들에게 구매, 착용, 세탁 총 3번의 평가를 거친 후에야 ‘만족’이라는 결과가 도출된다. ‘감성’과 ‘숨’이 묻어있는 매장으로 고객들을 초대하고 만족을 얻어낼 수 있는 소박하지만 아이템 하나하나가 보석같이 빛나는 옷을 만든다”고 밝혔다.

러브앤쇼는 2주 단위로 매장 전반에 톤앤매너와 컬러 변화, 상품 공급을 달리한다. 시시각각 바뀌는 날씨와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매장과 옷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풍성한 가드닝과 목가적인 무드의 노련한 연출은 한층 성숙하게 성장한 러브앤쇼의 실력을 보여준다. 올 추동 러브앤쇼는 전반의 업그레이드를 시도한다. 백화점 내 35개의 유통을 확보하면서 프리미엄 상품군을 늘려 확장성을 테스팅한다. 이는 퍼플라인으로 30%까지 늘려 존재가치를 더욱 높이겠다는 의지다.

다양한 구매 경험이 늘고 옷에 대한 지식이 많은 하이엔드 감성을 가진 고감각 여성들을 겨냥한 어포더블 여성복이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동시대적 감성어필이 최대 무기다.

■코벳블랑(COVETBLAN)

지친 일상에 ‘휴식·힐링’주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코벳블랑’은 ‘여행과 집’이라는 컨셉을 토대로 내추럴하고 이국적인 무드를 내세운 새로운 형식의 패션 &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2016년 하반기 “Travel Oh My Home”이라는 테마의 서울 파르나스몰 1호점 오픈으로 소비자들에게 코벳블랑만의 컨셉츄얼한 테마를 알렸다. 지친 일상에 감각지수 충만한 최근 여성들의 소구력 높은 상품과 공간을 제안한다.

급속한 유통 확대보다 경쟁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의 천편일률적인 편집형태에서 벗어나 확실한 컨셉과 브랜드만의 감성을 녹일 수 있는 개성 있는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코벳블랑 사업부 김세권 부장은 “내추럴하고 자유분방한 이미지를 모티브로 여행과 집에 대한 특별한 스토리텔링을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한정 수량으로 제작되는 희소성 높은 상품을 토대로 마니아층 형성에 주력한다”고 밝혔다.

코벳블랑은 패션에서 파생된 실용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즐기고 에이지리스를 컨셉으로 삶의 편안함과 행복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아지트 같은 특별함을 제안하는 브랜드다. 실용적이면서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의 상품과 신선한 바잉제품, PB 제품을 적절하게 운용해 새로운 컨텐츠에 목마른 유통과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킨다. 캔버스백, 로브스타일, 라운지웨어, 데님 아이템 등은 코벳블랑만의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데 기여하는 아이템이다.

김 부장은 “최근 높아진 온라인 구매와 실시간 셀프쇼핑이 보편화된 추세를 반영해 다양하고 폭넓은 구매층을 커버하기 보단 한 아이템에 집중하고 전문성을 가진 브랜드들의 출현이 활발하다”며 “코벳블랑은 전문성과 특별함을 동시에 가진 브랜드다. 상품과 어우러지는 명확한 컨셉을 제시하는, 공간이 주는 힐링과 충만감도 고객 발길을 잡는 필수적인 감성 요소다. 시즌리스하게 여행 용품이 팔리고 작은 사치를 중시하는 현 소비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벳블랑은 기존 유통과는 다른 방식인 상권 분석을 통한 고객 맞춤형 매장구현에 주목하고 있다. 경리단길은 ‘카페’를 테마로 젊은 고객들과 소통하는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광명 아비뉴프랑은 ‘neighborhoods’를 테마로 빈티지가구와 테이블, 냉장고 등을 배치하고 고객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할애해 또 다른 감성을 전한다.

■코데즈컴바인(codes combine)

힘을 뺀 접근성 높인 현실적 상품 구성 주효
‘코데즈컴바인’이 유통 내 신예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생산과 바잉을 병행한 유연한 상품 운용을 통해 시대 흐름에 맞는 브랜드로 변화를 도모한 것이 주효했다.

주요 유통 여성복 조닝 내에서 1억~1억7000만 원의 매출로 상위권을 석권하며 선방하고 있다. 코데즈컴바인은 무엇보다 소비자 관점에 포커싱했다. 무리한 세일을 지양하고 합리적인 가격대로 책정, 온라인 판매에 적극적이지 않아도 순수 오프라인 매출만으로 조닝 선두로 주목받고 있다. 동시대적인 감성의 상품과 본연의 오리진을 내세워 환경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해 고객의 지갑을 열게 했다는 분석이다.

상품 진두지휘부터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코데즈컴바인 사업부 홍창완 상무는 “요즘 잘 만드는 옷은 너무 많다. 아무리 잘 만들어도 소비자 접점에서 벗어난 브랜드는 존재 의미가 없다”며 “상품 본질을 중시하고 철저히 현실적으로 소비자들의 접근 가능성이 높은 아이템 기획으로 생존 방식을 택했다”라고 밝혔다.

코데즈컴바인은 여성들이 가장 입기 쉬운 옷을 만들자는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의상을 선보인다. 최근 소비자들의 소비행태에 공감할 수 있는 필수요소를 갖춘 옷이다. 과하지 않은 컬러와 실루엣, 실용적인 소재와 접근성 높은 가격대로 시즌 마감 시 판매율 80%를 가뿐하게 넘긴다. 기존 코데즈컴바인의 아이덴티티는 가져가되 고집스러움은 버렸다. 여성복 소비자에 대한 고찰과 본질에 접근, 판매 중심에 있는 노련한 브랜드로 거듭나는 것에 중점을 뒀다. 누구나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데일리웨어다.

지난해 초 법원 기업회생 절차 종결 후 빠르게 흑자 전환한 비결이다. 디테일이나 컬러를 강조하기보다 힘을 뺀 디자인과 착장 제안에 주안점을 뒀다. 올 하반기부터는 시그니처 상품을 적극 개발, 심볼을 모티브로 한 시리즈물들을 선보인다. 현재 34개의 유통을 확보했으며 유통 내 러브콜을 받고 있지만 전방위적인 확대는 지양한다.


홍 상무는 “오롯이 상품력으로 효율 최고 브랜드로 근력을 키워온 것이 주효했다. 안정적인 상품 공급과 온타임으로 구매 소구력 높은 노련한 아이템 구사로 여성복 조닝에서 꾸준한 매출을 입증했다. 철저히 매장 밖 소비자 관점에서 브랜드를 바라보는 시각을 키우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많이 만들어 창고에 재고를 쌓아두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는 시대”라고 밝혔다.

■에꼴(Ecole)

영 밸류 조닝 새로운 패러다임 이끌 상품력 초점
에꼴이 시장 지위력을 높이기 위한 브랜드 재건에 적극 나선다. 영 밸류 조닝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다. 기존 브랜드의 올드한 이미지를 벗고 온라인 세대까지 포괄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아이코닉한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함이다.

올 하반기 디자인실 조직력과 맨파워를 강화한 에꼴은 전반의 감도를 올리고 소재의 고급화가 키워드다. 가성비와 가심비 모두를 갖춘 상품력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오리진은 살리지만 포멀과 캐주얼, 세미 정장까지 유연하게 넘나드는 착장 구성이 포인트다. 유니크한 요소와 새로운 컨텐츠를 녹이고 현 소비자들에게 신선하지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상품기획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내년 S/S에는 한층 고급화된 스페셜 라인도 새롭게 선보인다.

에꼴 상품 기획실 관계자는 “소구력 높은 브랜드는 결국 고객과 긴밀하게 호흡하며 발 맞춰 가는 것이다. 시대가 원하는 상품을 구사하기 위해 브랜드를 대변하는 상징성 있는 시그니처 개발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꼴만의 새로운 셋업류, 요즘스러운 포멀라인, 스페셜한 잡화류 등 특화된 매장에 시범적으로 시도하는 아이템들의 반응을 긴밀하게 체크해 상품 기획에 실시간으로 반영한다. 옷의 본질에 집중한 기획과 유연한 스타일링이 돋보이는 아이템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추후 자사몰을 위한 익스클루시브 상품들도 다양하게 선보여 세대를 넘나드는 유연한 브랜드로의 육성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