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지금 현장에서는…] 2019 패션업계, 길거리에 답이 있다
지난달 26일 글로벌 패션업계에 깜짝 놀랄 뉴스가 발표됐다. 콧대 높은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루이 비통(LOUIS VUITTON)’의 남성복 디자이너로 아프리카계 미국 이민자 1세대 출신이자 스트리트 감성 하이엔드 브랜드 오프-화이트(Off-White)의 버질 아블로가 발탁됐기 때문. 그의 발탁을 두고 전 세계 패션 피플들은 두 팔 벌려 환영했다.
지난 19일에는 ‘디올 옴므’의 수석 디자이너로 루이 비통의 전임자 킴 존스가 발탁됐다. 킴 존스는 자신의 강점인 스트리트 감성을 루이 비통의 헤리티지와 적절하게 혼합시켜 브랜드를 쇄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초 킴 존스 재임시절 루이 비통이 스트리트 브랜드 슈프림과 진행한 협업은 패션업계 콜라보레이션 역사를 새롭게 쓰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버버리’는 새로운 CCO(Chief Creative Officer,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로 지방시에서 활약했던 리카르도 티시를 발탁했다. 한 외신 기자는 “티시는 심폐소생술에 가까운 뛰어난 스트리트 감각으로 지방시의 인기를 되살려낸 일등공신”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독일 명품 여행가방 ‘리모와’는 슈프림과 협업 제품 출시를 예고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12일, 14일 각각 유럽 및 미국, 일본에서 발매될 예정인 이번 협업 제품은 지난 일주일 전부터 구매 대기 행렬을 만드는 등 200만원에 달하는 고가에도 높은 인기와 함께 조기 품절을 예고했다.
이외에도 베트멍으로 전 세계적인 스트리트 열풍을 이끈 디자이너 뎀나 바잘리아는 발렌시아가의 아티스틱 디렉터로 발탁돼 그 열풍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처럼 최근 몇 년 사이 주류로 급부상한 스트리트 패션을 적극 수용하는 글로벌 패션계의 변화는 올해 들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노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고 젊은층을 새로운 고객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생존 전략을 길거리에서 찾은 것이다. 변화의 흐름이 그 어느 시대보다 빠른 요즘, 시대적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기존 방식을 고수하다가는 하루아침에 브랜드가 사라질 수 있다. 정답은 멀리 있지 않다. 글로벌 패션업계는 길거리에서 생존전략을 세우고, 미래를 위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