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슈콤마보니’에 ‘공임인상·노동3권’ 보장 요구
성수동 40~50여 업체 중 3~4곳만 노사교섭 ‘제화노동자 권리찾기’ 전체 제화 업체로 확산
제화기술자의 공임 인상과 퇴직금 요구 시위가 성수동 지역의 세라블라썸코리아(이하 세라), 고세제화(이하 고세)에 이어 슈콤마보니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7월 26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제화지부(이하 민주노총 제화지부)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코오롱FnC의 슈콤마보니 협력업체인 로씨오 앞에서 1시간 가량 ‘제화노동자 권리찾기 1차 행동’ 집회를 가졌다.
집회에는 서울일반노조 조합원 100여명이 참여했다. 이날 민주노총 제화지부는 갑피와 저부 공임을 고세와 세라의 인상 가격 1400~1500원대 요구, 퇴직금 지급, 노동권3권 보장 교섭에 나와줄 것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슈콤마보니는 노동조합에 가입한 근로자를 탄압하고 공임비를 일방적으로 1000원 올리겠다는 얘기를 했다”며 “500여명의 제화노동자들이 모인 노동조합을 부정하고 일방적인 인상안을 제시한 코오롱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슈콤마보니는 “7월 24일 협력업체와 제화기술자간 공임인상을 협의했다”며 “갑작스런 시위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은 오는 14일 제화노동자권리찾기 2차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24일에는 성수지역 전체 사업장과 노사 집단교섭도 예정돼 있다.
올해 4월 낙성대 탠디 노동자들로부터 시작된 제화노동자 권리찾기 움직임은 5월을 기점으로 성수동으로 번졌다. 민주노총에 가입한 500여명 제화노동자들은 6월부터 3차례에 걸쳐 성수동 제화업체 측과 공임단가와 처우개선에 관한 단체 교섭을 했다. 민주노총 성수제화지부 기술자들이 소속된 회사는 40~50여 업체에 이른다. 지금까지 노사 교섭 응한 업체는 3~4개에 불과하다.
이중 세라와 고세는 7월 중순 노사간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세라는 민주노총 제화지부와 지난 7월 17일 단체협약을 통해 8월부터 갑피와 저부 공임을 각각 1400원 인상하고 제화기술자를 본사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세라의 성수동 본공장 제화기술자들에게는 이달부터 4대 보험과 퇴직금이 보장된다. 사실상 직접 고용 형태다. 6개월간 시범적으로 운영한 이후 다른 협력 공장까지 확대할 수 있는 롤모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소사장제로 운영되는 하청방식이 이같은 직접고용형태로 확산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세는 9월1일부터 1500원 공임비 인상과 퇴직금 보장 등에 합의했다.
세라 관계자는 “세라는 10여년 전 제화기술자들을 정규직원으로 채용하겠다는 제안을 한 적이 있는데 당시 대부분 제화기술자들이 원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규직으로 채용될 경우 본인이 부담해야 할 세금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세라 측은 “디자이너 1세대 브랜드로서 원청과 하청, 피혁, 부자재 업체 등과 상생해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을 느껴서 직접고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기만 민주노총 제화지부장은 “기업이 제화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소사장제 근로자를 정식 노동자로 인정한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기업과 제화기술자가 상생 협력해 제화업계가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제는 남아있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소득 문제, 정년을 넘긴 기술자 고용, 서로 다른 임금 체계 등을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